[사설] 로스쿨 결원충원제도 시행령 폐지하고 대학 자율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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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스쿨 결원충원제도 시행령 폐지하고 대학 자율에 맡겨야
  • 법률저널
  • 승인 2022.11.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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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결원충원제도 연장을 놓고 로스쿨 측과 법조계가 또 한 번 맞섰다. 양측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법조계 선배들이 후배 로스쿨생과 로스쿨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권익을 침해하면서까지 자신들이 기득권을 위해 좀스럽게 시시콜콜 참견한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부는 지난달 법학전문대학원의 현행 결원충원제도의 유효기간을 2024학년도 입학전형까지 연장을 골자로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입법예고는 개별 법학전문대학원에 결원이 발생했을 때 결원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규정의 유효기간이 2022학년도로 종료됨에 따라 결원충원제도의 시행을 위하여 그 유효기간을 2024학년도 입학전형까지 연장하여 법학전문대학원 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로스쿨 결원충원제도는 ▲로스쿨 학벌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들이 상위권 로스쿨로 연쇄 이동함으로써 발생할 로스쿨 제도의 황폐화를 방지하고, ▲편입학에 따른 지방·소규모 로스쿨의 공동화에 따른 붕괴를 예방하고, ▲로스쿨 제도의 핵심인 특별전형, 지방인재 선발 제도의 안착을 돕고, ▲교육기관 운영의 불안정을 해소, 신규 입학생의 기회 확대 등 순기능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같은 법 시행령에 규정되어 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결원충원제도는 로스쿨의 안정적인 운영의 토대가 되는 재정의 손실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다. 로스쿨협의회에 따르면 결원 미충원 시 예상되는 전체 로스쿨의 연간 재정 손실액은 약 67억 원에 달해 개별 로스쿨로 보면 연간 평균 약 2억 7천만 원의 재정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 제도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결원충원제도를 꼭 유지할 필요성 있음에도 법조계가 이를 반대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것은 참으로 옹졸해 보인다. 지난 23일 변협과 서울변회는 감사원에 로스쿨 결원충원제도의 위법 부당성에 대한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변협은 “결원충원제도의 연장은 로스쿨의 정원제를 규정한 상위법의 입법 취지를 하위 시행령이 잠탈하는 것”이라며 “헌법이 정하고 있는 교육제도의 법정주의에 반할 뿐만 아니라, 로스쿨 체제의 혼란만 가중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법률이 보장하는 로스쿨 편입학제도의 사문화를 조장해 학생들의 편입학할 수 있는 권리 및 평등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변회 또한 “로스쿨 학생은 다른 로스쿨에 편입학할 수 있는 법률상 권리가 있음에도 모든 로스쿨이 위법하게 담합해 최초 학생선발이 시행된 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편입학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학생들의 편입할 수 있는 권리와 평등권을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결원충원제도 시행으로 입학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이 입학하게 돼 결국 변호사가 과다 배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결원보충제는 로스쿨 총입학정원 범위 이내에서 운영되고 있고, 결원이 발생하더라도 각 로스쿨 입학정원의 10% 범위 이내에서만 선발한다는 점에서 변협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결원충원이 모두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22학년도의 경우 총결원이 181명에 달했지만, 실제 충원은 142명에 불과했고 39명은 충원하지 못했다.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802명의 결원이 발생하였으나, 미충원 인원이 162명에 달했다. 매회 평균 33명꼴로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결원충원제도의 유효기간을 규정하고 있는 시행령 부칙은 대학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시행령을 개정하거나 유효기간을 규정하는 시행령 부칙을 삭제해 결원충원제도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는 완전히 철폐하는 방향이 옳다. 교육부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대학 경쟁력을 키우긴커녕 시시콜콜 간섭하며 대학 발전에 되레 장애가 돼선 안 된다. 교육부의 대학 정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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