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차 경찰 필기, 고난도에 “뽑기 시험이냐” 불만
상태바
올 2차 경찰 필기, 고난도에 “뽑기 시험이냐” 불만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2.08.22 17:51
  • 댓글 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목 개편 후 1차는 무난했는데...2차는 높아진 난도에 당혹
형사법‧경찰학, 지엽적‧예측불허 및 개수‧사례형에 ‘절레절레’
1차 합격선 (서울, 남) 197.5점...하락은 분명한데 어디까지?
필기 합격자, 오는 26일 오후 5기 시도지방청별 발표 예정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금년도 2차 경찰공무원 순경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지난 1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난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서울 명지중 등 전국 시도경찰청 단위에서 오전 10부터 11시 40분까지 100분간 필기시험이 일제히 실시된 결과, 응시생들은 한결같이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시험은 올해부터 시험과목이 사회, 수학, 과학 등 고교과목 등의 선택과목제가 폐지되고 경찰로서 필수적인 헌법, 형사법, 경찰학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 3월 26일 1차 채용시험에 이어 두 번째 실시됐다.

과목 개편에 따른 난도 상승이 예상됐지만 1차 필기시험은 세 과목 모두 비교적 무난하게 출제되면서 서울의 경우 남 197.5점, 여 210점에서 합격선(만점 250점)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번 2차 필기시험 응시자들은 높아진 난도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 속에 예상범위 밖의 출제에 원성을 쏟아냈다.
 

지난 20일 치러진 금년도 2차 경찰공무원 순경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지난 1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난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명지중고등학교에서 열린 2022년 2차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장에 응시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일 치러진 금년도 2차 경찰공무원 순경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지난 1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난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명지중고등학교에서 열린 2022년 2차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장에 응시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본지가 시험 직후부터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감난이도 설문조사 결과, 헌법은 중간 정도의 난도였다는 평가다. 그런데도 지문이 길고 일부 지엽적인 출제가 이뤄지면서 결코 무난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A응시생은 “평소 보지 못한 지문도 제법 있었던 데다 판례 또한 단순 위헌, 합헌이 아닌 판결요지를 꿰뚫어야 풀 수 있었다”면서 “여기에 더해 지문 또한 길고 기출을 벗어난 지엽적인 출제도 일부 있었다”고 응시소회를 전하며 다수 응시생의 반응을 대변했다.

이번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형사법과 경찰학이 대등세를 보였다. 다만 형사법에 좀 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향이 강했다.

지문이 길고 특히 박스(개수)형 문제가 너무 많아 홍역을 치렀다는 것이다. B응시생은 “지문 길이가 길고 박스형 문제들로 도배됐다”며 “시간 안에 풀 수 없는, 여기에 더해 기출에서 벗어나거나 출제 범위가 아닌 문제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년간 열심히 준비한 노력의 시간이 무용지물이 된 듯해 속상하다”며 아쉬움을 덧붙였다.

C응시생 또한 “개수문제도 너무 많고 지문도 길었으며 생각해야 하는 문제들도 너무 많았다”며 “40문제를 40분 내에 풀어야 할 시험인데 깊이 사고를 하다 보니 시간 부족 등으로 경찰학 과목에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D응시생은 “지문도 길고 사례유형도 있었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꼬고 꼬아서 범죄에 죄수까지 물어보는 경우는 이제껏 없었던 것 같다. 또한 이것을 개수형으로 출제를 했으니 꽤 난처했다”며 혼란스러운 심정을 전했다.

E응시생도 지문의 길이와 깊이 있는 난도였다고 평했다. 그는 “100분 안에 풀 수 있는 문제길이가 아니었다. 사례 위주의 긴 문제들이어서 시간 내에 풀 수 없었다”며 “또한 지엽적인 학설까지 나와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속내를 말했다.

F응시생은 “나름 모의고사에서, 최근 치른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에서도 고득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오늘 시험은 최악의 문제에 최악의 점수였다”며 “수험생들이 예측 가능한, 배운 범위 내에서 출제해야 하는 것이, 또 제 시간 내에 풀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일진대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출제자들을 향한 불만을 높였다.

경찰학은 학습 분량이 더욱 방대하고 평소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향이 짙은 과목임에도 한층 더한 어려움을 읍소했다. 지엽적이면서 예상 출제범위를 벗어나서다.

G응시생은 “처음 보는 지문들이 난무했다”며 “일반적인 수험서에는 나오지도 않는 실무 영역 문제가 많았고 행정법 분야도 경찰행정법이 아닌 일반 행정법이 나왔던 것 같다”며 출제에 대해 속상해했다.

H응시생은 “너무 지엽적이고 범위 또한 벗어난 문제들이 나왔는데 누가 잘 찍느냐 시험이었던 것 같다”며 “아울러 충분히 적응되지 못한 사례형들 때문에 시간 또한 너무 부족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겨우 과락을 면했다는 I응시생은 “형사법에서 시간을 다 소진한 터에 시간도 촉박했고 지문도 길고 국가배상법 한 문제로도 시험지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지문도 길었다”면서 “수험교재에는 없는 실무 문제가 무려 3개나 나와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 치른 경간부보다 더 어려웠다. 애초에 시험 출제하겠다던 경찰청 비율과는 전혀 상반되는 문제에, 징계위 의결 계산 등과 같은 완전 처음 접하는 형태의 출제까지, 해도 해도 너무 심한 출제들이었다”고 꼬집었다.

J응시생 또한 “그 누구도 예상, 예측하지 못한 시험 범위와 유형들이었다. 보지 못한 지문들도 많았고 특히 행정법 판례들은 더욱 심했다”며 “수험생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출제였다”고 비판했다.

이번 시험에 대한 전체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출제기관을 꼬집는 볼멘소리들이 많았다.

응시생 a는 “출제위원들이 마치 자신들의 지식 자랑하는 듯 출제했다. 문제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9급 순경시험이 경찰간부, 법원행시보다 더 어려우면 이상한 것 아닌가”라며 “운에 맡길 게 아니라 실력대로 뽑는 시험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응시생 b 역시 “출제자 본인의 지식 자랑은 논문이나 강단에서나 해야 할 것”이라며 “수험생 응시집단의 수준을 고려해서 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시생 c는 “변별력이 있게 하기 위한 것일지는 몰라도, 그럼에도 이런 식의 무자비한 개수형과 사례형으로 출제하면, 평소 열심히 했던 중요 부분은 모두 피해 가는 꼴”이라며 “우린 몹시 어려움 시험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9급 경찰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수험생”이라고 했다.

응시생 d 또한 “어렵게 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번엔 난이도 측정을 아주 잘 못 한듯하다. 손도 못 대는 문제가 많았다. 학원 강의와도 전혀 연결되지도 않았고 기출을 돌린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들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도대체 순경 시험을 치는 사람들에게 무슨 실무를 원하길래 이런 문제들을 낸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결국 요행이 작용하고, 실력자들이 내년 1차에 다시 도전하고 그러면 또 경쟁률이 치솟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응시생 f는 “이처럼 개수형과 사례형을 늘려 난도를 올릴 것이라면 제발 시험시간이라도 늘려 달라”며 “무슨 무당 뽑기 시험 같다.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명시한 범위에서 출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의 수위를 높였다.

경찰을 꿈꾸는 수험생들이 공부해서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을 내 달하는 것이 일치된 주장들이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이 적어 통계로서의 의미가 적어, 과목별 가채점과 전체 총점 집계 결과는 생략하기로 한다.

한편 남자 1,336명, 여자 386명, 101단 65명을 선발하는 순경 공채 2차 채용시험에는 각 23,938명(경쟁률 17.9대 1), 13,031명(33.8대 1), 1,032명(15.8대 1)이 지원해 높은 실력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경찰행정학과 출신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경쟁채용 필기시험도 함께 치러졌으며 150명 선발예정에 484명이 지원, 3.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필기시험 합격자는 오는 26일 오후 5시경 시도지방청별로 발표될 예정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2-08-22 21:00:55
변별력있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댓글 다신분들 변별력 있어야죠 그 변별력으로 합격불합격 가르는거 맞아요.열심히 한 사람을 뽑고 부족한 사람을 가르기위해 변별력이 필요한건데 책에도 없는 내용 관련 없는 내용을 몇십개씩 낸걸 변별력이라 할수있나여?그리고 9급 시험을 사시 행시처럼 냈다는게 문제죠^^본질을 모르시면 댓글 다시지마세요. 경찰간부라는 7급 시험보다 비교할수없을만큼 난해하고 범위가 아닌 부분에서 ,경찰내 더 높은 직급 승진시험들 보다도 더 혀를 차는 수준으로 냈습니다. 9급 시험을 왜 5급 시험으로 내냐고…모든 강사들도 욕하는 마당인데 경찰에 경도 모르는 분들은 그냥 가만히나 계시길,,,

2022-08-22 20:42:01
공부해도 풀 수 있는게 반도 안 됐던 시험

김명은 2022-08-22 18:59:16
똥찰청 고집과 출제위원 고집의 콜라보...

레이 2022-08-23 01:53:22
한번만 읽고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찰 공부한지 2달된 학생입니다. 이번 시험을 치루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별력이 있어야지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다시 한번 강조드리면 이번 시험은 변별력을 판단 할 수 없는 시험이었습니다. 노량진 학원가의 모든 기본서에 나오지 않은 범위가 출제되었습니다. 그런 내용이 한 두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노량진에 와보셨나요 하루도 안쉬고 하고싶은거 참아가며 10시간 이상 앉아서 밤에는 울면서 공부하는 공시생들이 돈 많이 벌어보겠다고 하는거 아닙니다. 그저 사람답게 살려고, 적당히 벌고 경찰 힘든걸 알면서도 어릴 적부터 꿈이 경찰이어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노력을 짖밟아버리는 시험이었고 그런 노력들을 댓글 다시는 분들도 한번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쯧쯧 2022-08-22 19:16:56
그날 누가 잘찍나 시험 이게 공정한거냐?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