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5) / 7월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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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5) / 7월의 크리스마스
  • 정명재
  • 승인 2022.06.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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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수험생에게 계절은 시험이 가까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해마다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이지만 인간의 망각으로 인해 늘 새롭게 다가오는 게 계절의 새로움과 신선함이다. 6월이 지난다. 가뭄에 단비라고 장맛비가 반갑다. 비가 오는 계절이면 창밖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무심히 보는 걸 즐긴다. 그리고 한 해의 딱 절반을 지났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올해도 자신의 차례가 되지 않아 다시 내년을 기약할 상황이라면 실망과 자책은 조금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공무원 시험이 상반기 9급, 하반기 7급으로 단순하게 시점을 나눌 수 있는데, 대체로 수험생들은 상반기 시험에서 한 해 수확을 결정짓는 경우가 흔하다. 1년이란 시간을 장기적으로 보고 차분하게 공부하는 경우라면 불의의 불합격을 염두에 두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자세로 임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올해 9급 시험에서 불합격을 했다는 가정 아래 다음 계획을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6월에 시험이 끝났고 다음 시험이 10월인 것을 감안하면 시간적 여유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적잖은 기회는 남아 있는 것이다. 사실, 수험생에게 있어 무더운 여름은 힘겨운 시간이겠지만 내년을 준비하기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 언제냐 물으면 바로 지금, 이 여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략을 세우고 큰 그림을 그려 하나씩 시작하는 시간이 바로 여름이어야 한다.

하지만 수험생들의 실상은 계획과 실천이 공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가장 안타까운 예(例)로 보통의 수험생들은 실망을 추모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 물론 불합격이란 상황이 주는 타격감이 적지 않은 걸 안다. 어려서부터 경쟁에 몰려 학교 교육을 받는 우리 사회, 합격과 불합격의 두 단어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왔는지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지 않은가? 늘 1등을 강요하고 우러르며, 2등은 상대적으로 그 존재감이 약하다. 합격하였는지가 중요할 뿐 과정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게 된다. 합격이 주는 선물이 가족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얼마나 클지를 알기에 모두가 최선을 다해 준비한 시험이란 걸 안다. 슬퍼도 슬프지 않은 척,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고통스러워도 괜찮은 척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공감(共感)이란 게 그 감정을 알아줄 수 있는 환경에서나 통용되는 것이기에 마땅히 힘든 감정을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수험생은 늘 불안한 존재이며 약자의 대명사(代名詞)로 일컫는다. 어떤 시험을 준비하건 말이다.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쥐구멍을 찾으려 하지 마라.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다음에는 이러한 상황을 재현하지 않으려는 필사의 노력을 하면 된다. 불합격이 주는 상처 때문에 앓아누워 신음할 나이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약한 존재로 살아가려고 이 땅에 오진 않았다. 내가 부모님에게 보고 배운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 보자. 많이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많지 않았지만 그분들은 필사적으로 삶을 살아오셨다. 자식에게 전할 재산은 많지 않을지언정, 게으르고 낙담하는 인생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오직 자식 입에 좋은 거, 만난 거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던 인생이었음을 우린 알고 있다. 그 방법이 비록 세련되지는 못했을지언정 우리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항상 같았다. ‘길이 없으면 찾고, 찾아도 없으면 네가 그 길을 만들어라. 나는 언제나 널 응원하고 있음을’.

6월이 지나면 분주히 12월을 향해 시간은 갈 것이다. 올해를 조금 특별한 해로 만들고 싶다면, 내년을 행운의 해로 만들고 싶다면 6개월 후 나의 실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것인지를 계획하자. 필기 합격자들은 면접 준비에 마음이 분주하지만, 불합격을 마주한 수험생들은 세월을 무심히 흘려보내고 있다. 이제 차분히 마음의 앙금을 추스르고 다음을 준비할 시기이다.

기회는 늘 우리 곁에 있었고 우리에게 손짓하며 다가오라고 했지만, 정작 기회 없음을 탓하고 불만과 오만을 쌓는 건 우리 자신이 아니었는지를 돌아볼 시간이다. 시험을 위한 공부법을 연구한 지 8년이다. 긴 시간, 탐구하고 찾은 건 합격을 위한 공부법이다. 생각해 보면, 막무가내로 시작한 순간이었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고 실수투성이인 시간이었지만 배운 것이 하나 있다. 공부를 잘하는 걸 배우기 전에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는 걸 지금은 안다.

마음이 먼저이고, 다음이 공부기술이다. 생각이 먼저이고, 공부하는 시간이 다음이다. 실패가 먼저이고, 성공이 다음이다. 배고픔이 먼저이고, 배부름이 다음이다.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시기가 먼저 오고 나중에 오냐의 문제일 뿐. 나는 최근에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 9관왕을 하겠노라고 결심한 것이 2015년이었고 6년이 지나 그 약속을 지켰다. 공무원 시험의 달인(達人)이 되고 싶은 포부도 잠시 있었지만, 이것도 괜한 바람일 뿐이란 걸 얼마지 않아 깨칠 수 있었다. 누군가는 무모한 도전이란 충고를 건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기에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이젠 없다. 길이 없으면 찾고 찾아도 없으면 그 길을 네가 만들어라. 난 오직 이 하나의 명언(名言)을 따랐을 뿐이다.
 

자격증의 세계는 생각보다 무궁무진했다. 평소 관심이 없었던 탓이 클 것이다. 지금이라도 관심이 생겼고 완주의 본능이 발동했으니 너무 늦은 건 아니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고 공무원 수험서를 연구하는 일을 소홀히 하진 않을 것이다. 많은 시간, 밤을 지새우며 얻은 지식이었고 적잖은 기간 동안 도전하며 얻은 경험이었기에 공무원 시험에 대한 통찰은 내게 매우 각별한 것이다. 시험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고 우리가 누군지를 알게 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보지 않은 길, 그 도전을 즐길 줄 알기 바란다. 처음부터 쉬운 건 하나도 없다. 만일 쉽게 왔다면 쉽게 갈 것이기에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더라도 불만을 쌓아두진 말자.

7월이면 하반기가 시작된다. 나 역시 한 해의 절반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반성의 시간과 더불어 그동안 깨친 지혜를 모아 하나, 둘 정리해 본다. 잘한 것과 잘못한 일들을 적어본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헤아려보니, 가슴이 서늘해진다.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려면 무더운 여름을 잘 보내야 한다. 계획을 세워 하나씩 실천하는 꿈을 세워보자. 12월의 크리스마스에 기분 좋은 한 해를 추억하기 위해서.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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