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1) / 기출문제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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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1) / 기출문제의 중요성
  • 정명재
  • 승인 2021.08.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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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수험생들 중에서 공부 방법을 몰라 내게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문제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이 아니다. 응시하는 시험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출제될 문제의 유형과 주요 Topic을 알 수 있다. 수험서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를 반영했다는 모의고사보다는 먼저 기출문제 원문을 수록하고 해설한 교재가 있다면 이를 먼저 구입해 공부를 하자.
 

기출문제를 볼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단순히 문제를 풀고 점수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기출문제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문제를 살피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용어들을 익혀 출제자가 이 문제를 통해 묻고자 하는 핵심을 찾고 변형 출제되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문제와 정답을 외우기에 급급한 경우를 본다. 기출문제가 반복 출제되는 과목도 있지만 응용되어 출제되는 시험이라면 단순한 정답 암기법은 지양(止揚)해야 한다.

나의 경우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 이러한 기출문제를 가장 근본으로 삼는다. 특별히 해설이 없어도 된다. 기출문제에 대한 풀이가 부족하다면 직접 인터넷을 찾거나 법령 등을 뒤져 왜 이러한 정답이 도출되었는지를 구하라.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진도가 늦게 나갈지도 모르지만 어렵게 구한 정답이나 해설은 아주 오래 기억나는 법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많은 과목을 가르치는 나에게 모든 과목의 어려운 부분을 모두 기억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 기억의 망각곡선처럼 나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정확도나 이해도가 떨어져 다시 한참을 들여다봐야 한다. 하지만 오래 전 풀었던 아주 어려운 문제여도 때로는 한 시간 많게는 대여섯 시간을 투자한 적 있던 문제였기에 이내 기억이 나고 풀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지만, 어렵고 힘들게 고민하면서 풀이한 이러한 문제는 뿌리부터 이파리까지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바로,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보다는 조금의 여유를 평생의 여유처럼 생각하며 게으름과 나태(懶怠)와 친해지며 지내는 경우를 본다.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다. 인생의 시간도, 시험의 시간도 매양 같다. 늘 젊을 것 같던 청춘도 잠시의 시간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면 지금 공부하며 자신에게 투자하는 이 시간도 곧 지날 것임을 믿자. 그렇지만 결과를 위한 과정이 무시된 채 결과만 바라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영원히 결과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젠가 합격할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그 날에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라. 노력하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고 있지 않아도 그대의 눈빛에 흐르는 자신감과 시험장에서 거침없이 문제를 풀고 있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지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공부법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즐겨 활용하는 방법은 ‘스토리텔링 기법’과 ‘글자 암기법’이다. 실제 시험장에 가 보면 안다. 시험지에는 글씨만 빼곡하게 있지 정답과 풀이는 없다. 수험생이 직접 문제를 읽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정답을 찾아야 한다. 어디에서 본 듯한 문제이고, 어디에서 본 듯한 용어란 것을 아는 경우가 있지만 기억이 선명하지 않고 정확한 암기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저 그림의 떡일 뿐 나를 위한 시험문제는 아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해 보면 딱 떨어지게 암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론문제라면 이론에서 주장하는 학자와 그의 주장을 단순히 암기하면 된다. 스키너(Skinner)의 강화이론을 고전적 조건화라 부르는지 조작적 조건화라 부르는지를 묻는다. 스키너는 조작적 조건화, 파블로프는 고전적 조건화라 부른다. 한편,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에서 강화방법에는 정적강화, 부적강화, 소거, 처벌로 구분한다. 강화(reinforcement)에 대한 용어 정리를 해야 하고 조작적 조건화에서 다루는 강화 방법 네 가지를 구분하여 정의할 수 있어야 공부가 끝난 것이다. 만일 이러한 Topic에 대해서 자세하고 세밀한 공부가 끝난 후에는 단순한 암기법을 따서 한 문장 내지는 하나의 도표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길게 늘여서 공부하지 말고 한 마디로 요약을 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암기법은 많은 분량의 암기를 해야 할 때 효과적이다. 인간이 가장 암기를 잘 할 수 있는 숫자는 7개이다. 밀러의 매직넘버는 7개 전후(5~9)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인 밀러(Miller)는 1956년 발표한 논문에서 기억의 단위가 단순한 개별 아이템의 개수가 아닌 의미로 묶어지는 하나의 덩어리(chunks)임을 알아냈다. 일련의 정보를 알려주고 즉시 기억해낼 수 있는 최대 개수가 대략 7개 정도임을 알아낸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것은 내가 아는 경험을 바탕으로 암기하되 너무 길게 두문자나 암기법을 따지 말고, 덩어리 형태로 묶어서 암기하면 좋다.
 

예를 들어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대상 중 제조업 종류 13가지를 암기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무턱대고 암기하면 어렵다. 하지만 두문자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암기하면 10초 만에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제조업 13가지는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 목재 제품 제조업,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식료품 제조업, 금속제품 제조업,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 가구 제조업,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1차 금속제품 제조업, 반도체 제조업, 전자제품 제조업,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기타 제품 제조업이다. 이 많은 걸 암기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스토리텔링으로 해결해 본다. 유해위험에서 “고모(목)자식/1차반전자/금비가화/기타기제/” 이렇게 암기를 하였다. 스토리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고모에게는 자식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금비”다. 어렸을 때는 고모의 기대가 컸지만 매일 기타만 치면서 놀고 있으니 고모가 한 마디 한다. “내 자식 금비는 이름을 금비 즉 gold rain이라 기대했는데 기타만 치고 있으니 1차 반전자야!” 이렇게 스토리를 구성한 후 다시 암기법을 쳐다보자.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작성 제출 대상 13가지 제조업은 “고모(목)자식/1차반전자/금비가화/기타기제/” 이렇게 하여 13가지 제조업 종류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하나의 기술을 연마하는 단순한 반복 작업일 수 있다. 시험공부에 특화된 이들이 있다면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암기법을 활용할 줄 아는 수험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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