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31) / 봄,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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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31) / 봄, 무엇을 할 것인가?
  • 정명재
  • 승인 2021.03.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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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3월의 날씨는 변덕이 심하다. 꽃샘추위라고 할 만큼 일교차가 크다. 동네 놀이터 한구석에는 어김없이 새하얀 목련이 눈부시게 피었다. 긴 겨울을 잘 이겨내고 탐스러운 자태를 드러내는 나무 앞에서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된다. 자연의 섭리에 맞춰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이는 시간의 법칙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수험생은 시험에 미쳐 살아간다. 사업가는 비니지스에 몰입하며 인생의 전부를 바친다. 스포츠 선수는 경기마다 최고의 기량을 위해 쉼 없이 운동을 한다. 농부는 시간의 법칙에 따라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며 수확을 기다린다.
 

수험생은 합격을 위해 존재하는 이름이다. 아직은 준비 중이란 뜻을 내포하며 합격을 한 다음에는 그에 걸맞은 명함과 직함이 주어지는 예비 사회인인 셈이다. 연중 시험을 살펴보면 그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수험생들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공무원 시험에도 그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일반행정직, 기술직으로 크게 구별되지만, 그 안에서도 시험과목이 다른 다양한 직류가 있다. 특히 기술직렬의 경우 건축직, 토목직, 전기직, 기계직, 시설관리직, 방재안전직, 도시계획직, 임업직, 환경직, 조경직, 수산직, 운전직 등이 있다.

자격증의 세계 역시 만만치 않게 종류가 많음을 알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부터 시작하여 법무사, 공인노무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회계사, 행정사, 가맹거래사, 산업안전지도사, 산업보건지도사,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 기업재난관리사, 손해사정인, 보험계리사 등 각종 자격증 시험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이에 대한 자신의 적성이나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다. 각종 정보들이 인터넷에 넘쳐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를 잘 활용하는 경우보다는 정보의 홍수로 치부하며 가볍게 넘기는 일이 더 많다. 하지만 살면서 누군가를 보았고, 누군가에게 자세한 정보를 얻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지곤 한다. 그에게 앞으로의 전망을 묻기도 하고, 경제적 수입이 어떤지를 궁금해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란 이야기를 듣는 경우 시험에 대한 도전정신이 불타오르기도 한다.

수험연구에 오랜 시간을 몰입하였고, 각종 수험서를 집필하며 직접 시험에 도전해 본 필자는 합격 이후의 생활보다는 합격에 이르는 과정을 탐구하고 그 길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많은 이들을 합격으로 인도하였지만 합격 후, 연락이 닿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럼에도 가끔씩 들려오는 이야기는 밝지만은 않았다. 원하던 공직에 입문하였고, 원하던 직급에 합격하였지만 휴직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힘들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모든 걱정이 없어질 것 같았던 그들의 수험생활을 함께 하였기에 그 이후에는 해피엔딩으로만 남을 줄 알았다. 수험생은 공부를 하는 동안 두 가지 경험을 한다.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처럼 때론 위태롭지만 모험적이다. 수험시간이 길수록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의 갈등은 심화된다. 금방 끝날 것 같던 레이스(race)가 끝없는 도전으로 이어지면 불합격의 경험이 많아진다. 이와 함께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아지는데 심리적 안정감마저 잃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리고 옆에서는 短期에 그것도 너무나 짧은 시간에 합격을 하고 나가는 수험생을 물끄러미 바라보게 된다.

시험에 도전하는 일은 무턱대고 시작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환경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반드시 단기에 이루겠다는 목표의식과 절박함이 따라야 한다. 시험 도전에 있어 합격까지 이르는 데 필요한 시간은 절대적이진 않지만, 비교적 빠른 합격을 지향해야 한다. 시험공부를 오래 한다고 하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확실한 합격에 이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 상당수는 이미 지쳐있고, 미래에 대한 확신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인 경우가 많았다. 도전과 실패 뒤에 이를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는 항상 충만한 것은 아니다. 회복탄력성(resillence)은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힘을 말하는 데 실패를 다수 경험한 이들은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과거에는 부정적이지 않던 사람도 실패로 인하여 생각이 바뀌고 태도가 바뀌게 된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목표를 바라보고 자기방어를 먼저 하게 되면서 긍정의 힘을 누르고 부정적인 결과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격증에 대한 열망은 강하다. 각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불합격을 경험하게 된다. 불합격을 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고 예상되는 실패라고 생각하며 너무 좌절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깨치는 교훈과 다음에는 어떤 행동과 대응책으로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힘이다. 늘 부족한 시간이 갑자기 여유 있게 바뀌지 않는다면, 주변의 상황이 갑자기 나아질 리 없는 경우라면, 나의 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면 결국 주변의 상황에서 문제점을 찾기보다는 내 안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주변을 바꾸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나를 바꾸는 것에 집중해 보자. 나의 하루 시간에 허투루 낭비하는 시간은 없는지, 나의 공부방법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계획에 부족한 빈틈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신체에 부족한 영양소는 비타민 보충제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생각의 빈틈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무심히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대한민국에는 각종 시험이 많다.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험을 통해 자격증이 주어지고, 전문가라는 칭호를 듣는다. 합격을 하면 나의 책상이 주어지고 공무원으로서 일을 하며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자격증을 알고, 공무원 시험제도를 알아서 도전한 이들이 있었던 게 아니라, 우연히 어느 날 문득, 생각을 굳히고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가볍게 시작한 일과 공부가 직업처럼 바뀌는 것은 몰입하고 빠져드는 시험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험공부를 시작해 대략 6개월이 지나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조금만 더 가면 합격이 보이고, 조금만 더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좋다, 조금만 더 해보자. 그래, 한 번만 더 해보자. 이러한 정신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험공부를 시작해 3년이 지나면 도전정신이 아닌, 의무감으로 공부하거나 지난 시간과 돈이 아까워 회수 불가능한 매몰비용(sunk cost)에 집착하는 일이 흔하다. 합격생과 수험생은 종이 하나의 차이지만 이 작은 차이를 가져오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살피고 생각할 시간이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잘 가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살펴 물을 때 성실한 자세와 끈기 그리고 도전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내 안에 정답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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