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조선 순조 9년(1809) 시절과 비슷한 제10회 변호사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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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조선 순조 9년(1809) 시절과 비슷한 제10회 변호사시험
  • 법률저널
  • 승인 2021.01.13 17: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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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생

試官擧子處心同 시관과 거자가 심보가 같아

徇欲忘公作弊風 공도 잊고 사욕 따라 부정을 저지르네

廳傔庭軍皆耳目 겸종이며 군졸들은 정보통이고

字標刀擦捴關通 글자 표시 칼자국은 연통한 것일세

句頭錄納仍傳札 첫 구절 베껴 들이고 서찰로 알려주고

塲外書呈或換封 밖에서 지어 들이거나 비봉을 바꾸네

代入預題多巧詐 대리시험 시제 유출, 속임수가 많은데

誰將此語徹宸聦 이런 사정을 누가 성상께 아뢸까

위 시는 윤기가 69세 되던 해인 순조 9년(1809)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과장의 농간을 읊은 시이다.

(출처 : 이규필, 18,9세기 과거제 문란과 부정 행위 — 『무명자집』의 사례를 중심으로 —, 한문고전연구 제27권 제1호, 한국한문고전학회, 2013, 198면.)

위 시가 제10회 변호사시험과 잘 맞는 느낌이 들어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1. 시 1, 2구

법무부가 11일 "모 로스쿨 교수는 2019년도에 법무부에 문제은행을 출제했는데, 이후 해당 교수가 2020년도 2학기 자신의 강의시간에 위 문제은행을 변형한 자료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힌 공법 기록형 사건이 떠오른다. 커뮤니티에 최초로 자료를 올렸거나, 그에 도움을 주신 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2. 시 3, 4구

법전 밑줄 사건이 떠오른다. 이와 관련하여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험 관리감독관들이 5~6일 이틀간 법전 밑줄 허용 여부를 수험생들에게 고사실별로 다르게 안내했고, 법무부는 7일에서야 수험생 모두에게 ‘법전 밑줄 가능’이라는 통일된 공지를 했다. 또한 법전에 밑줄을 치는 행위는 사례형, 기록형에서 다른 응시생들에 비해 명백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행위이고, 결국 법무부가 응시생들에게 부정행위를 저지를 것을 허용하고 부추긴 것으로 시험의 공정성을 저해한 것이다. 그리고 법무부는 이번 시험 내내 법전 동그라미, 별표 등을 치는 행위를 금지했는데, 시험관리관들에게는 은폐 지시를 내려 그 직무를 유기했다.”

법과대학이나 로스쿨의 중간 및 기말고사는 법전 밑줄을 막기 위해 법조문을 별도 인쇄하여 배포하거나 행정실에서 구입해 둔 법전을 사용한다. 이번 법전 밑줄 사건은 코로나로 인하여 본인 책상에 법전을 계속 두고 사용하게 되어 발생한 것이다. 법전을 섞어 사용하던 때에는 다른 사용자들을 위해 밑줄을 금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다른 사용자가 없는 선택과목 법전에는 왜 밑줄을 금지해 왔을까? 문자로 7일에 전송된 밑줄가능 공지는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삭제되었으므로 제11회 변호사시험에 법전을 섞어 사용하게 된다면 밑줄은 10회에만 가능했던 해프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코로나가 지속되어 법전을 개인만 사용하게 된다면, 학원가에서 시험장용 법전 밑줄 자료를 제작해주기를 바란다.

3. 시 5, 7구

법무부는 공법 기록형 사건과 관련하여, 변호사시험 문제 출제시 전국 25개 모든 로스쿨의 중간·기말고사 문제를 제출받아 중복 여부를 확인했지만, 모 로스쿨의 강의자료는 수업시간에 사용된 자료이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문제를 알려주어 변호사시험 문제 출제시 중복 여부를 피해가는 속임수를 사용한 것이므로 공법 기록형 사건이 떠오른다.

4. 시 6구

이화여대 고사장에서는 5일 시험 종료 2분 전 한 응시생의 휴대폰 알람이 울렸는데, 감독관이 이를 시험 종료 부저로 착각해 OMR 답안지를 걷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학생 일부(4~5명)가 감독관으로부터 OMR 카드를 다시 받아 마킹을 할 수 있었다”며 “감독관은 시험지엔 기재했으나 OMR 카드에만 기재하지 못한 문제인지 등을 확인해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진상파악을 하는 동안 감독관과 학생들은 해당 고사장 안에서 시험 종료 후 20분가량 갇혀 있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은 어수선한 틈을 타 시험이 아직 종료되지 않은 공법 책을 꺼내 읽기도 했으며, 근처 수험생들과 정답이 몇 번인지 확인하는 대화를 한 이들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사건이 떠오른다.

5. 시 8구

이런 사정을 누가 대통령께 아뢸까?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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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ㅎ 2021-01-14 05:06:23
폼잡지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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