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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신장웨이우얼(신장위구르)의 정치적 탄압 : 지정학과 민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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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신장웨이우얼(신장위구르)의 정치적 탄압 : 지정학과 민족주의
  • 신희섭
  • 승인 2020.10.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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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2020년 9월 22일 미국 하원은 ‘위구르 강제 노역방지법’을 406표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고작 3표였다. 수치가 심각성을 말해준다. 법의 내용은 이렇다.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생산 또는 제조된 상품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강제노역 때문에 만들어졌다. 고로 이 상품의 미국수입을 금지한다. 만약 이 지역 상품을 수입하려면, 이 상품이 강제노역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증명(관세국경보호청(CBP)에서)을 받아와라.

며칠 전인 2020년 9월 16일, 미국 의회는 월트 디즈니에 공식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올해 개봉한 영화 『뮬란』을 신장웨이우얼 지역에서 촬영한 디즈니사에 다음과 같은 공격적인 질문을 퍼부었다. 촬영 전에 중국 정부가 위구르인 들을 강제캠프에 가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신장지역 촬영으로 중국을 홍보하여 중국 시장에 대한 이권을 보장받았는가?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투루판시공안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위원회 선전부’로부터 어떤 특혜를 받았는가?

그렇다. 신장웨이우얼 지역에 문제가 심각하다.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 사는 위구르족(동투르크족계열)에게 정치적 탄압이 가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신장웨이우얼자치구 당서기로 천취안거(陳全國)를 임명하였다, 바로 직전에 티베트를 진압하고 온 그는 이어 이슬람교도인 위구르인에게 가혹한 정치 탄압을 시작했다. 수용소가 만들어진 2017년 이후 인권단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강제수용소(중국 공식 입장은 교육캠프)를 380개 이상 만들었고, 100만 명 이상의 위구르 인(지역 전체 인구 1,000만 명)들을 테러와 연관된다는 이유로 재판도 없이 감금하고 있다. 전언에 따르면 이들이 이슬람교도들임에도 강제로 술과 돼지고기를 먹게 하고, 중국어 교육을 하고, 심지어 고문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여성들은 낙태나 불임수술을 받는다. 더 안타까운 것은 부모가 수용소로 끌려간 아이들은 따로 마련된 캠프에서 중국동화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는 장기 적출설까지 나돌 정도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네이멍구(내몽골)나 티베트족처럼 중국 내 다른 지역과 소수민족도 탄압을 받는다. 하지만 신장지역처럼 수용소 같은 강제 캠프로 관리하지는 않는다. 이 글은 중국의 행동이 소련의 굴라크. 독일의 강제수용소,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잇는 인류의 수치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인권 이슈에 대해 우리는 왜 미국처럼 할 말을 못 하는지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비난과 비판에 앞서 21세기 대명천지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유독 신장웨이우얼이 중국에 의해 가혹한 탄압을 받는 것은 크게 두 가지를 통해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지정학’이고 둘째는 ‘민족주의’다.

먼저 지정학 차원에서 신장웨이우얼 지역은 3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이 지역은 공세와 방어를 위한 완충지이자 교두보이다. 신장웨이우얼 지역은 중국의 북서쪽에 있으며 중국영토 전체에서 17%의 면적을 차지한다. 신장지역 아래 티베트가 중국영토의 12% 정도 되니 두 지역만 합쳐도 거의 중국영토의 30%가 된다. 또한,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과거 실크로드였던 이 지역은 중국이 중앙아시아로 가지 위한 길목이다. 반면 다른 국가들이 중국을 침략하려면 통과해야 하는 필수 회랑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공세적으로 현재 중국이 ‘일대(一帶: One belt) 정책을 추진해가는 교두보이다.

둘째, 에너지가 부족한 중국에 이 지역은 사활적 에너지 공급망이다. 신장웨이우얼은 중국 서부 에너지 정책의 요충지다. 카스피해에서 오는 송유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오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로 직접 연결하려는 송유관, 현재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이란과 논의 중인 송유관이 모두 신장웨이우얼 지역으로 집결한다. 러시아에서 오는 동북쪽 가스관을 제외하면 중국의 파이프라인은 모두 이곳에 있다.

셋째, 지역 자체에 자원이 많다. 이 지역은 석유(중국 총매장량의 30%), 천연가스(34%), 석탄(40%), 면화(86%)와 같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알짜배기 땅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몇 왕조(한, 당, 청 왕조)에서만 지배했을 뿐이지만, 지정학적 조건으로 볼 때 이 지역에 대해 중국이 독립을 인정할 리 없다. 그래서 중국은 이 지역주민에 대해서는 탄압정책을 쓰는 한편 한족에게 특혜를 주는 한족 유입정책으로 지역 내 인구 구성을 조작해 왔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에 병합되던 당시 한족은 6%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40%가 넘는다.

지정학적으로만 중요하다면, 이 지역에 대해 자치권을 강화하고 포용하는 방식의 정책도 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응방식은 반대다. 그 이유는 중국이 비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교리로 민족주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민족주의는 ‘계급(class)’과 ‘계층(stratum)’을 ’민족(nation)‘의 이름으로 무시해버린다. 차이는 사라지고 ‘혈족’과 ‘언어’와 ‘역사’만 남는다.

그런데 중국의 민족주의는 특이하다. 우선 사회주의의 세계동포주의를 포기하고 스탈린식 일국 주의 전략을 택한 것이다. 다른 국가들이 사회주의가 되건 말건 중요치 않고 중국만 잘되면 그만이다. 또한, 공동체 의식을 끌어내기 위해 ‘중화 민족주의(한족 중심 민족주의)’는 ‘치욕의 100년’과 같은 담론으로 ‘서양=제국’을 주적으로 삼는다. 게다가 ‘중화 민족주의(한족 중심 민족주의)’는 중국 인구의 8.5%인 1억 3천만(2010년 기준) 명이 넘는 55개의 소수종족을 ‘외부자(outsider)’로 만든다. 노동경제학의 ‘내부자/외부자 모델’에서 ‘내부자(insider)’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부자(outsider)’의 추가 고용을 막는 것처럼, 주류 민족은 비주류민족의 혜택 위에서 군림한다. 그리고 이런 권력감과 소속감은 시진핑 주석의 독재 권력 강화에 대해서 무감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민족주의는 대외-대내 대립이란 이중전선을 구축하여 중국 내 한족들을 고취한다.

중국이 앞으로 맞이할 국제환경은 비관적이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뿐 아니라 미국의 중국견제와 유럽국가들의 제재는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실제 2006년 중국의 무역과 수출 비중이 각각 65%와 36%로 정점을 찍은 뒤 중국의 대외경제지표는 내림세다. 내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하나의 중국’이란 민족주의를 장갑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만을 압박하고, 미국에 강하게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주민들에 대한 안면인식 정보와 유전자 정보까지 수집하는 초감시사회의 구축은 내부결속강화의 어두운 이면이다.

2017년부터 자행되고 있는 신장웨이우얼 지역에 대한 가혹한 인권탄압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정학. 공세적인 민족주의 활용. 중국 경제력에 눈치 보는 국가들. 중국 영향력에 침묵하는 지식인들. 이런 비관적인 조건들 속에서 신장웨이우얼 주민들은 21세기 ‘우주 시대’에도 20세기 ‘전체주의 시대’의 어두움과 비통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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