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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북한·김정은에 손해배상 판결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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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북한·김정은에 손해배상 판결 나와
  • 이성진
  • 승인 2020.07.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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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국군포로 2인, 북한 억류 인권침해 위자료 청구 승소
서울중앙지법 “북한은 비법인 사단, 민사소송 당사자 적격”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북한과 그 최고지도자를 상대로 한, 국내 첫 손해배상 소송 적격 판단과 승소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7단독 김영아 판사는 7일, 귀환 국군포로 한, 노 모씨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로 낸 인권침해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6.25 전쟁에서 포로가 된 후 정전 후에도 송환되지 못하고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2001. 11. 3. 대한민국으로 귀환한 국군포로 한ㅇㅇ씨와 2000. 6. 18. 귀환한 국군포로 노ㅇㅇ씨는 지난 2016. 10. 11.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불법적인 포로송환 거부와 억류, 탄광에서의 강제노역, 내각결정 143호(일명, ‘43호’)에 의한 북한주민으로의 강제편입 조치, 가혹한 조건하에서의 탄광 노역 및 학대, 본인 및 자녀들에 가한 신분 차별과 박해 등 인권침해 등에 대한 위자료 청구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그 수령 김정은을 피고로 하여 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법원은 먼저 북한이 대한민국 헌법 하에서 국가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사실상의 지방정부와 유사한 정치적 단체’로서 ‘비법인 사단’이라고 판시하면서 대한민국 법정에서 민사소송의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인정했다.

북한은 대한민국 헌법 하에서 외국(국가)이 아니므로 국제법상의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으로부터의 면제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 것.

또한, 법원은 대한민국에 사무소 또는 주소가 없는 북한과 김정은에 대해 대법원이 있는 곳인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하고, 공시송달로 송달할 것을 명해 소송을 진행한 결과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7일, 귀환 국군포로 한, 노 모씨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김정은을 상대로 낸 인권침해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날 법원 중앙계단에서 승소의 기쁨을 누리는 국군포로승소 당사자와 물망초 변론대리인들. / 사진: 재단법인 물망초
서울중앙지방법원은 7일, 귀환 국군포로 한, 노 모씨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김정은을 상대로 낸 인권침해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날 법원 중앙계단에서 승소의 기쁨을 누리는 국군포로승소 당사자와 물망초 변론대리인들. / 사진: 사단법인 물망초

이 소송은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의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주관해 제기했고 김현, 구충서, 이재원, 심재왕, 엄태섭 변호사 등이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우리 민법상의 불법행위, 정전협정상의 포로송환의무 위반, 전쟁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 제3협약 위반,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노동폐지를 규정한 제29조 협약 위반 등을 이유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령 김정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단체를 피고로 해 연대책임을 물었다.

원고들은 김일성에 대해 1953년부터 1994. 7. 사망시까지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서 각 5억1,000만원, 김정일에 대해 1994. 7.부터 원고들이 북한을 탈출해 귀환한 2000년 또는 2001년경까지의 각 9,000만원, 합계 각 6억원의 손해배상 의무가 있고 김정은에 대해 그 지위의 상속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이에 더해 이들이 대표자인 단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서도 김정은과 연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으며 대한민국 법원은 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 선고 이후의 강제집행에 대해, 구충서 변호사는 “임종석씨가 대표자인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지급할 저작권료 약 20억원을 현재 법원에 공탁해 두고 있다”며 “이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한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추심한 금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송대리인측에 따르면, 임종석씨는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만든 다음 2005. 12. 31. 북한의 내각에 설치된 ‘저작권 사무국’과 협약을 체결, 대한민국이 북한의 조선중앙TV 영상을 비롯한 모든 저작물을 사용할 때 저작권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그 저작권료의 협상 및 징수 권한을 위임받은 이래 국내방송사 등으로부터 저작권료를 징수해 북한으로 송금해 왔으며 2008년까지 송금된 액수는 약 8억원으로 보고 있다.

또, 2008년 금강산관광객 박왕자씨의 피살 사건으로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송금되지 못한 연간 저작권료를 다음 해 5월에 법원에 공탁해 오고 있으며 2018. 5. 9. 현재 공탁금액은 16억5,200여만원, 2018분 및 2019년분 저작권료 추가공탁 등으로 2020. 5. 현재 공탁금액은 약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충서 변호사는 “향후 계속적으로 북한과 김정은의 재산을 추적해 집행함으로써 북한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함과 동시에 북한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이 조금이라도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판결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김정은에 대해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고 손해배상을 명한 국내 최초의 판결이다.

북한에 억류한 국군포로에 대한 불법행위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이 저지른 것으로서 이들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단체 역시 이들이 그 대표자의 지위에서 저지른 범죄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을 천명했다는 해석이다.

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는 “이 판결은 앞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령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이 우리 국민에 대하여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하여 김정은 및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피고로 하여 우리 법정에서 직접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이정표적 판결”이라고 의미를 새겼다.

참고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2014. 2. 7. 발표)에 따르면, 6.25전쟁 정전 당시 약 8만2,000명의 한국군이 실종됐고 그 중 5만명에서 7만명 정도가 국군포로로 잡혀 북한이나 북한의 동맹국에 억류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전협정 후 1953. 4.과 1954. 1. 사이에 대한민국으로 송환된 국군포로는 8,343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최소 5만명의 국군포로가 대한민국으로 송환되지 않았다고 파악했다.

이는 당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령인 김일성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행한 조치였고 이러한 불법행위가 지속되다가 김일성이 1994. 7. 8. 사망하고 김정일이 수령의 지위를 세습, 김정일이 2011. 12. 17. 사망한 후에는 김정은이 수령의 지위를 세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소송대리인 및 물망초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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