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11 21:01 (토)
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51)-바이러스와 인류
상태바
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51)-바이러스와 인류
  • 강신업
  • 승인 2020.02.28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멈춰 세우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 못한 나라’로 가고 있다. 코로나19는 심지어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천주교 미사를 중단시켰다. 지금으로선 코로나 사태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으면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역사적으로도 문명의 물줄기를 바꾼 것은 전쟁이 아닌 전염병이었다. 인류의 역사가 총, 균, 쇠 3가지로 결정되었다고 하지만, 총과 쇠 보다는 오히려 균이 인류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흑사병은 유럽의 중세라는 시대를 온통 검은 색으로 물들였다. 몽골은 현 크림반도의 제노바 식민도시에 흑사병에 걸려 죽은 시체를 공성무기를 이용해 성안으로 던졌다. 까만색 시체에 제노바인들은 너무 놀라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로 혼비백산 도망을 했지만, 이탈리아에서 전 유럽으로 흑사병이 퍼지고, 그렇게 중세유럽은 지워졌다. 수세기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은 페스트라는 병 이름만 들어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천연두는 아메리카 원주민과 그 문명을 완전히 몰락시켰다. 천연두가 15세기 신대륙에 전파된 것은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즈(Hernán Cortés)가 이끌고 간 500여 명의 군대에 의해서였다. 흔히 신대륙으로 건너간 유럽인들이 총칼로 인디언을 제압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인디언 제압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유럽인들이 가져간 천연두 균이었다. 이후 인디오 대신에 아프리카 흑인이 노예로 아메리카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 때 흑인들은 황열병을 가지고 왔고,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이번에는 자신들이 황열병에 걸렸다. 로마제국의 쇠락도 사실은 서기 165~180년 사이에 창궐한 천연두에 기인한다. 천연두로 로마의 인구가 급감하자 게르만 용병을 쓸 수밖에 없었고, 로마인들은 급기야 그들의 영원한 수도 ‘로마’를 버리고 ‘콘스탄티노플’로 수도를 옮겨야 했다.

티푸스(typhus) 역시 문명의 몰락과 전쟁승패의 주 원인이었다. 아테네를 망하게 한 것도 다름 아닌 티푸스다. 아테나와 스파르타 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가 승리한 것은 기원전 430년부터 4년 동안 티푸스가 유행해 아테네 인구의 4분의 1이 죽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패망도 결국은 티푸스 때문이었다. 나폴레옹이 1812년 러시아에서 퇴각한 것은 러시아의 추운 날씨 때문도 아니었고 러시아의 군사공격 때문도 아니었다. 나폴레옹 패전의 원인은 발진티푸스나 참호열 등, 이(louse, 몸에 서식하는 벌레)와 관련된 전염병 때문이었다. 나폴레옹은 1812년 여름 50만 병력을 이끌고 러시아로 진격해 그 해 겨울 2만 5천명의 병사가 러시아의 빌니우스에 도착했지만 겨우 3천 명만 살아남았다. 당시 숨진 병사 35명의 유골에서 나온 치아 72개를 분석한 결과 29%의 병사가 리케차란 세균을 보유했다고 한다. 즉 이(louse) 세균과 관련된 질병인 발진티푸스나 참호열에 걸린 것이 나폴레옹이 러시아에서 참패한 주 원인이었다.

어쩌면 인류가 핵전쟁에 의해 멸망할 것이라는 것은 공연한 기우에 불과하다. 과거 인류가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멸종에 가까운 대재앙을 겪은 것은 그 사회가 후진 사회여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지금이나 그 때나 세균과 바이러스의 공격은 최첨단이다. 당시 사람들이 당시의 기술로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도 오늘날의 의학기술로 코로나19를 막지 못하고 있다. 세균은 페니실린과 항생제의 발달로 그나마 방법이라도 있지만,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사람을 공격하는 까닭에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를 ‘전염병의 시대’로 규정한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신종인플루엔자A(H1N1),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그야말로 ‘바이러스 전성시대’다. 지금부터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일대 전쟁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이 전쟁은 신속하면 신속할수록, 집중적이면 집중적일수록 좋을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