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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법무부 감찰권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표 가능성, 달의 월출과 월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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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법무부 감찰권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표 가능성, 달의 월출과 월몰
  • 오시영
  • 승인 2020.01.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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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달은 뜨지도 않고 지지도 않는다. 단지 보일 뿐이다. 달은 해처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모습을 어느 순간 묵묵히 보여줄 뿐이다. 눈 있는 자는 보라, 마음 있는 자는 보라! 달은 그냥 그렇게 침묵으로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달도 해처럼 동쪽에서 떴다가 서쪽으로 지는 별이라 착각하며 살지만, 그렇게 세뇌되어 있지만, 달은 결코 동쪽에서 뜨는 법이 없으며 서쪽으로 지는 법도 없다. 월출(月出)의 여명을 본 자 있는가, 월몰(月沒)의 황홀을 경험한 자 있는가? 그대는 월출의 수줍음과 월몰의 애절함을 간절히 느껴본 적이 있는가? 밤의 어둠을 몰아내는 위대한 달은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시작하는 순간을 인간에게 들키지 않고, 사라지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불태우는 법이 없다. 그냥 조용히 시작했다가 조용히 어둠 속으로 사라질 뿐이다. 스스로 뜨겁지 않기에 스스로 불태우지 않으며, 스스로 밝지 않기에 스스로 어둠을 이기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존재와 무의식의 영역을 지배하고 스스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달의 힘은 위대하다.

우리는 달의 삭(朔, New Moon)을 기억해야 한다. 음력 초하루는 달이 보이지 않는다, 朔이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정중앙에 버티는 날이다. 달이 태양에게 완전하게 버티는 날이다. 지구로 향하는 태양빛 모두를 온 몸으로 고스란히 받으며 제 스스로 어둠이 되어 달이 제 위용을 뽐내는 날이다. 지구가 빛을 공급받지 못하는 날, 칠흑의 어둠에 잠기는 날, 그 날이 바로 음력 초하루, 삭이다. 하지만 곧 달은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로 한 생애 주기를 살아낸다. 뜨는지 지는지 알지 못하지만, 달은 음력 삼십일 중 29일 동안 태양과 타협하며 초승달에서 그믐달까지 제 모습 바꾸어가다가도 하루는 삭이 되어 완전히 자신의 존재감으로 태양을 무력하게 만든다. 달의 위대함은 거기에 있다.

윤석열 총장이 이성윤 서울지검장의 서면에 의한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직접 서울중앙지검 수사검사에게 지시하여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 대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여 모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방해를 이유로 업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하였다. 그것도 지난 23일, 검찰청 수사검사에 대한 인사가 발표되기 불과 30분 전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걸 두고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최 비서관 쪽은 피의자로 정식 소환한 적도 없고, 단지 참고인으로서 서면진술서를 제출했을 뿐인데, 피의자로서의 반론권 한 번 주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 기소한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법무부도 고위 공직자인 최 비서관을 기소하려면 위임전결규정상 적어도 담당 지검장인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 및 법무부에 사전 보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결제(즉 피의자로 소환하여 조사한 후 피의사실이 확정되면 그때 기소해도 충분하다는 서울중앙지검장의 추가수사보완지시 및 이의제기를 거부한 채) 및 보고 없이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3차장과 고형곤 부장검사가 윤석열 총장에게 직보 후 전격 기소를 단행한 것은 위 위임전결규정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검찰청법 제21조 제2항(검사장은 그 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을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며 법무부의 감찰권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의 위 기소 지시는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정당하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서 상위법우선의 원칙(검찰총장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지휘권의 우위)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해석이 타당한가 여부인데, 검찰청법 전체를 놓고 볼 때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위 두 조항을 상위법과 하위법 개념으로 볼 것은 아니기(수평규정이기) 때문이다. 즉 검찰총장에 대한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과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검찰청법 제21조 제2항은 그들의 직무의 총괄 범위에 대한 것일 뿐 상위법과 하위법 개념이 아니다. 특히 검찰청법 제7조의2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조 제1항은 “검찰총장,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로 하여금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의 일부를 처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검찰총장,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청장은 소속 검사의 직무를 자신이 처리하거나 다른 검사로 하여금 처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위 조항 중 “소속 검사의 직무”라는 법조문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소속 검사에 대해서만,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정장은 해당 검찰청 및 지청 소속의 검사의 직무에 대해서만 지휘권이 있을 뿐, 자기 소속이 아닌 검사에 대하여는 직접적인 지휘권이 제한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검찰청과 지방검찰청은 소속이 분명히 다르다

검사의 소속은 검찰총장이 아닌 대통령이 결정한다. 즉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이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라고 하여 “검사의 보직(소속)”을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결정하도록 되어 있어 검찰총장이 함부로 그 소속을 변경할 수 없다. 특히 검찰청법은 곳곳에서 검사장이나 검찰총장의 권한 행사와 관련하여 “소속 검사”라는 제한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동법 제5조는 “검사는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속 검찰청의 관할구역에서 직무를 수행한다”고 하여 “소속 검찰청의 관할구역” 내에서만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는 검사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검찰권 행사 주체이기 때문에 이들이 소속을 무시하고 검찰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면 국가사법질서체제가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특별히 “관할구역(소속)”을 제한하여 권한 행사를 억제시키려 한 것이다. 이러한 취지는 동법 제7조 제1항(소속 상급자의 지휘, 감독에 따른다), 제7조의2 제1항(소속 검사로 하여금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의 일부를 처리), 제10조 제2항(고등검찰청 검사장은 제1항의 항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소속 검사로 하여금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직접 경정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고등검찰청 검사는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의 검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본다) 등 수없이 많은 법조문에서 “소속 검사”라거나 “그 검찰청”이라고 하여 특정 검찰청(고등검찰청이나 지방검찰청, 지청 등의 독자성을 의미)의 독립성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총장이라고 하여 “소속 결정권을 가진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시”하면서까지 소속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만일 검찰총장이 소속을 무시하고 모든 산하 지방검찰청이나 지청의 사무를 직접 지시하고 지휘하게 되면 대통령이 “관할(소속)”을 정하여 직무를 배치한 본질을 침해하여 대통령의 인사권을 무력하게 만든다. 이는 인사권자에 대한 부당한 항명으로 처벌받아야 한다. 특히 윤 총장의 이번 최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무리한 기소 결정은 시기적으로 수사검사들에 대한 인사발표 30분 전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날치기 기소였기 때문에 더욱 더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질 개연성이 대단히 높다. 윤 총장의 기소 지휘가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위 “상위법 우선의 원칙”과 함께 주장하기도 하지만,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이미 폐기된 것으로 이를 근거로 주장하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1986.12.31. 검찰청법이 전면개정되면서 동법 제7조의 제목을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라고 명명한 후 동조 제1항에서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를 신설하고, 동조 제2항과 제3항(현행 제7조의2 제1항과 제2항과 같은 내용이다)을 신설하였다. 이처럼 그 이전까지 없던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명문화한 것은 그 직전 해인 1985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야당(신한민주당)의 대통령직선개헌 요구 서명운동과 국민적 지지를 업은 민주화세력들의 반정부시위 등이 격화되자 정권 말기에 내몰린 전두환 정권이 일사불란한 검찰권의 전국적 행사를 통해 권력을 유지시키고자 하는 독재권력 연장책의 한 축에서 비롯된 법조문이라 하겠다. 즉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관한 구 검찰청법 제7조 제1항(1986년 신설)은 전두환 군사독재권력을 유지시키고자 전국 검찰권을 검찰총장이 한 손에 장악하여 각 독립 행정관청인 검사 개개인의 공정한 검찰사무집행을 불허하기 위해 만든 악법인 것이다(위 법 제정 후 2주일 뒤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당하다가 죽었고, 영화 1987년이 제작되었다).

그러한 악법에 근거한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어 각 검사들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기 위해 취임 후 1년 뒤 각고의 노력 끝에 2004.1.20. 법률 제7078호로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폐지”하면서 제7조 제1항에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ㆍ감독에 따른다.”, 동조 제2항으로 “검사는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제1항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이견이 있는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라는 “이의제기권”을 최초로 신설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윤 총장의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비정상적 기소 지휘는 이상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서면에 의한 공식적인 “이의제기권 행사”를 무시한 채 윤석열 사단이라고 보도되고 있는 “윤석열 총장, 송경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의 3차장과 고형곤 부장검사”가 “소속을 무시”한 채 무리한 기소를 감행한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미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폐지되었고(사실상 유지되어 왔다면 이는 상급자의 권력 남용으로 징계되어야 마땅하고, 이번 사태가 그 극점에 있다고 하겠다),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과 제21조 제2항의 의견대립은 상위법과 하위법 충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소속을 정해 인사발령한 각 관할 관청의 검사장의 소속 검사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침탈한 위법행위”일 뿐이며, 인사발표를 앞두고 있는 검사들이 권한을 남용하여 대통령의 인사권에 항명한 검찰청법 위반의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법무부는 이러한 위법행위의 검사들에 대한 직무감찰권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공직기강을 바로잡을 필요가 크다고 하겠다.

나아가 지난 1월 23일, 이미 2월 3일자로 인사발령이 났음에도 인사 준비할 시간적 말미를 준 것을 이용하여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간부 회의를 통해 지난 29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비서관,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에 대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격 기소하였다. 이 기소의 저변에는 수사에 매진해 온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들이 자신들이 2월 3일자로 타지로 부임하고 나면 자신들의 수사결과가 흐지부지되고 말 것이므로 무조건 기소하고 보자는 막가파식 동료 의식(좋게 말하면 공의로운 검찰권 행사)이 발동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제 사표를 써서 책상서랍에 넣어놓고 장고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검찰총장으로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잘 마무리하였다며, 정의로운, 공의로운 검찰권 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법질서를 확립하고 공직선거의 잘못을 바로 잡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자평하고 있을 것이다. 법무부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검찰청법을 위반하여 “대통령이 검사들의 소속을 정한 인사권”을 무력화시키고, 소속의 장으로 임명한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권한을 무력화시키고, 검찰사무의 위임전결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감찰권을 행사하면 저 사표를 던질 각오를 다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항시 달의 앞면만을 본다. 그것은 달의 공전속도와 자전속도가 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달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실상 달은 전혀 변화하지 않는 고요를 지니고 있다. 달은 90° 공전하면 90° 자전하여 자신의 자세를 흩뜨리지 않는다. 야뉴스의 얼굴이 아니다. 달의 반대쪽을 관측한 결과에 의하면 수많은 소행성들과 충돌하여 파인 자국이 많아 우리가 보는 쪽보다 더 울퉁불퉁하다고 한다. 세상이치는 항성월(달이 같은 위치로 되돌아오는 시간, 약 27.3일)에 있지 않고 삭망월(같은 달 모습으로 보이는 시간, 약 29.5일=음력 일수)에 있음을 윤석열 검찰총장은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달의 삭, 삭망월의 자투리 0.5일이 두 개 모여 하루가 되고, 음력이 29일과 30일로 운영되는 묘미를 항성월에 갇힌 눈으로는 결코 보지 못한다. 만지작거리는 사표, 과연 던질 것인가? 감찰권 행사는 과연 진행될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달은 여전히 그 자리에 고요하게 있다. 그대는 달이 뜨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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