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네형의 공무원 수험일기 (26)-성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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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네형의 공무원 수험일기 (26)-성숙기
  • 이용우
  • 승인 2019.12.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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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기념 공부시간 최고기록
나는 이상하게도 항상 남들 공부할 때 쉬고,
남들 쉴 때 공부하는 것이 좋았다.
휴일에 공부할 때면 집중이 더 잘되었다.

내 성격 중 특이하게 청개구리 같은 특성이 하나 있다. 그것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 직업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한다. 지금 내 직업의 특징 중 하나가 3교대를 하는 것인데, 이 때문에 야간에도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일을 하게 된다. 남들 일할 때 쉬고, 남들 쉴 때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인데 나는 내 직업의 이런 점이 참 좋다.

이런 이상한 성격은 공부할 때도 잘 나타났다. 수험생들도 쉴만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공부시간 최고기록을 찍게 된 것이다. 하루에 13시간 이상 공부를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후에도 13시간을 넘긴 적은 단 2일밖에 없다. 나는 이상하게도 항상 남들 공부할 때 쉬고, 남들 쉴 때 공부하는 것이 좋았다. 휴일에 공부할 때면 집중이 더 잘되었다. 모두가 쉴 때 공부함으로써 내가 뭔가 더 앞서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처음부터 휴일 구분 없이 공부하기도 했다.

 

전성기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시기가 와야 한다.
이대로만 가면 무조건 합격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분명히 와야 한다.

한해를 마치는 시점에서, 하루에 5과목을 모두 다루는 것에는 이미 무르익었고, 블로그와 캠스터디에 익숙해지면서 바야흐로 공부 전성기가 도래하게 되었다. 수험생활을 시기적으로 봤을 때 연말인 바로 이쯤이 내가 공부했던 시간 중 가장 왕성하게 잘되었던 시기이다.

시기적으로 자세히 살펴보자면, 선택과목을 시작하게 된 11월 초부터 1월 말까지 3달 동안, 정확히는 12주 동안 단 한 주만 제외하고 모두 70시간 이상씩 공부했다. 거의 백여 일 동안 평균 10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공부한 것이다. 그사이에 하루 종일 펜을 한 번도 안 잡은 날은 단 하루밖에 없다. 또한 이 시기에 운동 역시 꾸준히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그런 공부의 흐름을, 그러니까 내 수험기간에 전성기가 왔다는 것을 몸소 실감했다. 이게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흐름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는 말이다. 이것이 나는 수험생활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시기가 와야 한다. 이대로만 가면 무조건 합격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분명히 와야 한다.
 

세 번째 공부파트너의 등장, 우영이 형님
그때 정말 여실히 느꼈다.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필기 준비가 한창 무르익고 있을 시점에 나는 수험생활에서 세 번째 공부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두 번째 파트너인 태진이 형님의 소개로 알게 된 형님이다. 이름은 황우영. 우리 모두는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어 서로 간간히 연락을 취하거나 주말에 모의고사를 보러 같이 노량진에 가는 등, 수험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우영이 형님은 내가 거쳐 온 수험생들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머리가 좋은 편이었는데, 같이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달라지는 성적으로 나와 비교할 점이 많아 내게 주기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그의 존재만으로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서울 소방직 필기시험 직후 형님과 나는 전화상으로 기억을 되짚어 한국사 답을 맞춰보았는데, 통화하던 그 자리에서 20문제를 모두 복구했었던 기억이 있다.

필기 직전과 직후에는 같은 체력학원을 다니고, 면접 스터디까지 같이하게 되면서 형님은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때 정말 여실히 느꼈다.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부 초반에는 태진이 형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공부 후반에는 우영이 형님께 도움을 아주 많이 받았으니, 되돌아보면 수험기간 동안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문제풀이와 발췌독

나는 여러 후기에서 보통 공부를 할 때 기본서 회독보다는 철저히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했다고 썼다. 이번에 소개할 공부법이 문제풀이 위주의 스타일로 공부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 한다. 공부 방식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많은 양의 문제풀이로 수많은 발췌독을 통해 기본서 회독을 하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발췌독이란, 책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읽는 것을 말한다.

나는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수험기간 초반에 기본적으로 잡아야 할 것이, 가장 먼저는 공부를 습관화하는 것이고 그다음이 본인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를 잡고 가야 순탄한 방향으로 공부를 하면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 가지를 빠르게 얻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만 계속해서 늘리면 된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공부는 금방 습관화되고, 책을 그만큼 계속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이것저것 스스로 연구하고 궁리하면서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게 될 여지가 많은 것이다.

최종합격을 이룬 고수들의 합격수기에서 ‘기본서를 10회독했다.’ ‘회독이 가장 중요하다.’ ‘필기노트를 4시간에 1회독한다.’ 등 이런 종류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이에 동감하는 바이다. 정말로 기본서를 반복해서 회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공부 방법임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그렇게 공부한다는 것이 이를 방증해준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공부 방식을 생각해보았다.

이상하게 책 읽는 건 좋아하는데, 국어 기본서만 보면 왜 이렇게 읽기가 싫은지. 그 재밌는 한국사책도 왜 고조선을 넘기기가 힘든지. 억지로 읽어나가더라도 꼼꼼히 읽지 못해 회독을 하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는 건 거의 없었다. 나의 하루 공부 일정과 스톱워치로 측정한 공부 기록만 보면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그렇게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스스로 하는 공부에서는 다소 취약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의 해결책은 발췌독이 되었다. 사실 해결책으로 번뜻 떠올랐다기보다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발췌독은 기본 회독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을까? 내 생각이지만, 기본적으로 발췌독을 할 때가 기본 회독을 할 때보다 집중력이 훨씬 좋다. 그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일단 문제를 푼다. 문제는 보통 한 문제에 문학작품이 아닌 이상 읽는 양이 적기 때문에 누구든 그 순간만큼은 확실하게 집중하여 읽게 된다. 그리고 풀이를 하면서 문제의 모든 지문과 보기 항을 완벽히 아는 것이 아니라면, 정답을 맞히든 틀리든 발췌독을 하게 될 텐데, 일단 심리적으로 궁금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집중하여 읽게 된다. 그러면 머릿속에 더 잘 남게 되는 이런 원리이다. 그 집중력을 이용해서 발췌독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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