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플로레스' 탐방을 마친 나는 부지런히 택시를 잡아타고 페루 리마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백미인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국내선을 타고 그 출발점인 세계문화도시인 ‘쿠스코’로 가기 위해서였다.
잉카 제국의 옛 수도이자 스페인 군대가 가장 먼저 정복해서 자신들의 문화흔적을 남긴 곳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문명의 하나인 잉카 문명의 중심지인 쿠스코는 놓칠 수 없는 관광 포인트 중의 하나이다. 쿠스코는 안데스 산맥의 해발 3,399미터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16세기까지만 해도 페루는 동쪽으로 아마존, 서쪽으로 태평양, 남쪽으로 칠레, 북으로는 에콰도르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잉카 제국이었다. 그 중심에 쿠스코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도시는 당시 잉카 제국의 수도로서 '중앙'이라는 뜻의 케추아 어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쿠스코 공항에 곧 착륙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에 나는 비행기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마치 비행기가 산으로 빨려 들어가듯 주변이 온통 고산 지대였다. 많은 여행자들이 고산병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쿠스코 공항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쿠스코의 중심지인 ‘아르마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에 도착해서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니 스페인 식민시대의 건물들과 성당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역사를 살펴보면,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군대가 1533년 쿠스코를 점령하여 약탈한 이후 대부분의 건물들은 1650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도시가 대부분 파괴되어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세웠다.
그러나 스페인 군대의 파괴와 약탈로 고유의 잉카 신전과 건축물들은 사라지고 상징적인 광장과 대성당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었다. 그 밖에 잉카 제국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건물들이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하는 듯했다.
지금도 현대인들에게 불가사의로 여겨지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잉카인들의 석공 기술인데, 이들은 금속으로 만든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도 않고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을 잘라 정확하게 돌을 쌓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화려했던 잉카 문명도 마야나 아스텍 문명처럼 일순간에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아쉬움을 가슴에 담은 채 이들의 숨결을 직접 느끼기 위해 쿠스코의 골목골목을 누비기 시작했다.
제임스 리(Rhee James)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SAB코스)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소소하지만 확실한 세계사 상식’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8)
‘돈: 세계사를 움직인 은밀한 주인공’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9)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