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피로'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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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피로'야 가라!
  • 김영규
  • 승인 2006.05.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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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보관

 

언론에 '혁신피로'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정부혁신에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공무원들이 많다, 위로부터의 혁신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 행정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늘고있다…. 언론이 제기한 이슈를 보면 요즘 공무원사회에 혁신피로증후군이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세상에 저항과 반발이 없는 혁신이 있을까? 조직이 제대로 혁신을 하려면 팔짱을 낀 채 저항하는 그룹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이는 혁신 교과서의 제1과 제1장에 있는 철칙이다. 기존의 관습과 관행에 익숙한 사람들이 혁신 추진 과정에서 피로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위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출발한 혁신의 모범사례를 찾을 수만 있다면 모든 혁신 교과서는 다시 쓰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 초일류기업, 삼성의 예를 보자. 10여년 전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아내와 자식을 빼놓고 다 바꿔보자"며 대대적인 혁신을 선언했을 때 모든 임직원들이 처음부터 혼연일체가 되어 따라온 것은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이 회장이 "혁신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참아줄 수 있지만 뒷다리 잡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저항에 대한 통첩을 보냈겠는가. 하지만 요즘 삼성 사람들을 만나면 회사에 대한 프라이드는 물론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의식을 느낄 수 있다. 지속적이고도 가혹할 정도의 혁신 드라이브가 오늘의 세계 초일류 삼성을 만들었고 만들어가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혁신은 결코 '인기 있는(Popular)' 작업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힘든(Tough)' 작업이다. 조직 내에 반발과 냉소, 저항이 생기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변화의 추진과정에는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고 어울리지 않는 옷처럼 어색한 요소도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과정상의 부분적인 불비함이 혁신 자체를 냉소화하고, 혁신의 긍정적인 전진을 막아버려서는 세상의 어떤 혁신도 성공할 수 없다.


저항 그룹은 꾸준한 설득과 교육을 통해 동참시켜야겠지만 안 되면 혁신으로부터 또는 조직으로부터 격리시키라는 것이 혁신 리더들의 충고이다. 언론이 정부 혁신의 성공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저항그룹의 목소리를 보급할 것이 아니고 현장의 성공담을 확산해주는 것이 납세자인 국민을 위하는 것이 되고 혁신의 당사자인 공무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얼마 전 행정자치부의 '공무원들의 고객만족 사례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심사에 올라온 50여개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정부의 혁신 노력이 이제 고객중심의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새삼 확인 할 수 있었다. 대전 지방 국세청은 학원 등록 업무를 단순화하기 위해 교육위원회 프로세스까지 통합하여 고객에게 원스톱 행정을 선보였고, 출입국 관리소는 늘어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별도의 상담 센터를 설치, 운영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고객의 대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심혈을 쏟고 있었다. 혁신에 매진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열정을 치하하고 격려하여야 할 일이다.


이같은 혁신성공사례를 어떻게 다른 부처와 기관에까지 효과적으로 확산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때라고 본다. 성공적인 모범 케이스를 발굴·확산시키는 것이야말로 혁신을 촉진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혁신 노력이 세계 일류 기업 못지 않은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을 이룩해 정부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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