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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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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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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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조금 더 진실해져야 한다

 

참여정부가 집권 3년을 넘어섰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소위 舌禍의 時代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 말, 말에 대한 끝없는 시비가 양산된 시대, 결국 되돌아보니 아무 것도 아닌 말장난과 댓글시비가 남발되었던 시대, 그 시대가 지난 3년간의 참여정부였다는 느낌이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에서부터 시작되어, 최근의 대통령 임기 5년 너무 길다는 말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모두 시비의 대상이었고, 그 속에 숨어있는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캐내야 되겠다는 색안경 낀 사람들의 색출작업이 활발했던 시대가 아니었을까?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말들에 끌려 다니며 말의 유령에 홀렸던 시대, 아깝게 지나가 버린 그 시대......


요즈음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말은 “사회양극화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일 듯 싶다. 노무현 정권을 어설픈 아마추어들이 설쳐대는 정권이라고 혹평하는 이들도 있지만,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가치관은 옳고, 많은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지난 3년간 환율이 엄청 인하되었다. 이는 우리 원화의 평가절상을 의미하고, 외국에서 우리 돈이 대접을 받는다는 말이다. 한때 1달러에 2천원을 육박하던 시절, 우리나라 돈은 외국에 나가면 말 그대로 휴지 이상은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시절이 있었다. 이태리 통화 리라 이외에 우리나라 돈만큼 미국 달라 교환비율이 높은 돈이 없을 정도였으니, 뭉치 돈을 들고 외국에 나가야 겨우 값을 치룰 수 있었는데, 이제는 환율이 980원대에서 안정적이다. 환율인하로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며 수출 중심의 기업들은 죽는 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나마 환율이 인하된 상태에서 이 정도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국가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오르내려도 이 정도의 국내기름값을 유지할 수 있고, 수입원자재의 가격안정을 통한 수입단가를 낮출 수 있어 국내 물가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은 재정적자에 경상수지 만성적자로 계속해서 달러를 찍어내고 있고, 계속해서 달러의 환율인상이 거듭되고 있다. 말 그대로 미국 달러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에 대하여 위안화 절상을 강압하고 있고, 일본의 엔화 절상에도 목을 매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화 환율이 인하될 때마다 우리나라 돈은 평가절상되어 외국에서 대접을 받게 된다. 적은 원화를 가지고서도 외국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외국의 물건을 값싸게 살 수도 있다. 환율인하가 수출의 발목을 붙잡아 금방이라도 국가경제가 거덜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언론의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언론은 서민경제를 생각하는 것처럼 구색을 갖추지만 결론적으로는 가진 자, 광고주로서 신문사의 명줄을 쥐고 있는 기업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처럼 꼬리를 내리게 마련이고, 그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확장재생산하는 잘못을 모르는 척 범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신문사의 편집방향은 어쩔 수 없는 황색저널리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2천 1백억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말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8천 2백억 달러 가까이 되고, 세계 1위 외환보유국가인 일본에 불과 240억 달러 정도 적은 상태이다. 한ㆍ중ㆍ일 세 나라의 외환보유액이 1억 9천만 달러 가까이 이르고 있다. 미국은 한ㆍ중ㆍ일 세 나라에 어마어마한 빚을 지고 있는 부채국가이다. 그런데도 채권국들이 채무국에 쩔쩔매고 있는 양상을 당연한 듯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변하는 이들이 넘쳐나고 있는 나라가 오늘의 우리나라 대한민국 식자층의 보편적 정서이다. 물론 미국은 엄청난 힘을 가진 나라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금방이라도 무슨 문제가 날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 필요도 없다. 이는 그마만큼 주변국가, 즉 중국을 비롯한 인도ㆍ브라질ㆍ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교역량이 평균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상의 반영일 뿐이기 때문이다. 총액 개념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한 미국과의 교역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아니며, 오히려 미국경제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서 외풍에 시달리는 정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총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부동산시장이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다. 국민 모두가 양극화현상을 해소하자는 참여정부의 정책에 협조하면 좋으련만, 종래의 부담보다 조금 더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인 가진 층의 반발이 심한 것이 문제 중의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수는 적지만 가진 량은 절대적으로 많고 더더욱 그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자신들의 개인 호주머니에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들에 대하여 시니컬하고 비판적이며 부정적 견해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양극화의 한쪽, 가난하고 힘없는 층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가 부족한 것 또한 문제이고, 이로 인하여 그들은 올바른 해법 제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심도 있게 살펴보면 자기들에게 불리한 제도인데도 그들이 주장하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몰이에 부화뇌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니,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오늘의 한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주 많이 솔직해져야 한다. 국민연금제의 대대적인 수술에 우리 모두 동의해야 하고, 비정규직법안의 국회통과에 우리 모두 합의해야 한다. 부동산종합과세에 우리 모두 찬성해야 하고, 국가의 증세제안에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양극화를 해소하고, 영원한 대한민국, 세계 속에서 부강하고 복지정책이 뛰어난 한국사회를 만들어가는 유일한 지름길임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하면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여섯 개를 따는 저력을, 모든 분야에서 실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우리는 지금 뭐라 뭐라 해도 단군개국 이래 최고의 부자나라에서 살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참여정부이든 야당이 집권한 정부이든 우리는 그 정부가 우리의 정부임을 인정하고 협력해야 한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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