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렇게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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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합격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5.11.0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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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 제47회 사시2차 합격ㆍ서울대 법대 4년


“실전 위주의 공부 돼야”


1. 들어가며
수험 경력이 비교적 짧은 제가 저의 수험과정을 일반화시켜 학습방법을 제시하기는 저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수험기간 동안 겪었던 경험들을 나눔으로써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 1차 시험
제가 처음 1차시험을 본 것은 45회 시험이었습니다. 2002년 한해 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며 1차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스터디라고 하지만 지식을 나누기보다는 다들 처음 시작하는 공부이니만큼 힘들고 생소한 점을 공유해가며 겨우겨우 공부를 이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민법에서 기대이하의 저득점을 하여 불합격하고 말았지만 한해 동안 스케쥴을 짜서 공부를 했던 경험은 큰 재산이 되었고,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막판에  30-20-10에 맞추어 전과목을 보았던 경험은 2차 공부과정 때까지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46회 시험에 대비해서는 역시 민법 실력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책을 바꾸고 강의를 새로 들으며 민법을 단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취지를 이해해가며 민법 전반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민법에 대한 불안함은 여전했고, 가을부터 학원에서 하는 진도별 모의고사 시험을 치면서도 민법 점수는 여전히 합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미 12월이 다되었지만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다른 과목들의 공부시간을 줄이는 것을 감수하고 다른 학원의 진도별 모의고사 문제집을 사서 풀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전범위 모의고사를 풀거나 책정리를 하는 시간에 두꺼운 문제집을 풀려니 부담이 컸지만 다행히 민법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은 줄일 수 있었습니다. 진도가 밀리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만 약한 과목에 있어서는 다소 과감히 시간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특히 민법은 그 방대한 분량이나 체계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합격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더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과연 이렇게 하는 공부가 효과가 있을까하는 기분으로 준비했던 45회 시험 때와는 달리 어느 정도 이해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다보니 시험 막판까지 진도에 무의미하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공부할 수 있었고, 다행히 46회 1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3. 2차 시험
46회 시험이 끝난 후 컷 상승의 예측이 난무했지만 별다른 불안감 없이 예비순환 후사법 과정을 학원에 등록하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차 시험은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처음 1차 시험을 통과한 저와 같은 수험생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비교적 자유롭게 스케쥴을 쓸 수 있는 1차 시험 때와 달리 2차 시험은 전 기간 동안 꽉 짜여진 진도(이를 무시하고 따로 진도를 짜는 분은 정말 드물 것으로 생각됩니다.)를 따라가다보면 자기가 약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따로 공부할 시간이란 정말 내기 힘듭니다. 그런만큼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운 예비순환 때 적어도 후사법 학원강의나 테잎만이라도 확실히 듣고 대략의 감만이라도 익혀두어야 그 이후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예비순환 과정을 듣고 한양대에서 46회 2차시험을 치렀지만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었고, 법전을 받아온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1순환 이후부터는 역시 학교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는데, 함께 시험을 같이보고 사례집을 읽으며 진도를 맞춰나갔습니다. 스터디의 유익은 역시나 지식을 습득하는 것 뿐 아니라 힘들 때 서로 다독이며 꾸준히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게 해주는 점인 듯 합니다. 2순환 이후에는 밥터디로 전환되어 시험 막판까지 함께 공부하였고, 심리적으로나 공부면에서나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사법 시험은 결국 한정된 시간 내에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쏟아내야 하는 시험이라는 측면에서 실전 위주의 공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1차 시험에서는 객관식 문제풀이가 중요하고 2차 시험에서는 답안지를 작성해보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2순환 이후 학원에서 모의고사만 보는 반을 등록해서 아침에 시험을 치렀습니다. 많은 합격자들의 수기를 보아도 공통적인 것은 모의고사를 빠짐없이 보려고 했다는 점인데,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아무리 전날 공부가 안되어 있어도 법전만 가지고 조문이라도 쓰고 나오려고 했고, 한정된 지식을 가지고 최대한의 답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시험 점수가 낮게 나와도 실망하지 않고 채점자나 출제자가 제시한 목차와 스스로 구상한 목차를 비교하며 자신의 내용이 논리적이기만 하면 만족했습니다.


각 과목의 단권화는 2순환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적어도 3순환에는 마무리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단권화를 함에 있어서는 가장 보편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방식들을 취했고, 특별히 욕심을 내서 양을 늘리지는 않았습니다. 따로 단문집을 본 과목이 없이 학원강사님들의 자료와 모의고사에서 배부되는 자료만을 확실히 챙기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헌법과 상법을 제외하고는 교수님 교과서를 단권화 기본 교재로 삼았는데, 무슨 책을 보느냐가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2차 시험이란 결국 글로 문제상황을 풀어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논리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논리적 체계가 보장된 교수님 교과서나 강사분이 쓰신 교재라도 최대한 논리적인 체계성이 드러나 있는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실전에도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2차 시험은 다소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한 시험이라고 봅니다. 2차 시험은 50점짜리 사례문제와 20점에서 30점 사이의 준사례 또는 단문 두문제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을 합쳐서 대략 40점을 상회하는 점수를 받으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올해 채점제의 변화로 고득점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다소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어짜피 고득점을 목표로 시험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자신이 자신 있는 전략과목에서 점수를 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모의고사를 보면 사례문제는 점수가 잘 나오는 편이지만 단문에서는 평균이하의 점수를 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사례문제에서 점수를 따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논리적이고 결론이 또렷하게 부각되게 사례를 풀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이 얻어야할 점수를 상정하고 각자에 맞는 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시험 막판이 될수록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압박감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특히 4순환 이후부터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양이란 정말 상상초월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진도는 최대한 수정하지 않으려고 했고, 세세한 것을 챙기지 못할 때는 각 분야의 고갱이라도 확실히 챙기자는 안전 지향적인 공부방법을 택했습니다. 시험 막판에는 정말 욕심을 내서 지식을 늘리려하기보다는 버리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시험 기간 동안에는 중앙대에서 시험을 본 후 곧바로 독서실로 돌아와서 평소와 같이 여자친구와 저녁을 같이 먹으며 지난 시험을 잊으려고 노력했고, 밤 2, 3시정도까지 공부하고 잠은 별로 줄이지 않았습니다.

 

4. 마치며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는 단기적인 비관론과 장기적인 낙관론을 동시에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비관론은 지금 나의 실력이 정말로 부족하므로 여유부릴 시간이 없다고 자신을 채근하는 동력이 되고, 장기적인 낙관론은 하루하루가 힘들고 부족해보여도 결국 마지막에는 해낼 수 있다는 의지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의 실력은 참으로 부족하지만 신앙인으로서 하나님께서 특별한 목적이 있으셔서 합격의 길을 열어주셨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고자 합니다. 항상 기도해주신 부모님과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함께 해온 여자친구에게 정말 감사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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