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게시판, '로스쿨' 치열한 필전
상태바
본지 게시판, '로스쿨' 치열한 필전
  • 법률저널
  • 승인 2005.06.20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스쿨 관련 수백 개의 '댓글' 쏟아져

 

'로스쿨' 도입과 관련 본지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이미 로스쿨 도입안을 확정한 가운데 수험생들은 각기 천차만별의 의견을 올려놓으며 마치 정치 게시판을 보는 것처럼 치열한 필전(筆戰)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사개추위가 이익집단들로부터 전방위 공격이 빗발치고,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10%대로 바닥을 치는 등 여당 및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이후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본지 자유게시판에는 로스쿨 도입에 앞장섰던 특정 국회의원을 성토하는 내용과 현 정권을 비판하는 글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로스쿨을 찬성하는 글이 속속 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적인 시각에서 로스쿨의 미래를 점친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지금 법대 재학중인 학생이라고 밝힌 '노짤'은 "지금 대학의 분위기, 그리고 교수님들의 말씀에서 종합해보면 적어도 노무현 정권 하에서는 로스쿨은 힘들 것이라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내려본다. 다음 정권에서라면 모를까 이번 정권에서는 로스쿨 물 건너갈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아이디를 '예견'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로스쿨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힘이 있어야 한다. 그 힘은 여론으로부터 나온다. 현재 열린우리당에 대한 여론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냥 법사위에 계류하다가 정권이 바뀌면 그냥 없었던 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객관인'은 "나도 로스쿨이 생기기를 기대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노무현 정권은 이미 레임덕에 빠진 것 같다. 지난 재보선에서 23:0으로 깨진 게 결정적이다. 레임덕이 너무 빨리 왔다. 아직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하지만 그게 단임제의 한계다. 내가 봐도 로스쿨은 사실상 무산될 것 같다.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도 도입되기가 어려운데 지금 완전히 개판으로 분열된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내고 있으니 분명 장기 과제로 미루는 형태로 다시 무산될 게 확실하다"며 정치적 시각에서 적었다.


한 네티즌(로스쿨)은 로스쿨 실패하는 이유를 "첫째, 고시낭인 때문에 로스쿨 한다는 말은 하지 마라. 로스쿨 해도 고시낭인 나온다. 미국에 고시낭인이 없는 건, 응시제한 때문인 거다. 둘째, 로스쿨은 변호사 팀을 상정하고 만든 시스템이다. 미국 법정 드라마 보면 법정 소송 걸리면 대부분 변호사들이 모여서 토론한다. 근데 그게 다 돈이다. 우리 감당할 수 있나? 셋째, 다양한 직역 모으기 위해서 로스쿨 한다? 거의 사기 수준에 가까운 이야기다. 변호사 직역은 자기 전공에 따라 가는 게 아니다. 그건 로펌에서 길러준다. 그냥 많이 다루는 사건 계속 하다보면 그게 자기 전공인 것이다. 넷째, 로스쿨 메디컬 스쿨로 인재를 다 사람 채우면 기초학문은 어디서 사람 채우나? 일본 독일에서 문제삼은 게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로스쿨이 인재의 블랙홀이 되어버린다는 게 큰 문제였던 거다. 다섯째, 남자들은 군대를 가고 게다가 로스쿨 끝나면 연수원 과정을 마치면 도대체 몇 년을 더 해야하는 거냐? 그럼 도대체 나이가 몇이냐?" 등을 조목조목 들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로스쿨 도입은 가능하지만 성공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광활한 영토에 인구밀도 낮고 사람들 출세에 별 관심 없는 미국의 교육제도를 우리나라가 도입해서 성공한 케이스 있냐?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 건 못 참는 우리 엄마들, 신라 독서삼품과부터 1500년 전통의 과거시험문화, 일개 도시에 1500만이 모여 사는 우리나라에 로스쿨이라니. 지금 천명 뽑는데 3만명 달려드는데 아마 3천명 뽑으면 한 20만명 달려들 거다. 대학생들 다 로스쿨에 달려들고 대학교육 망하고 '로스쿨 낭인'이라는 신조어 생길 거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로스쿨 도입을 찬성하는 이들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로스쿨안이 확정된 마당에 이제와서 문제 삼는 저의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디가 '찬성자'는 "사법개혁의 단초가 로스쿨 도입이다. 반드시 이번 정권에서는 도입되어야 한다. 로스쿨을 막으려는 집단은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격이다. 국민을 위한 법률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법조인 양성제로는 불가능하다. 달달외운 암기과목으로 법조인이 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를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시대의 흐름이다. 더 이상 로스쿨을 막지 마라"며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또 "국가적인 사업이고 이미 1년넘게 추진되어왔다. 국민들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큰 반감도 없다"는 글도 보였고, "법대 저학년들은 사시 준비할지 모르지만 경영대, 사회대, 공대 각종 단과대 학생들은 모두 학점관리 철저하고, 해외연수에 영어 중국어 회화 등 졸업과 동시에 전국 로스쿨에 진학하려고 벼르고 있다"는 반론의 글들이 이어졌다.


이처럼 사개추위의 로스쿨안을 두고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진 수험생들로 본지 게시판은 점점 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글이 늘어나며 격한 문구가 많아지는 등 우려할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익면적(匿面的·faceless) 공간' 때문에 안면몰수, 안하무인으로 비윤리성, 무규범성이 극단화될 조짐이 있어 네티즌 사이에 인터넷 양심운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