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숨어있는 또 다른 중동의 보물…” 요르단 여행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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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숨어있는 또 다른 중동의 보물…” 요르단 여행기②
  • 제임스리
  • 승인 2018.06.0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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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둘째 날

설렘 때문에 새벽에 눈이 일찍 떨어졌다. 평소 내가 가고 싶었던 ‘페트라’로 가는 버스 편을 알아본 후, 시간에 쫓겨 아침도 거른 채 부근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겨우 시간에 맞춰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더니, ‘페트라’로 가려는 여러 나라 여행자들이 약 10 여명 정도 모여 있었다. 마침 정류장 바로 옆에서는 한국의 포장마차 같은 손수레에서 토스트와 빵을 팔기에 이곳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 페트라 인접 마을인 와디 무사에서 바라본 풍경

이곳에 모여 있는 여행객들 중에 두 명의 여성 동양인이 눈에 띄어 인사를 건넸더니, 그들은 “필리핀 출신으로 현재는 두바이에 있는 호텔에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필리핀 출신이라 그런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해서, ‘페트라’로 가는 3시간여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가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두 명의 여성은 “벌써 요르단에 온지 며칠 되었다”고 하면서, “이곳 물가가 이집트보다 더 비싸다”고 푸념하였다.

지금은 많이 파괴되었지만, 시내 곳곳은 과거 로마, 비잔틴, 이슬람시대의 건축물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 페트라 방문자센터

시내를 벗어나자 버스 차창 밖으로 번갈아 비치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불모지와 사막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내가 중동에 와 있구나’라고 비로소 실감을 하게 되었다.

‘페트라’ 입구에 있는 마을인 ‘와디 무사’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레스토랑, 식당 및 호텔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은 그렇지 않지만, 요르단 일부 도시나 마을에서는 아직도 많은 식당들이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들이 많다”고 현지인이 귀띔을 해주었다.

BC 3세기경, 아랍왕조인 ‘나바테 왕조’의 수도였던 ‘페트라’는 1800년대에 발견되었는데, 원래는 ‘베두인’들이 정착해 살던 곳으로서 오래된 기이한 사암 절벽을 깎아서 만든 도시라고 한다.

▲ 드디어 알 카즈네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페트라 입구에 있는 ‘방문자 센터’에서 입장권을 구입한 후, 안으로 들어섰다.

안쪽으로 한 걸음씩 발을 옮기면서 각종 암석의 기이한 모습에 감탄을 하는 사이, 어느덧 TV나 그림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이곳의 대표적 유적인 ‘알 카즈네(Khazneh)’에 도착했다. 실제 신전 또는 왕릉으로 추정되는 이 유적 앞에 서게 되면,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에 모두들 취하게 된다.

잠시 광장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여느 때처럼 배낭에서 컵라면을 꺼내어 필리핀 여행객들에게도 나눠주었다. 뜨거운 물이 필요해 바로 앞에 있는 상점에 들어가 물을 받아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무젓가락으로 열심히 라면을 먹고 있는데, “이태리에서 왔다”는 옆에 있던 60대 부부가 유심히 우리들이 맛있게 라면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그 중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컵라면이 신기한지 “하나만 달라”고 해서 하나를 주었다.

▲ 신전, 왕릉으로 추정되는 알 카즈네 모습

그런데 이 이태리 남성은 컵라면 뚜껑을 그냥 뜯더니, 물도 붓지 않고 그냥 딱딱한 라면을 날것으로 먹으면서 나를 보고는 씽긋 웃어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와우…저렇게 먹으면 무슨 맛일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컵라면을 달라”고 했던 것이 미안했던지, 이태리 초콜릿 몇 개를 들고 내 자리로 다시 와서 한참을 우리와 같이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보니 다시 ‘암만’ 시내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입구 쪽으로 돌아오는데, 마침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로서 현지인들 수십 명이 옛날 군대병사 복장을 하고 열병식을 재현하고 있었다.

▲ 낙타 주인이 손님을 기다리고있다…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나는 나도 모르게 ‘암만’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거의 눈을 감고 왔다.

나는 ‘암만’에 도착하자마자,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기위해 일단 국경을 넘나드는 택시인 ‘세르비스’ 영업장을 찾았다. 이곳에 도착하니 창문에는 각 나라 도시의 행선지 이름이 아랍어로 어지럽게 쓰여 있었다.

약 30분 정도 기다리자, 나를 포함해서 4명의 승객들이 모여 한 택시에 몸을 싣고는 ‘다마스쿠스’로 향할 수 있었다.

▲ 옛날 병사 복장을 하고 열병식을 재현하고있다…

태어나서 처음 와 본 이곳에서, 생면부지의 아랍 남성들과 같이 택시를 타고 이 깜깜한 야밤에 시리아 국경으로 향하게 되었다.

나는 ‘가는 중에 내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 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살짝 갖고 있었지만, 아랍국가에 온 이상 이 모든 것은 ‘신의 뜻(인샬라)’라고 마음을 비웠다. 비좁은 택시 뒷자리에서, 양쪽으로 건장한 아랍남성들 사이에서 다리도 제대로 피지 못한 채 택시에 몸을 내맡겼다.

택시는 내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깜깜한 밤의 적막을 가르며 열심히 시리아 국경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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