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잣대 따라 달라지는 ‘변시 합격률’ 기준 정립 필요하다
상태바
[사설] 잣대 따라 달라지는 ‘변시 합격률’ 기준 정립 필요하다
  • 법률저널
  • 승인 2018.04.26 17:31
  • 댓글 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무부가 지난 22일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누적 졸업생 기준으로 계산해 공개하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법무부는 본지와 각계의 공개 요구에도 로스쿨 간 경쟁이 과열되고 합격률에 따른 서열화 우려가 있다며 로스쿨별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변협은 소송을 냈고 법원은 변협의 손을 들어줬다. 어쨌든 이제서라도 법무부가 합격률을 공개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로스쿨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사필귀정이고 올바른 조치다.

다만 아쉬운 것은 법무부가 합격률을 공개하기 이전에 먼저 대다수 로스쿨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점이다. 법무부는 실제로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확률을 추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통계자료는 ‘석사학위 취득자’ 대비 누적합격률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합격률을 산정, 공개했다. 석사학위 취득자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개인 사정으로 학업을 중도 포기한 학생, 반수(半修)를 해 다른 로스쿨로 옮긴 학생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졸업생 기준에 의하면 연세대가 94%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서울대(93.5%), 고려대(92.4%), 아주대(91.9%), 성균관대(90.4%)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법무부의 공개에 고려대 로스쿨은 즉각 반박했다. 입학정원 기준으로 합격률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한데 법무부가 굳이 졸업생 기준으로 발표해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고려대 로스쿨은 23일 홈페이지에 ‘입학 정원 대비 누적합격률 전국 1위’라는 글을 올렸다. ‘입학정원’ 기준으로 하면 고려대가 합격률 88.2%로 1위라는 것이다. 고려대가 ‘전국 1위’ 글을 올린 것은 법무부 발표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불만의 표출이다. 입학정원 기준으로 하면 서울대(88.1%), 연세대(88%)가 2, 3위로 순위가 바뀌고 성균관대(85.5%)와 아주대(85.3%)도 4,5위로 달라진다. 법무부 발표로는 10위와 12위였던 이화여대와 영남대는 각각 7위, 6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고, 한양대는 8위에서 12위로 떨어지는 등 순위 변화가 컸다.

올해 처음 변호사시험을 치른 로스쿨 7기 합격률은 또 다르다. 로스쿨 7기 ‘졸업생’ 합격률은 서울대가 94%로 1위였으며 고려대(89.8%), 연세대(88.4%), 서강대(84.4%), 경희대(83.3%)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7기 입학 정원 대비 합격률로는 중앙대(78%)가 서울대(73.3%)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으며 고려대(73.3%)가 연세대(70%)를 앞질렀다. 학생들이 입학 후 3년 만에 변호사가 될 확률은 중앙대가 가장 높은 셈이다. 또한 누적 응시자 기준으로 보면 서울대가 84.4%로 1위를 차지한다. 이어 연세대(83%), 아주대(80.6%), 고려대(78.7%), 성균관대(74.3%) 등으로 순위가 또 뒤집어진다.

이처럼 로스쿨 합격률이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해석되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졸업생 기준이나 응시생 기준의 합격률은 로스쿨 교육의 본질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로스쿨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 요건을 엄격히 해 합격률의 분모를 줄이려는 꼼수가 횡행할 수 있다. 일부 로스쿨은 합격률이 공식 발표되지 않을 때부터 모의고사 성적이 나쁜 학생 등은 유급을 시켜왔고 앞으로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보인다. 졸업비율이 낮다는 것은 결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지표다. 반수나 학업 중도포기 등의 중도 탈락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는 점에서다. 입학생들을 고스란히 졸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 대학은 졸업생 대비 순위에서 불이익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입학한 학생을 3년 동안 얼마나 잘 교육했는지보다 졸업생 중 얼마나 합격했는지만 따지는 것은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모든 로스쿨이 만족할만한 기준은 없겠지만 로스쿨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하면 ‘입학정원’ 기준이 더 합리적이다. 입학정원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야 중도 탈락자가 생기지 않도록 로스쿨들이 학생들에게 신경을 쏟게 되고 로스쿨 교육의 정상상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18-05-02 15:02:29
지잡로 가는애들은 진짜 혹우임

막스 2018-05-02 11:33:49
지당하신 말씀이다.
법무부에서 '졸업자수'대비로 뽑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로 중도탈락자를 다음에 다시 뽑으므로 정원대비로하면 합격률이 100%를 초과할 수도 있다는 말도안되는 소리를 하는데 산수를 제대로 못하는 말씀이다. 전체 정원을 초과해서 뽑는 경우가 절대 없는데 어째서 100%를 초과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구차한 변명을 하는 걸로 보면 법무부에서 고의적인 통계 조작을 의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변명 말고 정원대비 졸업자 비율이 높고 또한 변시 합격률 높은 고려대, 영남대를 정말 꼼수부리는 대학은 본받아야 한다.

로스쿨 2018-04-30 11:54:15
로스쿨 폐지하고 그냥 사법시험 부활하자

2018-04-29 01:52:58
그냥 변호사 시험 붙을 자신없으면 안가면되는거고, 변호사시험 떨어져도 시간날리고 돈날리고 그래도 괜찮아도 갈사람은 가는거고

밑에 ㅋㅋㅋ 쪽팔린 세크 2018-04-26 21:12:48
합리성을 갖춰 논리적으로 자기 주장을 하고 남의 판단을 받어야 될
일을 남의 댓글이 전적으로 잘못되고 자기 주장은 맞는냥 ㅋㅋㅋ하면서얘기를 전개하는 것은 부랄찬 사내자식이라면 전나게 당당하지 못한
저열한 짓거리라 본다.(참고로 난 기레기 아님..질통지고 덴네루 까서 입에 풀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