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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법정이야기(90) -김광석과 저작권 (2)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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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3  15: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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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법률사무소 누림 변호사        
http://nulim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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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김광석 사망 후 김광석 본가와 김광석 아내 사이의 저작권을 둘러싼 소송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언급했었다. 소송의 결과는 김광석 본가(김광석의 모친과 형)의 상대방 당사자였던 김광석 아내와 딸의 승리(?)로 끝났었다. 이제 그 과정과 결과를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1) 김광석은 그의 노래에 대하여 어떤 권리가 있었을까?

김광석은 꽤 많은 히트곡을 부른 가수였다. 그가 부른 노래 중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도 많이 있었다. 노래를 작사 또는 작곡한 사람은 그 노랫말과 곡이라는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자로서의 권리, 즉, 저작권을 갖는다. 저작권은 저작물을 복제할 권리(복제권), 공연할 권리(공연권), 방송, 전송 등 공중송신할 권리(공중송신권), 배포할 권리(배포권),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할 권리(2차적저작물작성권)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권리다. 김광석은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에 대하여 저작권자로서 그 노래를 음반으로 만들어(복제) 판매할(배포) 권리 등을 갖는다. 한편,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것인지와 상관없이 그가 부른 노래에 대하여는 저작권과 유사한 저작인접권 중 실연자로서의 권리를 갖는다. 실연자란 저작물을 연기, 무용, 가창 등 예능적 방법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수다. 작사나 작곡을 하여 노래를 창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 노래를 부름으로써 저작물에 대한 가치를 높였기에 그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김광석이 부른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불렀지만 결코 그가 부를 때와 같은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실연자의 권리를 인정해야 되는 이유이다. 실연자도 저작권자와 유사하게 그의 실연에 대하여 복제권, 배포권, 공연권, 방송권 등을 갖는다. 결국, 김광석은 그가 부른 노래에 대하여는 실연자로서의 권리를, 그가 작사나 작곡한 노래에 대하여는 저작권자로서의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2) 김광석 부친과 김광석 아내의 분쟁은 왜 시작되었을까?

저작권, 저작인접권인 실연자의 권리도 재산권이기 때문에 그 권리자가 사망하면 상속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김광석이 사망하면 그 상속인들이 김광석이 가지고 있던 저작권과 실연자의 권리를 상속하게 되는데, 김광석의 사망 당시 그의 아내와 딸이 있었으므로 그들이 이러한 권리를 상속하게 되었다. 그런데, 상속 후순위인 김광석의 부친과 선순위인 김광석의 아내 사이에 분쟁이 왜 생겼을까? 김광석이 사망하기 전에 4개 앨범에 대한 제작, 판매 계약을 김광석 부친 명의로 체결한 것이 발단이었다. 김광석 사망 후 위 계약을 근거로 김광석 부친이 레코드사로부터 로열티(사용료)를 지급받게 되자 김광석의 아내가 상속인임을 내세워 로열티청구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3) 김광석 부친과 김광석 아내 간 합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타당한가?

위 소송에서 김광석 부친과 김광석 아내는 상호 합의를 함으로써 제1차 분쟁을 종결하게 된다. 그 주요 내용은, ① 김광석 부친이 계약한 위 4개 음반에 관한 판권 등 권리는 김광석 부친이 갖되, 그가 사망하면 그 권리는 김광석의 딸에게 양도됨, ② 김광석 아내는 향후 제작할 라이브음반에 한하여 그에 대한 판권 등 권리가 있음, ③ 위 4개 음반과 라이브음반을 제외한 향후 제작할 모든 음반의 계약은 김광석 부친과 김광석 아내가 합의하여 체결하기로 함이었다. 이후 김광석 부친이 사망하고 김광석 모친과 형은 김광석 노래에 대한 일정한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음을 주장하면서 김광석의 아내와 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또 다른 분쟁이 시작되었다.

 

이번 소송에서는 위 합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쟁점이었다. 법원은 위 합의내용 중 ①과 관련하여서는 3심까지 동일하게 위 합의는 화해계약에 해당하고, 그 합의에 따라 기존 4개 음반에 대한 권리는 김광석 부친의 사망으로 김광석의 딸에게 귀속되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③과 관련해서다. 2심 법원은 기존 4개 음반에 수록된 곡들의 음을 사용하여 새로운 음반을 추가 제작할 경우에 위 각 음에 대한 실연자로서의 저작인접권을 김광석의 부친과 김광석의 아내가 공유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합의는 기존 4개 음반에 수록된 음원을 이용하여 제작될 새로운 음반에 관한 것이지 그 음원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고, 위 합의를 기존 4개 음반에 대하여 김광석이 가지고 있는 실연자로서의 저작인접권 자체를 김광석 부친과 김광석 아내가 공유하기로 한 합의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결국, 김광석의 모친과 형의 주장은 모두 배척되었다.

위 합의내용 중 ①은 민법과 관련된 것으로 논외로 하고 ③과 관련하여 대법원이 저작인접권의 공유를 부정한 이유는,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의 처분 등에 관하여는 엄격한 해석을 요구하는 판례의 입장과 맞닿아 있다. 즉,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은 복제권, 배포권, 공연권 등을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인 권리이므로 이러한 권리의 양도 등 처분행위와 관련된 약정에 관하여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 합의와 관련하여서도 김광석 사망으로 김광석의 아내와 딸이 그의 저작권, 저작인접권을 상속하게 되었는데 그와 같은 권리의 일부를 다른 사람(김광석의 부친)에게 양도하는 것으로 쉽게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김광석 부친이 합의를 하면서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을 공유하는 것으로 명확히 하였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 것이다. 법원의 판결은 판례의 입장에 따른 결론으로 보인다.

(4) 김광석의 딸 사망을 알리지 않은 것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을까?

최근 위 소송 도중에 소송당자사인 김광석의 딸이 사망했음에도 김광석의 아내가 이를 알리지 않아 소송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소송계속 중 당사자가 사망하면 소송수계가 이루어질 때까지 소송절차가 중단되어야 하지만 소송대리인이 선임되어 있으면 소송절차가 중단되지 않는데, 위 소송에서는 소송대리인이 선임되어 있어 절차가 중단되지 않았어도 문제는 없었다. 또한, 위 소송은 김광석 부친과 김광석 아내의 합의를 둘러싼 해석이 쟁점이었는데, 김광석의 딸이 사망하였다고 하여 위 합의에 대한 해석을 다르게 할 수는 없으므로 판결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영원한 가객 김광석을 논란이 아닌 노래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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