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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유일 여성 법무부장관, 강금실 ‘포럼 지구와사람’ 대표
김주미 기자  |  hova@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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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4  15: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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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인사였던 ‘40대 여성 법무부장관’ 주인공
우리법연구회 출신 대법원장 후보 “뿌듯하다”
“인간중심 사고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필요”
“청년, 새로운 꿈으로 새로운 삶 펼쳐나가길”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그 말은 좀 하고 싶네요. ‘좌파’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난 좌파 아닌 것 같거든.(웃음) 나보고도 좌파라 그러고, ‘우리법 연구회’ 보고도 좌파라 그러고. 조금 엉뚱하다는 느낌이 있죠.”

‘포럼 지구와사람’의 대표로 있는 강금실 법무법인 원 고문변호사는 우리법 연구회 출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우리법 연구회는 강금실 대표가 판사로 재직 중이던 1988년, 그녀의 대학 동기 및 연수원 동기들을 주축으로 하여 여러 판사들과 교류하기 위해 만든 판사 모임이다.

강 대표는 그녀가 만든 우리법 연구회에서 대법원장 후보가 나온 것이 ‘뿌듯하다’는 말을 전하는 한편, 그가 우리법 연구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념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96년에 변호사로 개업하면서부터는 판사모임인 우리법 연구회에 더는 나가지 않았지만, 그 모임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고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예요. 김명수 후보자도 보수적인 분으로 알고 있어요. 법에서 ‘보수적’이라고 하는 것은 법대로만 한다는 거거든. 그 오해는 좀 풀려야 될 것 같네요.”
 

   
 

그녀에 따르면 독재 정권 시절 보안사에서는 재판에까지 들어와 감시를 하고 그 내용을 바로바로 윗선에 보고했다. 어떤 때는 와서 특정한 판결 주문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우리법 연구회는) 그런 숨막히는 상황을 겪고서 ‘우리 서로 말이라도 좀 편하게 하자’는 생각에서 만든 모임이에요. 법관은 굉장히 외로운 직업이거든요. 건전하게 서로 재판 잘 하는 방향을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판사들이 친목을 다져간 모임일 뿐이에요.”

“장관 시절 미완의 개혁,
현 정부에서 결실 맺길”


경기여고와 서울 법대를 나온 강금실 대표는 제23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198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을 시작으로 13년 간 판사생활을 했다.

한 동안 법원 내 여성 선후배 판사들 사이에서는 ‘강금실처럼만 일하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로 그녀는 ‘선하고 상식적이면서 일 잘하는 여성 판사’의 대명사였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4년 만인 2000년에는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를 맡았는데, 지평이 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유명 로펌으로 자리잡은 것은 그녀의 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에는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됐다. 40대 여성이 검찰 조직을 지휘하는 법무부 수장의 자리에 앉은 것은 이론(異論)이 없는 파격인사였다.

그녀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참 이것저것 했죠. 법조계에서 세 군데(판·검·변) 다 다닌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그녀는 장관이던 시점을 ‘미완의 개혁’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 때 추진했던 정책들이 현 정부에서 속행(續行)되어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에 대하여는 반색하는 모습이었다.

법무부·검찰 개혁과 관련하여, 인적 구성 역시 그 때와 연속성을 띠고 있다. 강금실 대표가 장관인 때 법무부 개혁을 위해 구성한 법무부 정책위원회는 위원장이 안경환 교수였고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한인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위원을 지냈다.

“법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검찰화는 검찰을 배제한다는 관점이 아닌, 법무부의 전문화를 위해 영역을 확대한다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어요. 참여정부 때 미완으로 그쳤던 개혁이 머지않아 완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간중심 사고에서 지구중심 사고로
 

   
 

그녀는 지난 2015년 학술·교육·문화 활동 단체인 ‘포럼 지구와사람’을 결성해 발족했다. ‘포럼 지구와사람’은 ‘생태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해 대중에 보급하고자 하는 지향을 갖고 있다.

“처음 시작은 40여명이었는데 벌써 80명이 됐어요. 고무적인 일이에요. 언뜻 듣기에 낯선 개념이라 공개적으로 크게 하기보단 역량을 키우고 내실을 더 갖추자는 생각으로 이어와서 올해 3년차를 맞이했죠. 세계적으로도 최근 2~3년 간 유엔을 중심으로 생태적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어요. 시기가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키워 나갈 생각입니다.”

포럼의 대표적인 학술활동으로는 ‘지구법학회’를 중심으로 한 ‘지구중심적 법’과 ‘지구중심 거버넌스 시스템’ 연구가 있는데, 지구법강좌와 토마스 베리 강좌를 통해 교육활동도 펼치고 있다.

또 문화예술 영역에 종사하는 회원들을 주축으로 한 생명문화소사이어티는 청년들과 아티스트들의 모임으로 성장하면서 친교의 장 역할까지 담당한다고.

“2009년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토마스 베리라는 사람의 책들을 접했어요. 굉장히 멋있으면서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글이었는데, 그래서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죠. 그의 주장은 지상의 모든 사상과 학문의 종합을 도모했기에 시야와 범위가 무척 커요. 지구와 인간을 포괄하는 우주적 맥락 속에서 상호관계를 조명하죠. 나는 당시 인간 존재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했는데, 그의 사상에서 답을 얻었다고도 볼 수 있어요. 50이 넘어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으니 개인적으로는 늦은 편이죠. 더 공부할 것이 많아요.”

개인의 인격을 중심으로 하는 근대법 체계에서는 사람만을 주체로 한다. 강 대표는 이것이 바로 ‘전환되어야 할’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녀가 소개한 이 분야의 대표적 학자인 토마스 베리의 말을 빌자면 ‘우리가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연의 권리를 논해야 하며, 지구 상의 수많은 존재가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할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과 자연의 권리’이다.

인간도 지구 상의 한 존재에 불과하기에 ‘인권’ 역시 ‘지구권’의 하나가 되고, 이 맥락에서 토마스 베리는 “지구 안의 모든 존재 중 인간에게만 권리가 있다는 것은 넌센스다”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그녀가 말했다. “지구법의 핵심은 자연을 권리 주체로 보고 자연을 보호하자는 것이에요. 근대 법체계의 근본규범이 인간 존엄에 있다면 지구법은 생명 존중이 근본규범이죠. 생명 존중은 생명들의 연속성(continuity)과 통합성(integrity)을 과학적 근거로 하는데요. 이러한 지구법체계에서 인간의 역할은 다른 주체들을 대신하고, 관리하고, 보호하는 역할로 바뀔 것입니다.”

다소 생소한 내용이라 기자가 그 말을 금방 따라가지 못하고 있자, 강 대표는 미국의 저명한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해를 도왔다.

레스터 브라운은 지구중심적 사고를, 기존의 인간중심 세계관에 대하여 가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빗댔다.

즉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이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을 폐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있고 지구가 있다’는 인식 또한 ‘지구가 있고서 인간이 있다’는 발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움의 길, 행복 가져다 줘”

중장기적으로 법률체계 변화도 도모하고 있다는 강 대표의 말에 “오랜 기간 법을 공부하고 다뤄온 법 전문가다운 구상”이라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그녀가 손사래를 쳤다.

“나는 법 공부 좀 안 해보려고 그렇게 정치도 하러 가고, 생태학을 공부하고, 곁길을 기웃거린 거예요. 근데 결국은 돌고 돌아 법으로 또 온거지. 법은 내 운명이랄까.(웃음)”
 

   
 

그녀는 무엇보다 다시 법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교류의 접점을 찾기 어려웠을 동료 법조인 들과 다시 모여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고.

세상을 가시적으로 변화시킬 힘은 결국 법에서 나오기에 토마스 베리도 작고(作故) 직전 ‘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렇기에 법을 다루는 사람들은 더 자부심과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법체계의 변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것일까. 그녀는 우선 ‘지구법’ 자체가 법학의 한 과목이라기보단 자연법적 법 원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즉 지구법의 반대되는 개념은 법실증주의라는 설명이다.

“지구법 원리는 헌법이나 민법 등 실체법에 먼저 반영되거나 작게는 지자체의 조례로도 반영시킬 수 있어요. 조례는 유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므로 활용하기가 좋은 점이 있죠. 법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 하는데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도 바람직합니다. 그렇잖아도 이번 개헌 논의를 위해 포럼의 지구법학회 회장인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를 했어요. 헌법의 환경권 조항에 ‘생명체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조항을 넣자고 제안을 했다고 해요. 전해들은 바로는 기본권 파트 개헌 논의에 참여한 분들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줘서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더군요. 기대할 만합니다.”

에콰도르는 이미 2008년에 헌법을 개정하여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법적 집행이 가능한 자연의 권리를 명시했다.

강 대표는 이것이 가능했던 원인을 ‘남미 원주민 전통과 자연생태환경이 살아있는 지역이었던 점’과 ‘굉장히 진보적인 정치인들이 그 미래 세대의 진정한 진보에 대해 의지를 갖고 헌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나아가 전체 사회가 안고 있는 정신성이 어디까지 와 있느냐, 또 정치적으로 그것이 어떤 리더 하에 어떻게 수렴되느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현재 우리 헌법상 최고가치는 인간존엄성이에요. 이것을 ‘생명의 권리’ 혹은 ‘자연의 권리’로 확대시켜 법적 권리를 누리는 존재의 다양화를 추구하자는 것이죠.”

강 대표는 처음 ‘동물의 권리’가 제기될 때 우리 사회가 일순간 거북스러움을 느꼈다가 이내 곧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 이른 것처럼, 생명과 자연의 권리 또한 이러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포럼이 주장하는 새 가치관이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수용되기까지, 지치지 않고 꾸준히 걸어가 마침내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다짐을 내보였다.

“지구와 환경을 위해 활동하는 다른 모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포럼 지구와사람’은 학문적 윤곽을 잡아나가는 체계적인 연구·교육 모임이면서 인적 구성 또한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대중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논의를 펼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에요.”

한편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스스로가 성장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서 정체(停滯)를 피하겠다는 것이다.

배움의 길이 그녀에겐 행복이라고, 또 사람들이 모임에 와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생각하게 되어 변화가 찾아왔다’고 말할 때 기쁨을 느낀다고도 전했다.

'Dream Drives Action'

‘Dream Drives Action'은 강 대표가 좋아하고 자주 쓰는 말이다. 그녀는 이 말을 이 사회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청년들의 꿈이 행동을 추동할 것이며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격려다.

강 대표는 청년 교육을 특히 중시, 지난 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첫 프로젝트인 ‘청년, 생태와 취약계층의 복지를 말하다’를 진행했다.

이는 생태적 세계관과 복지를 연결지어 삶의 가치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복지의 해법을 모색하고, 사회의 미래가치를 짊어질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의도로 기획됐다고.

청년들이 성장논리와 경쟁적 가치관에 당당하게 맞서서 이 세계를 바꿔나가는 이노베이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아울러 담았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났던 청년들은 단순히 생계 걱정이나 사회에 적응할 고민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어요. ‘나는 이렇게 살고 싶고 내 꿈은 이것’이라는 분명한 지향을 가진 존엄한 개별자들이었죠. 가치있고 아름다운 삶을 가로막거나 해치고 있는 사회문화적 모든 장애요인들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비판하기도 했어요.”

청년을 이야기할 때 그녀는 왠지 모르게 들뜬 모습이었다.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본다”고, 그녀는 분명하게 말했다. 다만 청년들의 미래는 ‘그들의 직접 그리는 꿈이 결정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금 기성세대의 어릴적 꿈은 ‘잘 살아보세’였어요. 그래서 이들은 급성장하는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잘 살았죠. 지금 청년들은 이미 너무 많이 성장해서 더는 지금까지처럼 성장할 수 없는 시점에 태어났어요. 모색을 더 많이 해야 하고 새롭게 생각해야 하는 개척의 시대입니다. 꿈을 그리는 자들이 새 삶을 만들 수 있어요. 이것은 청년들이 직접 해야 할 일입니다.”

인터뷰 김주미 기자, 사진 조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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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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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다라 2017-09-15 23:25:50

    세월이 참 빠르네요;;신고 | 삭제

    • 독후감 2017-09-14 18:08:08

      1.거버넌스(지방자치제도)-주변부권력우세-외국세력침투가능성높아짐(꼭 군사무력형태 아니라도 국적없는 문화,종교,자본 기타등등 무수히 다양한 형태로 침투가능)-사실상 국경이 무색해지는 결과초래가능성 VS 국민국가(중앙통치권력)

      2.인간중심------->지구중심(자연,사물에게도 권리부여)=법영역이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다 줌!(사실상 법으로 밥먹고사는 사람들 밥그릇 늘어나는 효과)신고 | 삭제

      • 진리 2017-09-14 16:54:10

        기존의 과학과 종교를 180도 뒤집는 혁명적인 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와 종교학자들이 반론을 못한다. 이 책은 서양과학으로 동양철학을 증명하고 동양철학으로 서양과학을 완성한 통일장이론서다. 이 책은 우주의 기원과 운행을 포함해서 자연과 사회의 모든 현상을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보면 독자의 관점과 지식은 물론 철학과 가치관도 변한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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