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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악마는 결코 어리지 않다”
정인영 기자  |  etchingu@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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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8  10: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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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정인영 기자] 며칠 전 국민들의 엄청난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부산시 여중생 4명이 1명을 집단 폭행‧상해한 사건인데, 피해학생의 너무나도 처참한 모습과 가해학생들의 극악한 행위에 더해 ‘소년법’ 적용으로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 기사화되자 많은 국민들이 ‘소년법 폐지’청원을 하고 나섰다. ‘악마는 결코 어리지 않다’며 강력범죄의 경우에는 미성년자라도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등 역대 가해자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의 가해행위나 피해자의 피해정도가 매우 크고 중대함에도 불구,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사건들이 재조명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에서도 표창원 의원 등이 처벌 필요성이 큰 특정강력범죄의 경우에는 미성년자 형량완화를 하지 않는 등의 내용으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소년법 폐지 및 개정여부를 놓고 논쟁 중이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은 압도적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은 평생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야 하는데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더 보호해주고 있다며 현행 법체계가 국민 법감정과 매우 동떨어져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또 한 TV프로그램에서 현직 변호사도 실제 가해 미성년자들은 본인들이 처벌받지 않음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선의의 법을 악용하는 경우까지 지나치게 보호해주고 있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가해자‘들’이 지난 1차 폭행사건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보복’의 목적으로 ‘야밤’에 피해자를 불러내 폭행과 상해를 했다는 점, 뾰족한 쇠파이프나 유리병, 철제의자 등의 ‘위험한 도구’로 무차별 폭행상해를 한 점, 피해자 어머니가 녹취한 증언에서 가해학생들이 ‘피 튀기는 게 좋다’니, ‘어차피 살인미수인데 더 때려’라든지의 언행들을 보면 절대 ‘어리다’고 봐줘서는 안 되는 수준이다.

한 인간이 인간을, 그것도 또래 같은 여학생을, 피흘리며 정신을 잃고 고통을 받는 것을 보면서도 죄의식 없이, 심지어 ‘살인미수’라는 인식을 하면서 더 때렸다는데도 ‘아직 어려 미숙하기 때문에’ 중한 처벌을 할 수 없고, 그들의 남은 인생을 염려하여 처벌이 아닌 교화로 가야하는 것인지. 중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잘 아는 ‘어리지 않은’ 악마들이 계속해서 이런 범죄들을 저지르는데도, 아니 아직 어리고 미숙한 아이들이 이런 끔찍한 일을 계속해서 당하고 있는데도 그걸 보호해주지도, 예방해주지도 못하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미친개가 돌아다니며 사람을 물거나 물어 죽이면, ‘악의 없이’ 그런 짓을 했어도 그 개를 잡아 가두거나 죽이거나 할 테다. 개가 아니라 사람이더라도, 악의를 가지고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데,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울 때는 사람으로 대해줘야 한다는 것이 정말 ‘인권’과 ‘정의’에 합치하는 것일지 의문이다. 어쨌든 강자보다는 약자,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의 인권 보호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법의 정의에 합치하는 것이 아닐까.

‘실수’로 저지른 잘못도 그 피해가 크다면 자기 잘못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 피해자의 고통의 무게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도 알아야 한다. 심지어 ‘고의’로 ‘반복적으로’ 엄청난 죄를 저지른 이들은 단순히 뉘우칠 정도의 ‘잘못’이 아닌 자신과 같은 한 인간의 삶과 영혼에 새긴 고통을, 자신이 그런 용서받지 못할 ‘중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하며, 그것을 새기고 잊지않게끔 해야 한다.

물론 엄벌주의가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죄를 저질렀을 경우 우리 사회에서 절대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 어리다는 이유로 용서받지도, 처벌을 피할 수도 없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그것이 사회의 상식, 통념이 되어야 범죄의 ‘일반예방’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며 피해자의 고통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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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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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익인간 2017-09-10 16:40:45

    모든 성인이 '악인'이 아니듯, 모든 청소년이 '선인'은 아니다.

    마치. 모든 청소년은 '천사'이지만, 아주 쪼금 잘못된 길에 들어가. 친구를 살해하고,
    친구를 강간하고, 친구를 7시간 감금해서, 패는게 '뭐가 문제냐?' 하는 식의 가해자 위주의
    몇몇 언론 보도를 보며 , 생각한다.신고 | 삭제

    • 홍익인간 2017-09-10 16:40:08

      소년법은 가해자의 면죄부 방식이 아닌, 피해자를 위한 방식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선에 가득찬 눈빛으로 , 피 흘리는 피해자를 쓰레기통으로 보내고, 가해자를
      보듬어 안아주는 그 언론들은 깨닫기 바란다. 자신도 공범임을.
      피해 청소년의 머리를 내리친 짱돌에, 당신 기자들의 손도 보태졌음을.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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