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대통령의 자격, 미소 짓는 꽃이어야 한다
상태바
오시영의 세상의 창-대통령의 자격, 미소 짓는 꽃이어야 한다
  • 오시영
  • 승인 2017.04.07 11:5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꽃은 목적을 가지고 피지 않는다. 꽃은 봄이면 그냥 피어난다. 본능이다. 어찌 보면 인간만이 누구를 위해 산다고 말하는 유일한 존재인지 모른다. 자신의 존재의미를 누군가를 위한 존재라고 밝힘은 사실은 그런 존재가 아님을 감추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서울구소치소에 구속되었다. 수번 503이다. 잠시 “멍”한 진공상태로 빠져들겠지만, 곧 현실에 적응할 것이다. 공주처럼 대접받고만 살아 왔으니 수감생활을 잘 하지 못할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도 많지만, 아마 아주 잘 적응하리라 본다. 시간의 흐름 속에 의식이 진공상태에 머물 것이기 때문이다. 무감각, 무념상태에서 햇살이 창살을 스며들 듯, 봄이 되면 꽃이 피듯 그렇게 막연하게 순간에 적응하는 무의식에 갇힐 것이기 때문이다.

바깥세상이야 바쁘게 돌아가겠지만, 시계의 초침이 분침이 되는 서울구치소 내 독방은 시간의 흐름이 멈추고, 햇살이 멈추고, 꽃향기가 멈추게 될 것이다. 막막해지면 시간이 멈춘다. 시간이 멈추면 의식이 멈추고, 의식이 멈추면 자기 자신조차 낯선 타인이 된다.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오직 하나의 생각, 나는 언젠가, 아니 금방 나갈 것이다라는 생각 하나만이 전신을 지배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간 뒤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할 것이다. 상을 주어야 할 자, 벌을 주어야 할 자를 가를 것이다. 상의 크기를 정할 것이고, 벌의 크기를 저울질할 것이다. 매일매일 그 일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무의식의 세계로 가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가 각 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결정되었다. 현재까지는 문재인 후보가 여론지지도에서 앞서가고 있고, 안철수 후보가 그 뒤를 쫓고 있다. 모두의 셈법이 복잡한 가운데, 김종인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였다. 정운찬 전 총리와 홍석현 중앙일보 전 사장 등과 몇 차례 회합을 갖더니 김종인 전 의원이 직접 출마를 선언하였다. 다섯 명의 각 당 후보들을 자신이 막후 조정 내지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듯하다. 그의 의식 구조 속에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도 다소 차이는 있지만 반문연대의 기치를 내세우며, 친문연대가 친박연대와 다를 바 없는 패당정치가 되고 말 것이라는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연대는 대외적으로 100% 책임을 진다는 법률용어이다. 연대채무는 주된 채무자 모두가 각자 채무를 100% 채권자에게 지는 채무이다. 연대보증은 보증인이 주된 채무자와 함께 주된 채무를 100% 책임지는 보증을 말한다. 어찌 되었든 대외적으로 100% 책임을 지는 법률용어이다. 물론 연대채무자 상호간에는 내부적으로 부담부분이 있다. 그 내부적 부담부분은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1/N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연대채무자 1인이 전체를 책임지거나 일부만 책임지는 방식으로 다르게 정할 수도 있다. 연대채무자 또는 연대보증인의 내부적 협약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연대는 이처럼 대외적으로 100%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연대채무의 법적 의미는 대단히 크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자신이 중심이 되는 비문연대의 꿈,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는 듯싶다. 어떠한 이합집산이,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수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권을 잡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하는 독한 심정들이 될 것이다. 그렇게 잘못 될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권 획득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첫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아니 그때까지 쌓여온 우리나라의 고질적 폐해인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느냐이다. 예전과 같아진다면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열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으며 그녀를 범죄피의자로 구속했겠는가? 역사의 발전방향에서 볼 때 미래의 대한민국은 과거의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과거에 쌓인 악취 나는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가가 첫 번째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둘째, 대통령의 인품이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여부이다. 대통령이 인간 그 자체로 존경받을만한 인품의 소유자인가 역시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한 인간의 인품이 존경받을만하지 않다면 그가 어떻게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있는가? 모든 조직에는 리더가 있다. 깡패집단에도 있고, 일상사회의 모든 조직에는 리더가 있지만, 인품이 합당하지 아니한 자가 리더가 되면 그 조직이 망가지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를 극단으로 보여주고 있다. 셋째,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이다. 대통령이 될 자에게 탐욕이 없어야 하고, 지혜가 넘쳐야 한다. 무엇보다 성실해야 한다. 사리분별력이 결여되어 있으면 어떻게 엄청난 국정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에 범인을 뛰어넘는 탁월한 능력과 자질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섯 명 정당후보들의 면면을 유심히 살펴야 할 까닭이다. 넷째, 미래를 꿰뚫는 혜안이 필요하다. 생각이 과거에 갇혀 있고, 미래를 보지 못하면 국가의 정체를 가져오게 되고, 후퇴를 반복하게 된다. 정체는 곧 후퇴이기 때문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하고, 청년들에게 희망과 예측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대통령은 건강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신이 건강해야 하고, 육체가 건강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신과 육체가 모두 건강하지 못했다. 최태민이라는 사이비 종교 교주에게 정신이 포박당해 있었고, 육체가 건강하지 못했기에 조금만 격무에 시달리면 아프다며 드러누워야 했다. 외국순방만 다녀오면 어김없이 며칠씩 아파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였으니, 어떻게 힘든 격무에 시달려야 할 대통령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겠는가? 여섯째, 대통령은 따뜻한 마음씨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민과의 공감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독수공방에서 홀로 수행 정진하는 수도승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아픔, 특히 가난하고 약한 자의 고통과 어려움을 같이 공감하며 그들을 어떻게 위로해 줄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공감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가장 부족했던 것이 바로 공감능력의 부재였으니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보여주었던 박 전 대통령의 무감각한 잔인한 미소를 본란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이라면 최소한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따뜻한 애국애민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일곱째, 대통령은 안보의식이 강해야 한다. 남북긴장상태에서 국가의 보위를 지켜야겠다는 강한 안보의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안보의식이 단순히 적대적 대립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상대를 대화의 장소로 이끌어낼 수 있는 협상력,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주변 강대국들과의 사전조율 등 모든 것을 조화롭게 이끌어 낼 수 있는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여덟째, 국제적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하루 생활권이 되어버린 지구촌에서 인종과 지역을 초월한 범인류적인 글로벌 마인드를 갖출 때 외국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국부를 극대화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세계최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상호 역학관계를 잘 활용하고, 일본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북중남미 등 세계 각국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아홉째, 결단력과 용기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리사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과감하게 결단력을 발휘하여 위험에 처할 때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고, 국가 위기에 처했을 때 소탐대실하지 않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열째, 국가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조직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함부로 남용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어야 하고, 국가공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부하직원을 통솔하고, 올바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솔선수범 태도가 필요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열하나째, 복지에 깊은 애정을 가져야 한다. 국가의 존재가치가 지배와 속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비롯한 국가의무를 실천하는 국민들을 행복하고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함에 있음을 이해하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강한 신념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열둘째, 기업과 근로자의 이해관계,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나치게 기업편중적 국가정책 수립에서 빚어진 소득격차의 악순환이 시정되고 더불어 일정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이익과 근로자의 이익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열셋째,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음악을 많이 알고, 소설이나 시를 읽으며, 영화를 관람하고, 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등이 검증되어야 한다. 저속한 한류가 아닌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한국문화를 발전시키고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이해력이 있어야 한다. 열넷째, 항시 미소 짓는 사람이어야 한다. 언어가 곱고, 얼굴이 온화하며, 선함이 잔잔한 미소 속에 스며있어야 한다. 부드러워야 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함께 미소가 나와야 한다. 얼굴에 야비한 미소가 흐르거나 교활함이 넘치거나 적대감이 넘쳐서는 안 된다.

열거하자면 한이 없겠지만, 최소한 이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촛불을 밝혔던 국민은 친문이니 반문이니, 자강이니 연대니 하는 대결프레임이 아닌, 대통령으로 나선 이가 이런 최소한의 능력을 갖춘 인간인지, 그러한 능력을 국민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실천할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국민은 계속 물어야 한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당신은 저러한 능력을 어떻게 국민에게 보여줄 것인가?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묻자.

제발 당부한다. 경상도 영남사람들은 친박이니 티케이니 우리가 남이가니 등등 이런 지역패권주의, 영남패권주의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계속 그런 프레임에 갇혀, 우리 고향 사람이니, 같은 대학을 나오고 같은 혈연, 지연이라는 이유로 똑 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그대들은 바보 멍청이다. 제발 당부한다. 전라도 호남사람들도 호남의 사위니, 김대중·노무현의 적자니 하는 지역타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제까지 니 편 내 편을 가르고 쓸데없이 쌈박질을 할 것인가? 소위 호남패권주의라는 또 다른 집단심리주의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의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인지 후보자를 관찰하고 감시감독하자. 그래서 나라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가의 미래를 도모할 가장 적임자를 사심없이 뽑아야 한다.

친문이니 반문이니가 아니라, 위와 같은 최소한의 조건들을 갖춘 이가 누구인지,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선거의 진실을 꿰뚫고 실천하는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에는 제발 전 국민이 철이 좀 들었으면 한다. 너도 들고 나도 들고, 제대로 철이 들어 이성적이고 합리적 선택을 하였으면 한다. 거짓 선동가들에게 속지 말자. 젖 짜듯 지혜를 발휘하고, 서로의 지혜를 집단지성으로 공유하자. 꽃이 저절로 피듯, 저절로 향기를 발하듯, 저절로 벌과 나비가 몰려들 듯, 우리가 사랑할 수 있고, 믿을 수 있고, 존경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자. 그런 자격이 없어 보이는 자를 솎아내자. 악취나는 쓰레기에게 속지 말자. 제발 제 정신 좀 차리자.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88 2017-04-08 21:13:42
안철수 가자 문재인은 이미 정권의 수뇌부로 잇엇다 우병우같은 민정수석 위치에서 노통 보좌했는데 솔직히 노무현 정권은 기대이하였다. 저번에 안은 양보도 했는데뭐

안철수 2017-04-07 12:24:18
4차산업 안철수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