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내홍’ 봉합되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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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내홍’ 봉합되나 마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7.03.31 18:2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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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용 전국회장 “총회산하 예결특위 설치” 주장
11개 지방회장 “내분 책임지고 회장직 사퇴해야”

출범과 동시에 임원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과정을 두고 내홍을 겪은 새 집행부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 김현 호(號)가 총회 산하에 운영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임원 선임 난항 끝에 가까스로 닻 올렸지만...

김현 신임 협회장 체제의 집행부 임원과 의장, 감사 등을 정하기 위한 ‘2017 대한변협 정기총회’가 열린 지난 2월 27일, 의사진행과정에서 ‘총회를 진행할 총회의장을 투표로 정해야 한다’는 이의제기가 나왔다.

하지만 관행대로라면 총회 의장은 신임 협회장이 추천한 인사를 전임 협회장이 추대하고 대의원들 역시 박수로 동의하는 방식으로 선임되는 바, 이 날도 김현 신임 협회장이 추천한 윤재윤 변호사(연수원 11기)가 총회 의장에 추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특히 로스쿨 출신) 대의원들로부터 “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성과 함께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결국 현장에서 추천받은 강원지방변호사회 회장 조동용 변호사(연수원 14기, 전국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 회장)가 총회 의장으로 당선됐다.

협회장 추천이 아닌 현장에서 투표로 선출된 자가 총회 의장을 맡은 것은 변협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더해 임원 선임안도 논란이 됐다. 협회장 지명 임원 선임 역시 관행대로 박수와 거수로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일부 대의원들은 로스쿨 제도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임원이 포함됐다며 표결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또 이러한 표결에도 대리권 위임행사가 가능한지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결국 의사 정족수 미달로 폐회됐다.

3월 7일 임시총회가 개최됐지만 이날 역시 격한 공방이 오갔다. 결국 변협 사무국은 임원 선임은 총회의 결의로 선임이 가능하다는 해석 속에서 대의원 거수투표가 진행, 찬성 209 반대 161로 임원선임안이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조동용 총회의장은 퇴장했고 대신 임시의장이 추천돼 총회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조동용 의장측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측이 총회결의부존재확인소송과 임원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 등 법적 절차를 예고했고 김현 협회장은 조동용 의장에 대한 징계 검토로 맞받아치면서 내홍은 더욱 짙어졌다.

이후 일부 지방변호사회장은 변협내분 사태에 우려를 표하며 조동용 총회의장에게 전국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 회장직 사임을 권고, 조 협의회 회장은 이를 받아들여 사임의사를 밝히기로 했고 김현 협회장은 조 회장에 대한 징계처분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홍은 잦아지는 듯했다.
 

▲ 사진은 지난 2월 27일 대한변협 정기총회의 한 장면

■ 조동용 “막강한 협회장 견제 회칙 신설 후 사임”

하지만 복수의 대의원에 따르면 30일 조 의장은 전국 대의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4월말 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 정기 회의에서 협의회장직을 사퇴”하되 그 이전 임시총회에서 “총회 산하에 운영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의 설치 관철” 행보를 예고했다.

즉 제왕적 협회장에 의한 독재적 협회 운영을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한 임원선출과정의 민주성뿐만 아니라 운영과정의 민주성까지 담보될 수 있도록 회칙을 개정하고 난 뒤 협의회장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보였다는 것.

이같은 행보에 대해 14곳 지방회 중 서울·경기중앙·경기북부·대전·충북·광주·대구·경남·울산·부산·제주 11개 지방회 회장들은 같은 날 대의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조 회장의 즉각적인 지방변호사협의회 회장직 사임을 요구했다.

이들 회장들은 “대한변협 조사위에 회부되었다는 이유로 협의회장 자진 사임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던 조 의장이 본인에 대한 징계절차가 무징계로 종결되자, 급기야 협의회에 속한 전국 각 지방변호사회장들이 자신의 주장과 행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왜곡된 내용의 이메일을 대의원들에게 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조 의장의 즉시 사임 요구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들 회장들은 “조 의장이 주도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 의장은 물론 어떤 회원과도 협의하거나 소통한 일이 없으며 조 의장과 그 지지 그룹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 사실도 없다”며 일련의 변협내분 사태 관여 의혹을 일축했다.

■ 일부 변호사 “이젠 그만...조속히 내홍 수습돼야”

한편 내홍은 기존의 총회 및 회무 운영을 관례대로 하겠다는 새 집행부와 관행을 깨고 민주적인 절차를 강조하는 로스쿨 출신간의 대립 때문이라는 것이 법조계 내부의 전언이다.

이 또한 피상적 분석일 뿐 실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기성 법조계에 대한 대반격이라는 해석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서초동 법조타운의 A변호사는 “로스쿨 출신들이 그동안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로부터 무시를 받아왔다는 데에 대한 자신들의 입지 제고를 위한 집단행동에 가깝다”며 “실제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 김현 회장이 이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지만 배신을 당했다는 피해의식이 강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특히 법조시장에서는 조 회장의 이같은 행보 뒤에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대표하는 한국법조인협회가 있다는 후문도 있다.

B변호사는 “로스쿨 출신들이 그동안 법조시장에서 많은 무시를 받아 온 것에 대해 기성 법조인으로서 안타깝고 이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 절차적 정당성과 회무의 민주적 운영 요구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세를 형성해 집행부에 태클을 거는 것은 보기가 민망하다”고 전했다.

다만 대한변협 한 대의원은 “어떤 이유에서든,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나라도 어수선한데 법조단체마저 어수선한 모습들을 국민들에게 보여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며 “이같은 분란이 조속히 종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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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04-03 16:49:20
고로췌. 이성진 기자 바른 말 한다. 하던대로 그냥 회칙이고 뭐고 협회장이 원하는대로 박수로 짝짝짝 통과시키면 법조화합도 되고 얼마나 좋아

기자 참ㅋㅋㅋㅋ 2017-04-02 08:35:18
그럴 일도 없었겠지만 법조인 되었으면 어떤 법조인이었을지 뻔하네여 ㅋㅋ

음? 2017-03-31 20:02:59
아니 민주주의 절차로 가자는데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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