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윤의 로스쿨 이야기 6 / 로스쿨 1학년 학점관리방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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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윤의 로스쿨 이야기 6 / 로스쿨 1학년 학점관리방법 1
  • 문덕윤
  • 승인 2017.01.06 1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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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재학생에게 1학년 학점은 자존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로스쿨에 들어가서 마주치게 되는 현실은 생각보다 험난합니다. 3년간 읽어야 하는 텍스트의 분량은 의대생들보다 더 많고, 매학기의 학점에 따라 실무수습의 기회가 주어질지 여부가 결정되며, 의사면허가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할 일 없는 의대생과는 달리 내가 변호사 시험에 떨어지는 50% 안으로 들어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끼고 변호사 시험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로스쿨 입학이 여러분에게 꽃길 3년을 보장해 주지는 못합니다. 내가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끊임없이 자기를 시험하고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3년이 될 겁니다. 그런 점에서 1학년 학점은 중요합니다. 우선 자신이 정말 법학에 적성이 있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고, 실무수습의 기회와 직결되며, 입학 후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평가받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학업에 대한 자신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고해 주신 이화여대 로스쿨 8기 K씨는 그런 점에서 로스쿨에서의 일 년을 참 잘 꾸렸습니다. 비법학사임에도 10등 이내의 석차와 4.2가 넘는 학점이라는 결과를 거두신 점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제 눈에 더 대단해 보인 것은 “마무리하며”에서 보여주신 태도입니다. K씨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는 믿음을 가지면서 동시에 타인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방법론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겸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일 년을 야무지게 끌어갈 수 있는 건강한 태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남은 로스쿨에서의 시간, 그리고 변호사가 된 이후의 시간에서도 K씨가 자신의 길을 매순간 충실히 걸어가기를 기원합니다.
 

 

제6화 : 로스쿨 1학년 학점관리방법 1

Ⅰ. 들어가며

로스쿨에 입학하며 모두들 한 번 쯤 학점관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비법학사로서 학점관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제 갓 법 공부를 시작하는데, 1학년 학점이 중요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은 부담스럽게 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1학기 때에는 석차 10등 안에 들 수 있었고, 2학기에도 4.2이상(평점4.3만점)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제가 비법학사임에도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남들보다 특별히 큰 노력을 하거나 탁월한 리걸 마인드를 갖추어서 라기보다는 단지 남들보다 시행착오를 덜 겪은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기회를 통해 저의 공부 방법 내지 학점관리 방법을 나누며 누군가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선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앞으로의 이야기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방법이기에 각자의 성향을 염두에 두고 참고해주셨으면 좋겠고, 로스쿨별 커리큘럼 혹은 교수님에 따라 이러한 방법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먼저 저의 1학년 전반의 학습 방법 내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해 본 후, 구체적 시기에 따른 공부 방법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Ⅱ. 1학년 학점 관리의 중점 Point

1. 기본서 중심의 공부

2000페이지가 넘어가는 민법 교과서와 낯선 용어들이 추상적으로 서술되어져 있는 형법 교과서를 보게 되면 ‘지겹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보다 얇고 깔끔한 강사저의 유혹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러나 교수님들과 주변 법조인들의 ‘기본서를 봐야한다’는 조언을 듣고, 1학년 때에는 기본서를 충실히 보겠다는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그래서 학원 강의도 일부러 김준호 저로 수업하는 정연석 변호사 님의 강의를 선택하여 들었고, 지금은 그런 저의 선택이 옳았다고 봅니다.

저는 ‘법학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책이기 때문에 기본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단편적으로 조문들이나 판례들을 공부하는 것은 금방 휘발되기 마련입니다. 어떠한 조문 내지 판례가 나오게 된 배경이나 관련된 법학적 논의를 살펴보게 되면 법학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함은 물론 기억에도 더 오래 남게 됩니다. 이러한 논의가 수험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학적 사고력에 깊이를 더해주기에 앞으로 법률가로서 활동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본서와 공부와 관련하여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①먼저, ‘다회독’입니다. 특히 비법학사한테는 깊이 있는 일회독보다 다회독이 더 적합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법학 기본서를 차근차근 읽으며 완벽한 이해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뒷부분을 공부한 후 다시 보면 이해가 가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험 전 기본서를 최소 5회독에서 많게는 7,8회독 까지 보고 들어갔었습니다.

②그리고 이런 다회독을 위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필기법’의 중요성입니다. 다회독을 하라는 의미가 여러 번 ‘정독’을 하라는 것이 아니고 여러 번 빠르게 훑어보라는 것인데, 이 때 빠른 독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필기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학교의 민법 교수님과 선행학습을 함께 했던 정연석 변호사님의 조언을 토대로 판례는 빨간 형광펜, 내용은 노랑, 조문은 초록, 학설은 파란색으로 표시하는 등 저만의 필기법을 만들었고, 이를 모든 과목에 공통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이런 방식이 처음에는 번거로울 수 있으나 익숙해질수록 무엇이 판례고, 학설인지 등이 눈에 바로 들어오며 빠른 독해를 가능하게 하기에 유용합니다.

2. ‘시뮬레이션’ 중심의 공부

이 방법은 사실상 제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학기 초 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사례형 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시험이 사례형으로 출제되는 반면, 비법학사에게 사례형 만큼 낯선 시험 유형도 없기 때문이죠. 동기들 중에는 유명한 사례집을 필사하며 공부하기도 하고, 쟁점별로 모범답안을 작성하며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1학기 중간고사 때는 시험 범위가 적기도 하고, 실제 사례로 나올 만한 쟁점이 많지 않았기에 모범답안을 준비해놓고 완전히 암기하는 방식을 택했었습니다. 그러나 준비한 답안에 없는 질문이나 사안이 조금 달라지면 아는 것임에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그 한계를 금방 느꼈습니다.

이후 택한 방법이 ‘시뮬레이션’을 통한 준비입니다. 이 방법은 사실 제가 수강한 메가로이어스의 정연석 변호사님이 강조하시는 방법입니다. 기본서를 읽으면서 항상 사례형 문제를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례집을 볼 때에도 해당 사례에 대한 고민 뿐 아니라 사안이 달라질 경우에는 답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고민도 해보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 훈련을 통해 사실상 하나의 사례 문제를 풀면서도 2-3개 이상의 사례 문제를 푸는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죠. 이 방법은 학교 시험 준비를 할 때에도 특히 유용하였습니다. 시험 범위 중 주요 쟁점의 가장 기본적인 사례 문제에 대해 모범 답안을 작성해두면서, 사안이 조금씩 변형 될 경우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정리해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2학기에는 보다 유연한 사고를 하며 시험에 임할 수 있었고 더 좋은 성적을 얻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3. 민법 중심의 공부와 ‘강약조절’

입학 전부터 1년 동안은 민법 과목에 집중해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민법이 법학 전체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물론, 현실적으로 당장 1년 간 커리큘럼 상에도 민법 과목의 이수학점이 가장 높아 학점과도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법은 제가 유일하게 학원 강의를 들으며 공부한 과목이기도 합니다. 입학 전과 여름방학 때 정연석 변호사의 강의를 통해 민법을 1회독 하였고, 이번 겨울 방학에도 민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한 번 보기도 지겨운 민법 책을 여러 번 보기 위해서는 ‘강약 조절’이 필수적입니다. 배경설명과 같이 단순히 맥락만 파악해도 되는 부분, 학설 대립 중에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논의와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것, 객관식용 판례와 사례 출제 가능성이 있는 판례를 구별하는 등의 작업을 해야 짧은 시간 내 효율적으로 1회독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작업을 1학년이 당장 혼자서 해내기 힘들다는 점에 있습니다.

학교에는 이런 작업을 함께 해주시는 교수님도 있는 반면, 모든 논의를 동일한 강도로 다루거나 자신의 학문적 관심에 따라 비중을 두고 다뤄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변호사시험에서의 수험적합성이 떨어지는 쟁점이라도 교수님이 중요하게 다룬 논의라면 학교 시험에서 출제가능성이 있기에 당연히 공부를 해야겠지만,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입니다. 즉 변호사시험에서는 중요한 쟁점인데 교수님이 수업시간에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경우이죠. 이번 학기에 물권법 중간고사 때 이야기입니다. 판례 위주로 강의하시는 교수님의 수업이었는데, 수업 시간에는 판례 번호만 언급하시며 읽어보라며 넘어간 판례가 시험에 출제되었습니다. 사실상 수업에서 다루지 않았던 판례라 많은 학생들이 놓친 쟁점이었는데, 다행히 저는 정연석 변호사 강의를 통해 변호사시험에 출제가능성 있는 중요한 판례라고 숙지하고 있어서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분반에서는 교수님께서 언급조차 하지 않은 판례를 시험에 출제하신 뒤, ‘중요한 판례라서 여러분이 평소에 얼마나 공부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수업시간에 가르치지 않았다’라는 폭탄 발언을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과서를 읽을 때에도 강약을 조절하며 보되, 중요한 논점과 판례들은 무조건 숙지해야 하는 것인데, 처음부터 스스로 이런 능력을 갖추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법학 초행자라면 선행학습 강의나 스터디를 통해 법학 전반에 대하여 균형감을 잡아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을 거쳐 놓으면 학기 중 중요 쟁점에 대해 교수님의 강의를 하시는 경우 더 심도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고, 만약 교수님이 수업하시지 않은 부분이라도 변호사시험에서 중요하다면 따로 공부를 해둘 수 있어 학점관리와 변호사시험 모두를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Ⅲ. 시기별 학습 방법

짧게나마 시기별 학습 방법에 대해 꼭 이야기 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한 학기 내내 동일한 강도로 공부할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1학기 중간고사 때 첫 시험이라는 긴장감 때문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속칭 ‘열공’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중간고사 때 결과가 전반적으로 괜찮았지만, 문제는 기말고사 기간에 힘이 빠져 거의 공부를 하지 않다가 벼락치기로 겨우겨우 버텨냈기에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2학기 때는 시기별 공부패턴을 따르며 다소 안정적으로 학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1학기 때의 저의 모습을 거치지 않았으면 하기에, 저의 이야기를 토대로 학기 중에 현명하게 강약 조절을 하며 공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셨으면 합니다.

①아직 시험과 거리가 먼 일상 시기에는 철저한 예습 복습 위주의 공부를 하였습니다. 수업 전 가볍게 기본서를 읽어보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따로 체크를 해놓았고, 수업 후에는 앞 서 말한 나만의 필기 방법으로 시험 기간을 대비하여 읽기 좋게 만들어 놓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는 학기 중 상대적으로나마 여유가 있기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서는 여가 시간을 갖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등 시험 전 미리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것에도 신경 썼습니다.

②시험 2주-3주 전부터는 다시 기본서를 읽으며 시험 직전에 볼 수 있는 나만의 자료를 만드는 과정을 거칩니다. 저는 앞 서 언급한 대로 주로 주요 쟁점들을 정리한 후, 거기에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며 내용을 덧붙여 가는 식으로 준비하였습니다.

③시험기간 중 학습방법은 학점과 직결됩니다. 제가 시기별 학습 방법에 대해 꼭 말하고 싶었던 두 번 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기본서를 다시 1회독 하고 가는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만약 교수님이 기본서 대신 사용하는 자료가 있다면 그 자료를 1회독 하셔도 됩니다). 사실 시험기간 중에는 매일 같이 엄청난 양의 내용을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기본서를 볼 염두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를 추천하는 이유는 불의타 방지에 있습니다. 보통 자신이 정리해 둔 자료를 위주로 암기하다 보니 그 외의 내용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며 ‘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르구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를 위해 시험 전에 빠르게 기본서를 보면서 자기가 정리하지 않았던 쟁점을 한번 체크하고 가면 시험을 보며 교수님께 큰 배신감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Ⅳ. 마무리하며

저 역시 아직 법 공부가 많이 부족한 학생인데 남들에게 학점 관리 방법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참 멋쩍습니다. 오늘 제 얘기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마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결정을 믿고 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입학해서 공부를 하다 보면 다른 동기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누군가 어떤 수험서를 샀다 하면 나도 괜히 그 책을 사야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런 고민을 여러 번 했었고, 괜히 샀다가 한 번도 보지 않고 책장에 꽂아두게 된 책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가 선택한 건 기본서와 기본 사례집 한권에 학교 시험에서 객관식을 보는 과목의 경우 객관식 문제집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이것만 봐도 되는건가’라는 불안감이 이제는 ‘뭐든 내가 선택한 것을 충실히 보면 되는구나’라는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꼭 제가 말한 대로 기본서를 보지 않아도,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신 여러분만의 공부 방법과 도구를 만드시고, 그 후에는 자신이 선택한 결정을 믿고 그 방법에 따라 충실히 공부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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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정정 2017-01-09 09:15:31
아직 9기는 입학도 안 했는데 9기라니요. 오타가 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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