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55)
박준연  |  desk@lec.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11.04  10:55:0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박준연 미국변호사

뉴욕주 바 시험, 시험의 불안

지난 주말에는 7월 뉴욕주 바 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7월 시험은 뉴욕주 시험의 형식이 통합 변호사 시험(Uniform Bar Exam)으로 바뀌고 처음 실시된 시험이라 더더욱 불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응시자들도 많았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시험 형식이 바뀌고 채점도 더 빨라졌는지 내가 시험을 치렀을 때는 미국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는 11월에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번에는 10월말에 벌써 결과 발표가 있었다.

시험 결과, 합격률 분석 기사를 읽으면서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 결과를 기다리던 기억을 떠올렸다. 로스쿨 졸업 후 7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서 로펌 취직이 취소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다음(2월)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사정을 감안해도, 높은 합격률-올해 7월 뉴욕주 바 시험의 경우, 총 응시자의 64%, ABA 공인 로스쿨 졸업생인 첫 응시자의 경우 83%가 합격-을 고려해도,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불안한 마음이 쉽게 가시는 것은 아니었다.

시험 결과 발표 뉴스에 이어 뜨는 인터넷 광고가 "바 시험에 불합격했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광고가 나왔다. 그 광고를 낸 비교적 소규모의 바 시험 준비 서비스는 나도 조금 이용한 적이 있었다. 광고 자체는 납득할 만한 내용이었지만, 그 회사의 뉴욕 바 시험 직전 이틀 정리 코스를 수강했던 기억이 나서 쓴 웃음이 났다.

소비자의 불안한 마음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은 딱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처음 여기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 것은 외무고시를 준비하면서였다. 특히 외무고시는 선발 인원이 적고 그만큼 준비하는 학생의 수도 적었기 때문에 준비 학원 수업의 수도 적었다. 지금에 비해 인터넷으로 수험 정보도 구하기 쉬운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험 준비 학원 수업, 주변 수험생을 통해 수험 정보를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때 선택 과목으로 무엇무엇을 선택하면 반드시 불합격한다거나,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불합격한다고 단언하는 사람들을 접했다.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야 별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걸 알았지만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바 시험 준비 광고를 낸 모 서비스도 그랬다. 다수가 이용하는 바브리(BarBri) 과정을 이용해서, 과정의 진도를 80% 정도는 따라가고, 모의시험도 열심히 풀어보면서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그 모 서비스의 시험 최종 정리 이틀 과정을 신청했다. 마침 그 서비스에서 전년도 바 시험 문제 몇 개를 그대로 맞추었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소문도 돌기도 했고, 강의장소도 바 시험 장소인 재비츠 센터(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여서 시험 장소에 익숙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여름인데도 외투가 필요할 정도로 냉방이 센 회의장에서 모의시험을 보고 해설을 들었다. 모의시험은 많이 어려웠고, 점수도 놀랄 정도로 낮게 나왔다. 게다가 시험 직전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중국 음식점에서 테이크아웃한 음식을 먹고 심한 배탈이 나서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었다. 모의시험 문제를 해설하는 수업은 일부러 불안을 부추기나 싶을 정도로 이건 시험에 꼭 나온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또 유명한 정치인이자 변호사인 누구누구가 처음 응시에선 바 시험에서 실패를 했지만 이 수업을 듣고 바로 합격했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그런 얘기에 화를 내면서 차라리 혼자 공부 정리하는 것이 낫겠다고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로스쿨 동기도 있었다. 소심한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어쨌든 해설 수업은 끝까지 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런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또 불안함을 느껴 더 꼼꼼하게 시험 준비를 하고 여러 부분을 챙긴다면 불안함이라는 감정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불안하면 주변 사람들도 역시 불안하고, 그런 불안함을 부채질하는 사람들의 말은 걸러 듣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바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박준연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근인기기사
법률저널 인기검색어
댓글 많은 기사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법률저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01~2013 LEC.co.kr. All rights reserved.
제호: 법률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상연  |  발행인: (주)법률저널 이향준  |  편집인: 이상연  |  등록번호: 서울, 아03999  |  발행일: 1998년 5월 11일  |  등록일: 2015년 11월 26일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복은4길 50 법률저널 (우)151-856  |  영문주소 : 50, Bogeun 4-gil, Gwanak-gu, Seoul  |  Tel : 02-874-1144  |  Fax : 02-876-4312  |  E-mail :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