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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29)-학문하기 위한 공부와 합격하기 위한 공부
고성춘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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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1  11: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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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때 본 1차 시험은 실력도 없이 본 것이었으므로 당연히 떨어졌고 그 다음해인 대학교 4년 때 본 1차는 충실하게 공부한 덕분으로 별 탈 없이 합격하였다. 문제는 객관식에는 강한데 주관식에는 매우 약하다는 것이었다.

학력고사를 예로 들어보면 암기과목이나 어학은 통틀어 딱 1문제만 틀렸을 정도로 암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수학이 점수가 제일 나오지 않았다. 수학이 하기 싫어 문과로 왔을 정도로 수학은 자신이 없었다. 이것은 고시공부 내내 장애물로 작용하였다.

   

수학과 시험공부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하겠지만 분명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학은 숫자의 학문이 아니라 생각의 학문입니다. ‘왜?’, ‘왜?’ 라고 묻는 것이 수학의 핵심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수학〉의 저자인 배종수 교수의 말씀처럼, 수학은 요령이나 논리의 비약이 통하지 않는 학문이므로 차분하지 못하고 덤벙거리는 성격보다는 논리적이고 치밀한 성격의 사람이 더 잘한다. 이러한 성격은 공부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또한 그러한 사람들은 계산이 정확하고 논리가 확실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도 수학적으로 계산해 볼 수도 있다. 수험생들에게는 ‘공부량’과 ‘시간’의 값은 주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 즉 자기가 공부해야 할 과목과 시험기간은 정해져 있다. 그러면 시간을 공부량으로 나누면 하루의 량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변수가 있게 된다. 즉 머리는 자꾸 잊어버린다는 것과 몸은 지쳐 간다는 것이다. 이 두 변수들을 대입해서 합격이라는 값을 도출해 내야 한다. 결국 개념과 논리가 정확한 사람이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합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잘 찾아내기 마련이다.

2차를 처음 공부할 때였다. 남들은 몇 년 동안의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단원별로 공부의 강약을 조절한 반면에 나는 바로 전년도에 나온 기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보았다. 그리고 학문하는 사람도 논쟁의 여지가 많아 단순히 소개에 불과한 학설들도 석사논문까지 읽어가면서 공부했으며 결국은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시간만 낭비하였다. 떨어지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수험생은 학문하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 이었다.

즉 수험생은 합격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지 학문하는 사람처럼 깊은 지식을 탐구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수험생은 시험기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을 받는 존재이다. 책을 읽다 보면 모르는 것이 나올 때 이 책 저책 뒤져가면서 알아보고 싶은 유혹이 당연히 든다. 그러나 시험장에서는 ‘책 내용보다는 목차만이라도 확실히 외우고 올 걸’이라는 후회만 남는다. 학문하는 사람들과 달리 수험생은 답안을 얼마나 간결하고 명확하게 논리적으로 쓰느냐가 오히려 깊이 많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수험생은 그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수험생은 시험에 합격할 정도의 양과 깊이만 공부하면 된다고 본다. 그 수준은 책에 있는 목차들을 보고 책 내용을 떠올릴 수 있고, 시험장에서의 짧은 시간동안에 1년 동안 공부한 전체 내용을 쭉 훑어볼 수 있는 정도이다.

실제로 그 정도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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