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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산책 136 / 감정평가업계 동향, 행간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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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산책 136 / 감정평가업계 동향, 행간을 읽다
  • 이용훈
  • 승인 2016.10.07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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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감정평가사

신문기사 그리고 방송기사까지. 언론이 말하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닐 때가 너무도 흔하다. 언론사가 거창하게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존재한다고 목에 핏대 세울 필요까지는 없는 시대다. 민낯이 드러난 지 오래다. 특정 신문이 특정 사실을 부각시키고 계속적으로 여론을 환기시키려 할 때, 그 의도를 명명백백 밝히지 않는다 해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각 언론의 의도는 그렇다 해도, 취재가 부실한 기사는 어떤가. ‘받아쓰는’ 기사에 익숙해진 기자가 그렇게 많은 것 같다. 전화 한 통화만 했어도 알 수 있는 내용일 텐데, 한 줄 더 넣는 일이 피곤해서 기사는 그렇게 날씬하다.

송전선로 선하지 보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는 2개의 평가기관 보상금액이 동일한 경우가 너무도 많았다고 지적했고, 거의 예외 없이 소유자 추천 평가사의 참여를 배제한 채 보상이 진행됐다고 꼬집었다. 이건 한전의 자료를 받은 국회의원의 지적이고, 그 내용의 본질은 무엇인지 살짝 들여다봤어야 한다. 소유자 추천 평가사의 참여가 배제된 것이 선하지 보상의 문제만인지 아니면 모든 종류의 보상평가에서인지 일단 확인해야 한다. 재개발구역에서 현금 청산자를 위한 협의보상평가 시 소유자 추천 평가사가 누락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취재하면, 선하지 보상과 일반 보상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구역이 정해지고 일사분란하게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수 있는 재개발 사업장은 누군가를 추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고 있다. 선형 사업인 관계로 마을 몇 개에 걸쳐 띠 모양으로 각 토지 일부면적만을 수용하게 되면서 토지 소유자끼리 말 맞춰볼 기회조차 없는 곳이 토지소유자의 과반수와 과반 토지면적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소유자 추천 평가사를 정할 여력은 없다. 추천의 불편함이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물어는 보고 한 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 토지 매각 평가 수수료의 부담을 지적하며 굳이 복수 평가할 실익이 없다는 주장을 실은 기사는 어떤가. 복수 평가로 정해 놓은 평가는 어떤 것들이고, 왜 한 기관이 아닌 2개 기관에서 평가를 하도록 했는지 탐문은 해 봐야 한다. 공기업이 입맛대로 토지매각금액을 조정하려 할 때 두 사람보다는 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손쉬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들을 수 있다. 복수의 평가자 간 상호 협의와 논쟁으로 수렴된 가격이, 혹 부실하거나 경력이 일천한 평가자가 단독으로 평가했을 때 산으로 가는 가격을 차단하는 효과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것이다. 일방의 목소리가 아닌 이해 당사자의 의견은 어떤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27회 감정평가사 최종 합격자 발표 기사는 또 어떤가. 산업인력공단의 보도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시점에서 현재 감정평가사 수급동향, 합격자 수에 대한 수험생과 업계의 고민은 취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작년 합격자 중 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얼마인지 감정평가협회에 문의하면 쌀쌀맞지 않게 취재에 응해 줄 것이다. 계속적으로 합격자수를 줄여가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해도, 신규 진입자의 안착 비율을 확인하고 그 합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개발사업의 비정함을 취재한 기사마다 시가의 절반만 받고 쫓겨난 영세민의 사정을 소개한다. 반값만 주고 떠민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정말 ‘반값’인지, 왜 ‘시가’대로 해 주지 않는지 보상금액의 성격을 꼭 확인해야 한다. 프리미엄을 준 가격을 시가로 인식하도록 했는지 아니면 이 사업이 시작되지 않았을 때의 조용한 마을의 대지가격으로 보상해 주도록 했는지 규정의 취지를 전문가에게 취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중견 법조인이, 판사 재직 당시 편견 없이 증인 심문을 차분히 완료하면 사건의 그림이 그려졌다고 술회한 칼럼을 본 적이 있다. 감정평가업계와 관련된 기사를 쓰는 기자는 사실관계 퍼 나르기에도 바쁘겠지만, 아주 간혹이라도 행간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찾아 취재해 기사 뒤편에 한 두 줄 넣는 수고를 해 줄 것을 바란다. 모든 독자가 필자처럼 감정평가업계에 대한 전후사정, 좌우형편을 알고 있지 않다. ‘누가 어떤 말을 했더라.’보다 ‘누가 어떤 말을 했는데, 사실은 어떻다더라.’가 독자가 읽고 싶은 바로 그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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