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고시생' 고시촌 떠나라
상태바
'무늬만 고시생' 고시촌 떠나라
  • 법률저널
  • 승인 2004.06.08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시의 메카인 서울 신림동 고시촌이 최근 '무늬만 고시생'의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무늬만 고시생'은 싼값에 숙식을 해결하려는 나홀로 직장인과 '고시귀족'이라 불리는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다. 이들의 숫자가 늘면서 고시촌 주변에는 경마오락장 등 사행성 오락장과 술집 등 유흥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밤이면 유흥가를 방불케 하는 등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늬만 고시생들이 늘어나면서 고시촌 주변의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시촌은 이미 한집 걸러 게임방과 유흥업소, 당구장이 있을 정도로 유흥시설과 오락시설로 꽉 메워진 데다 최근에는 사행성 오락장까지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밤이 깊어지면 고시촌은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유흥가로 변신하고 무늬만 고시생들의 천국이요 피난처가 돼 가고 있다는 얘기다. 30%정도로 추산되는 무늬만 고시생들이 TV와 컴퓨터, 에어컨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최신형 원룸에 거주하면서 공부는 뒷전인 채 백수생활을 향유하기엔 고시촌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이런 고시촌 분위기의 중심에는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업주들과 무늬만 고시생들이 있다. 업주들에겐 고시촌이 단지 돈벌이의 최적 장소로만 보일 뿐이다. 그들은 불법영업을 해서라도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면 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여기에다 불법영업행위를 단속해야할 경찰이나 일선 행정구청에서도 일일이 단속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로 단속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시촌의 유해환경을 더 이상 방치할 일이 아니다. 업주들은 고시촌과 공생하며 영업을 하는 만큼 고시생들에게 해가 가는 배신적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 유해환경으로 인한 고시촌의 공동화(空洞化)는 곧 자신의 파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고시촌의 모든 구성원들은 유해환경 추방을 위해 나태함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며 구성원들의 관심과 신고만이 유해환경으로부터 고시촌을 지킬 수 있다. 

고시촌 수험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범은 무늬만 고시생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고시귀족'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다. 값비싼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부유층 '룸펜 고시생'들은 여자들의 술시중을 받으며 양주를 마시는 고급술집이나 단란주점, 사행성 오락장을 들락거리면서 부랑자의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아무 수입도 없는 그들이 밤새 유흥비로 몇십만원씩 뿌리며 고시생이라 자처하는 일이 꼴사납다. 비디오방이나 게임방, 고급 바에 출근하듯 하면서 고시생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다니는 그들도 매일반이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도를 넘어 유흥에 탐닉한다면 그는 더 이상 고시생이기를 포기한 것이고 여기에 머물 이유가 없다. 그런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곳은 고시촌외 더 좋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무늬만 고시생들은 고시촌을 떠나라. 빠듯한 생활 속에서도 합격의 꿈을 안고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음박질하는 대다수의 수험생들에게 이들은 기운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국가의 동량지재(棟梁之材)를 키워내는 고시촌이 무늬만 고시생들에 의해 변질되거나 그들에게 판을 내 줄 수 없는 일이다. 여기는 열심히 공부하고 땀흘린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해가는 공간으로 고시촌 특유의 문화가 지속되어야 할 곳이다. 그런 문화를 가꾸고 만들어 가는 것은 제3자가 아닌 바로 고시생 자신들이기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우선은 고시생의 신분을 넘어서는 행동을 스스로 자제함으로써 불건전한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고 수험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감시자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