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소리]미필적 고민과 인식 있는 과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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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소리]미필적 고민과 인식 있는 과식(1)
  • 법률저널
  • 승인 2004.06.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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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가 좋다"고 생각하며 먹는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그들은 "저거 다 먹으면 죽지...죽어....그래도 할 수 없지 뭐.....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먹고 죽자"며 국민교육헌장을 다음과 같이 바꾸었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공영에 이바지 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우리는 먹고 죽어야 된다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돼지의 엄청난 식욕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함부로 체하지 말자는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소화제 화사에 이바지 할 때다. 이에 우리의 식사량을 밝혀 주방의 지표로 삼는다."


고등학교 시절, 도시락의 참 맛과 엄청난 식욕으로 인하여 책가방은 도시락가방이 되고 틈만 나면 매점으로 달려가 허기진 배를 채웠다. 컵라면과 사발면을 가장 많이 먹었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이어진 대학시절은 고기가 물을 만난 것 보다 더 행복하게 먹어대던 때로 기억된다.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길게 늘어진 줄은 남들에게는 스트레스였지만, 나와 친구에게는 그저 즐거웠다. 왜냐하면 다른 친구들이 줄서서 배식을 기다리는 사이에 우리는 재빨리 옆에 있는 분식코너에서 1차로 먹고 줄이 다되면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었다.


한번은 그렇게 열심히 먹고 있는데 같은 과 여학생(별명:아사코)이 식판을 들고 내 옆에 와 앉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자기 밥의 반을 덜어서 내 식판위에 올려놓으며 많이 먹으란다. 나는 "뭐하는 짓이냐며 버럭 화를 내기보다는 고마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우리들이 잔디만 밟아도 울려고 하는 까탈스런 아사코가 밥을 덜어 준 것이다. 그 뒤로 아사코는 우리와 함께 어울려 다녔다. 장난끼 많은 우리들이 녹음이 우거져가는 초여름 밤에 그녀를 놀리기 전까지는........아사코는 피천득의 수필 "인연"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이름인데,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해서 내가 붙인 별명이다. 저녁을 먹고 배가 불러 소화시키려고 주위를 산책하다가 도서관 뒤쪽 벤치에 앉아서 쉬는데, 밤꽃 향기(^^)가 코끝을 찡하게 때리자 친구놈덜 가만 있을 리 없다. 밤꽃 냄새를 밤나무에서 말고는(?) 전혀 맡아 볼 리 없었던 순진한 그녀는 놈들 질문의 애로틱한 속뜻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오히려 냄새만 좋다며 자기는 저 냄새 때문에 밤까지 좋아 한다는 것이다. 허걱@@


다음 날 강의실, 우리들은 오늘 점심은 또 뭘 먹을까를 토론하며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수업을 기다리는데 앞에 앉아있던 아사코..... 뒤를 돌아 우리를 쳐다보더니 어제 일이 못내 궁금했던지 옆의 1년 선배(모르는 게 없는 만물박사)에게 묻는다. "언니, 쟤들이 어제 나보고 밤꽃 냄새가 좋으냐며...나중에 결혼하면 알거라는둥......어쩌구 저쩌구...하는데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 듣겠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순간, 사방이 조용해 졌다. 많이 빼먹어서 더 이상 빠질 수 없는 1시간 짜리 전공수업을 위해 아침부터 늦잠도 못자고 나온 보람도 없이 우리는 재빨리 멘트를 날렸다.

"아휴....오늘은 양....벌써부터 배고프다 야....밥먹으러 가자 ...1분씩이나 기다렸으면 된거야"

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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