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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사드와 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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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사드와 국제정치
  • 신희섭
  • 승인 2016.07.15 13: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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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시 사드(THAAD)가 문제가 되었다. 2016년 7월 13일 정부는 경북 성주에 싸드를 배치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올 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발사가 자극제가 되면서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사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몇 개월이 지난 뒤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발표가 이루어졌다.

사드 도입이 결정되자 다시 잠복해 있던 사드논쟁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사드 반대파와 사드 찬성파가 논쟁이 강화되고,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개입도 강화되고 있다. 사드배치를 두고 다시 한 번 국내정치가 동요하고 있다. 야당도 입장이 나뉘어져 적극적인 반대파와 신중한 도입을 하자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사드에 대한 논쟁은 한국의 시민들을 안보전문가로 만들 정도로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들까지 논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사드에 반대하는 이들이나 찬성하는 이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정리될 수 있다. 과연 사드가 북한의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맞출 수 있는가? 사드방어의 목적이 한반도를 향한 미사일이 아니고 괌이나 미국을 향하는 대륙간탄도 미사일은 아닌가? 사드의 레이더 반경이 중국과 러시아까지를 향하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닌가? 사드가 중거리 미사일인 북한의 무수단과 같은 미사일에 대해서는 무용지물이 아닌가? 또한 북한이 최근 열을 올리고 있는 잠수함발사미사일에 대해서는 방어력이 없는 것이 아닌가? 사드를 경북성주에 배치하면 수도권을 방어하지 못하는데 수도권을 방어하지 못한다면 안보정책으로 의미있는 것일까? 북한의 위협 중에서 가장 심각한 단거리 미사일과 사거리가 긴 포탄인 장사포를 막지 못하는 데 과연 사드의 효용성이 있는가? 또한 지금은 사드가 한반도를 방어하는 무기지만 일단 한국에 들어온 뒤 기술적인 개량을 거쳐 미국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 탄도탄 요격용으로 바뀌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미사일들이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요격을 피하기 위한 '미끼(decoy)'를 사용하는데 이것 때문에 사드가 실제 탄두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미끼를 구분하지 못해 실용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폴란드의 사드 배치처럼 한국도 사드 배치로 인해 강대국간 군비경쟁 게임의 희생물이 되는 것은 아닌가? 마지막으로 사드를 사용하면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인해 3.5km 거리가 죽음의 땅이 되는 것은 아닌지?

기술적인 부분의 논쟁은 사드의 무기체계로서 효용성과 군비경쟁구조로의 연루 그리고 레이더전자파의 위험성이다. 그중에서도 주된 논쟁은 무기체계의 효용성과 전자파의 위험성이다. 이 부분은 비싼 사드를 미군이 들여오고 운영비를 한국이 제공해야 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리고 아직 사드체계를 정확히 모르는 입장에서 걱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칼럼으로 사드배치 결정과 관련해 기술적인 부분의 논쟁을 정리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논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의 부정확성이라는 문제도 있지만 기술적이고 전술적인 부분보다는 국제정치적인 맥락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드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점이 무엇인지를 보아야 사드를 좀 더 체계적으로 볼 수 있다.

사드논쟁에 뛰어 들어 한국이 미군 사드배치를 허용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국제정치의 측면 하나와 국내정치의 측면이 하나있다. 먼저 국제정치의 측면에서 사드는 한국의 외교를 안보중심적인 차원에서 구속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은 탈냉전시대임이 분명하다. 탈냉전의 키워드는 경제를 중심으로 한 ‘실리’외교이다. 냉전과 같이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 않고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가들과의 합종연횡의 경제적 관계구축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러니 한국이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친구인 미국보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쏠리는 것이 탈냉전시대 외교에서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안보에서는 동아시아는 탈냉전의 영향보다는 냉전의 영향이 여전하다. 미국의 '아시아회귀정책'과 중국의 '신아시아정책'과 '지역거부전략'이라는 정책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경쟁과 대립을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국력약화와 중국의 국력강화라는 요인이 맞물리면서 지역내 패권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힘의 경쟁구조에서 한국은 계속해서 어느 편에 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아왔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을 중시하면서 미국과의 거리를 두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과의 거리를 두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올인정책을 택하면서 미국과의 거리를 좁히는 대신 중국과의 관계가 벌어지는 것을 받아들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과의 거리를 좁히면서도 미국의 안보파트너로서 관계를 악화시키고자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과의 관계가 사상 최악이 되고 미일관계가 역대 가장 좋아지면서 한국은 ‘미국-일본’과 불편한 관계가 되었다. 이런 힘의 대립 속에서 북한이 끼어들어 문제를 일으켰고 미국-중국-일본의 북한에 대한 입장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문제의 핵심은 안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힘 겨루기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냉전의 키워드인 ‘적과 동지의 구분’이 이 지역에서는 탈냉전의 키워드인 ‘실리’보다 중요한 것이다. 적과 동지의 구분이 작동하면 한국은 누군가의 편에 서야 한다. 실리와 유연성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강대국보다 국력이 약한 입장에서는 외교의 주도권을 쥐기 어렵다. 물론 논리를 만들어 가면서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영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과 중국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까지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북한의 도발이 강화되면 안보에서 냉전논리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북한 핵문제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확장억지를 위해 미국의 지원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으니 선택의 자율성이 높지 않다.

물론 한국이 안보 경쟁구조에서 필연적으로 사드를 배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을 버리고 중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1950년 중국과 전쟁을 했고 아직도 휴전 상황에 있다. 평화협약을 체결해 전쟁을 끝낸 적이 없다. 게다가 중국은 북한과 동맹이며 북한을 가장 외교적으로 우선시한다. 그러니 중국은 동맹파트너로서 적합하지 않다. 즉 안보에서 친구가 되려고 노력은 할 수 있지만 믿을 만한 친구가 되기는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열병식까지 참석하여 외교적 입장을 유연하게 하려고 한 점을 감안하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미지근한 자세는 한국정부가 안보에서 사드를 선택하게 만든데 기여했을 것이다. 그렇다. 안보는 경제처럼 쉽게 합종연합이 되기 어렵다. 그러니 강대국들이 “자 누구 편에 설거야?”라고 질문하면 어느 편에는 서야 한다. 사드가 얼마나 북한 미사일을 잘 맞출 것인가 보다 어느 쪽이 우리의 친구인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동맹을 정하는 그 의지가 북한이 미사일을 쏘지 못하게 억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드배치는 한국이 미국편에 서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문제는 국제정치의 안보는 명확히 정했지만 국내정치에서 어느 지역에 사드를 설치하고 어떤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았다는 것이다. 국제정치 문제를 해결했다고 국내정치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정치와 국내정치를 조율하는 것에서 현 정부는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과연 잘하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다. 이제 걱정되는 것은 국내정치를 과연 어떤 논리로 해결해 갈 것인가이다. ‘소통’이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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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나무 2016-07-21 02:11:53
사드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분석기사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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