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로스쿨은 일반 대학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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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은 일반 대학원이 아니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7.08 15:34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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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사법시험 준비생이 작은 절도사건을 저질러도 각종 매스컴과 사회여론은 “사시생이 어떻게 그런 일을...”라며 혀를 찼다. 이를 두고 고시생들간에는 “우리가 무슨 ‘봉’이냐. 우리도 보통의 사회인일 뿐인데...”라며 주눅 들곤 하던 모습들을 종종 접해왔다.

최근 한 로스쿨생이 지하철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죄로 법원으로부터 유죄선고를 받았다. 그는 “징역형을 받게 되면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으니 선처해 달라”며 호소했지만 판사는 “로스쿨생(예비법조인)으로서 높은 수준의 준법의식이 요구됨에도 보호관찰기간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국 25개 로스쿨에는 6천여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 역시 일반사회인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을 두고 “로스쿨생이 감히 이런 범죄를 저지르다니...”와 같은 특정 집단을 향한, 유독 높은 도덕적 잣대와 고상한 기대치를 두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럼에도 “예비법조인으로서 높은 수준의 준법정신이 요구된다...”는 판결 내용을 외면할 수도 없다.

법대생들의 구심점이었던 사법시험의 폐지를 앞두고 예비법조인이라는 기대치와 사회적 책무(?)는 이젠 로스쿨이 온전히 떠안고 있다. 특히 과거 법과대와 달리 25개교, 연간 2천명만 선발하고 있고 이 중 절반가량이 실제 법조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로스쿨을 향한 사회적 기대수준은 한층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좀 더 논리를 확장하면 숱한 논란과 사회적 희생을 감내하며 운영되고 있는 로스쿨이다. 이번 외에도 그동안 변호사시험제도 관련한 법원 판결에서도 변호사시험은 일반적인 자격시험이 아니라는 언급이 적지 않았다. 로스쿨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사법연수원에 준하는 위상을 가진, 하나의 단순한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원’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로스쿨은「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됐다. 일반 대학, 대학원에 적용되는「고등교육법」이 아닌 특별법 대상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스쿨 출범 시부터 이 제도를 두고 친(親), 반(反) 여론이 대립해 왔다. 근래들어 대립각은 거의 신경질적 수준이다. 상대측의 주장근거를 들을 필요도 없다는 냉랭한 분위기다. 냉전도 이런 냉전이 있을까. 단지 힘겨루기에서 어느 측이 이기느냐, 지느냐 라는 극한 상황에 이른 셈이다. 소송까지 난무한다.

반 로스쿨측은 2013년 예비시험 재논의라는 국회에 대한 신뢰와 기회균등을 부르짖고 친 로스쿨측 역시 사법시험 폐지에 대한 신뢰와 열린 기회를 강조한다. 특히 사시생의 다수는 120학점 이상의 법학을 전공했음에도 90학점 전공의 로스쿨 출신에게만 법조인이 될 자격을 부여하느냐며 읍소하고 로스쿨생들은 제도를 믿고 입학했는데 왜 자꾸 로스쿨을 비판하느냐며 격분한다. 모두가 희생양인 듯하다.

로스쿨은 이를 예견하지 못했을까. 법조인력양성이라는 무거운 책무를 맡았기에 과거 법과대보다는 완비된 입시정책과 더 수준 높은 교육에 몰두했어야 했다. 불공정 의혹 입시와 높은 등록금을 8년이 된 지금에서야 개선한다며 서두르고 있다. 그 동안의 당당함에 자신이 있었다면 지금와서 굳이 제도개혁을 할 이유도 없지 않나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입시 정보공개, 등록금 인하 등 기자 역시 손이 아프도록 주문해 왔지만 늘 돌아오는 것은 ‘반 로스쿨 주의자’ ‘회색분자’라는 오명뿐이었다. 지금도 강조하고 싶다. 로스쿨은 그냥 대학원이 아니라고... 우리사회의 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개개인의 권리를 지켜주는, 미래 법조인을 양성하는 산실이라는 것을.

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이어 이젠 로스쿨 폐지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올 2학기부터 등록금이 15%가량 인하되고 입시제도도 어느 정도 개선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로스쿨에 대한 불신은 높기만 하다. 모든 비판을 ‘로스쿨 흠집내기’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다. 건전한 비판에는 그 원인을 찾아 접목하는, 발전지향적 제도 운영을 간곡히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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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왜 가나? 2016-07-12 13:03:02
로스쿨에 가야만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해놔서 가는거지 ㅡ 그렇지 않다면 독학하든지 학원가서 공부할껀데 ㅡ 즉 공부하는데는 하등 빌요가 없는 곳이 로스쿨 아닌가? ㅡ 로스쿨이 그렇게 법학과 실무를 잘 가르친다면 응시자격독점을 스스로 버리면 되잖아? ㅡ 아주 간단한 선택문제인데 뭔 말이 많니? ㅡ 로스쿨에 가야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로스쿨 가겠니? 로스쿨생 답해봐~

대학원생 2016-07-09 03:02:03
평소 이성진 기자님 기사 잘 읽고 있는 고려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학생입니다. 기사내용의 취지는 이해가 갑니다만, 제목이 오해의 소지가 있게 잘못 뽑으셨네요. 어떻게 감히 허접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학문과 진리탐구에만 어렵게 힘쓰고 있는 우리 대학원과 비교하고 동렬에 놓고 로스쿨에 더 사회적 책임이 크다는 식으로 기사를 쓸수가 있습니까? 지식과 진리에 의한 사회적 책임은 현재 일반대학원에서 더 고뇌하는 실정입니다. 학점에 목 매달고 하루살이처럼 사는 쪼잔한 로스쿨에 뭘 기대합니까? 제목정정 부탁합니다.

로스쿨 본질 밝혀졌네 2016-07-09 02:34:03
교육부 정책담당관 왈 "신분제"를 시행해야 한다 그동안 교육부가 왜 로스쿨을 그토록 강력하게 지지했는지 이제야 알겠네ㅉㅉㅉ

희망으로 2016-07-08 21:30:44
문제투성인 로스쿨 도입은 좋았을지 몰라도 1기부터 문제투성이었다. 학자들은 국민을 조롱말라.그리도 문제없다고 외치더니 지금에 와선 왜 개선한다고 할까.기득권 자녀들은 이미 덕을 볼 만큼은 다 봤을것이다. 그러니 이쯤해서 로스쿨은 폐지 되어야한다. 로스쿨 유치 위해서 많은 돈이 투자됐다고하지만 어차피 그 학교 자산 아닌가.자신있으면 1기부터 모든걸 오픈하던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한심한자들 같으니 2016-07-08 21:05:39
이것들은 말만하면 밑도 끝도 없이 로스쿨 폐지래ㅠ
대오각성해라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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