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6 17:25 (월)
차경은의 '부동산 경제' 6
상태바
차경은의 '부동산 경제' 6
  • 차경은
  • 승인 2016.06.03 11:5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경은 경제학 박사


공용수용(Expropriation)제도의 잠재적 위험성(1)

국민의 재산권에 대해 공용수용만큼 공익과 사익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태생적으로 공용수용은 재산권 소유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공공필요에 의해 정부가 민간 재산권을 강제적으로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행사하는 수용권한은 공익(public interest)과 정당보상(just compensation)이 동시에 실현되는 경우에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1962년 '토지수용법' 제정이후 현재 시행중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에 이르기까지 보상관련 법령에서는 공익성 검증제도와 정당보상이 구현되도록 세부적인 내용까지 법제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익성과 정당보상에 대한 많은 불신과 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올해 9월 1일 시행되는 󰡔한국감정원법󰡕은 이를 더욱 증폭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용의 시작을 알리는 공익사업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4조에서 열거하고 있으나 이에 해당된다고 하여 무조건 개인의 재산권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시행자가 사인의 재산권을 강제취득 할 수 있는 수용권한을 얻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장관의 ‘사업인정고시’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고시 이후에는 토지등 소유자는 오로지 보상액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다. 따라서 수용을 원치 않는 경우 사업인정고시 자체를 다퉈야 하지만 피수용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제한적이고, 사업인정 취소도 사실상 어렵다.

수용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창출하는 사업인정에 대해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어왔다. 압축 경제성장을 위한 공용수용제도의 수용권 남용과 재산권 침해에 대한 논란의 이면에는, 행정부에 쏠린 과도한 권한을 입법부와 사법부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깔려 있다.

대규모 공익사업의 주체인 국토부장관이 공익성을 검증하는 사업인정고시의 주체라는 사실은 행정부의 재량권 남용 가능성을 의심하게 한다. 이에 공익성 검증을 위한 심사기준 및 절차보다 공익성 검증을 우회할 개발편의 법률을 남발했다는 의심을 받는 입법부, 행정부의 수용결정 자체에 대한 심사보다 소극적으로 보상액 심사에만 치중한다는 사법부에 대한 논란까지 그 배경도 다양하다.

사업인정 취소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피수용자는 정당한 보상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정당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용수용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고조되고 사업시행자와의 충돌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러나 정당보상의 문제는 개인의 희생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회전체가 정당하게 치러야할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보상액을 지불하면 공익을 위한 최적 수용량을 초과한 과도한 재산권 수용이 나타난다. 가격이 낮을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동일한 논리이다.

올해 9월 1일 시행되는 󰡔한국감정원법󰡕은 부동산시장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관리의 목적아래 감정평가 타당성조사를 한국감정원의 업무범위로 확정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개인 재산권에 대한 보상액이 기재된 보상평가서의 검토가 시행령 제정안에 포함되어 있다.

1975년 이후 보상관련 법률에서는 보상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공익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보상평가를, 보상당사자가 아닌 국가로부터 전문자격을 취득한 감정평가업자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있다.

보상전문기관으로 지정되어 보상평가업무를 제외한 수용의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감정원이 추가적으로 보상액을 검토한다는 것은 ‘사업인정고시’에서 불거졌던 동일한 논란을 야기 시킨다. 한국감정원은 정부가 자본금을 출자하고 국토교통부장관의 지도․감독을 받는 공기업으로 보상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나 공기업이외에도 민간개발업자까지 수용권의 주체가 되는 현 상황에서 보상액에 대한 타당성 검토내용이 포함된 '한국감정원법'의 시행은 불신과 논란을 증폭시킬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독재응징 2016-06-07 18:35:00
어처구니없이 땅빼앗기게 생겼네
악법도 이런악법이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