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리포트]희생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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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리포트]희생의 즐거움...
  • 법률저널
  • 승인 2004.04.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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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 언제 봄이 찾아오는지 의문이 들도록 찬바람이 가시지 않았는데, 요 며칠 사이에 날씨가 많이 따스해졌다. 따스함을 한껏 만끽하기 위해 연수생들은 더러 호수공원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도 한다. 물론 오후의 따스함을 이기지 못해 조는 사람도 부쩍 많이 늘었다. 어느 조직이나 사회에서 이런 현상은 있기 마련이다.

연수원에서의 4월은 3월 보다는 한층 부드럽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은 4월의 날씨보다 더 부드러운 것 같다. 아직은 이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 것이다. 어색하기만 하고 자신의 내면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내 못 마땅한 3월이었지만, 4월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가 보다. 4월은 제법 수업일정도 빡빡하고, 과제물도 주말마다 주어지고, 어떤 과목은 벌써 진도가 끝나버린 것도 있다. 하루 종일 공부만 해도 따라가지 못할 것 같은데, 4월 23일에 열릴 체육대회가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녹록치가 않다. 아침 8시부터 스터디가 시작되고, 회식이 끝나는 12시까지 하루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길고도 짧다. 따스한 봄볕아래 마음을 훌훌 털어내고 쉰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졸업한 일들만 같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동료들과의 끈끈한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앞으로 2년을 함께 해야 될 사람이기에, 좀 더 나아가 법조인으로서 평생을 함께할 동료이기에, 그들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한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필자는 희생이란 것을 연수원에서 직접 체험한 것 같다. 단체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이 있어야 단체가 훌륭하게 운영된다는 것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한가지 목표만을 위해 고시공부를 하며 오로지 나만을 위해 살아온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 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후회를 요즘에 와서 많이 하게 된다. 시험에는 합격했을지 모르나 수험준비하는 2년의 기간동안 다시는 잡을 수 없는 것을 놓쳐버렸다는 느낌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싶다. 눈에 보이는 시간과 이익을 잡기 보다는 여유를 찾고 싶다. 충분히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왜 살아가는지를 알면서 연수원 생활을 하고 싶다.

/차진석전문기자·제45회사시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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