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입시불공정 의혹...사법시험 존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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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입시불공정 의혹...사법시험 존치 불가피”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18 12:44
  •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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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협·전국법과대교수회 “교육부, 미봉책 안 돼”
“조사결과 전면공개 및 사시존치 대안 모색해야”
로스쿨 변호사들도 “철저한 진상규명·수사” 요청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지난 3월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신평 교수의 양심고백이 있은 이후 사회 고위층 자녀들의 로스쿨 불공정입학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17일 국민일보는 교육부의 전수조사 결과 각 로스쿨마다 20~30건 가량의 불공정입학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대법관 출신을 포함한 고위 법관 자녀 10여명,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 자녀 30여명의 로스쿨 불공정 입학 의심 사례를 확인했다는 것. 이 언론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달 말 불공정 입학 전수조사 경과와 제도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행위가 심각할 경우 입학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과 전국법과대학교수회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전면적 결과 조사 및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진실규명과 수사를 촉구했다.

2,000여명의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로 구성된 대한법조인협회(회장 김학무, 이하 대법협)는 18일 성명을 내고 로스쿨의 제도보완과 사법시험 존치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대법협은 “불공정입학 사례가 각 20~30건을 전국 25개 로스쿨 전체로 확대하면 약 700여건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인데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 노골적으로 드러낸 경우만 이 정도”라며 “은밀하게 청탁이 이루어진 경우까지 합하면 실제 불공정입학 사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협은 이어 “무엇보다 대법관 출신을 포함해서 고위 법조인의 자녀 수십여 명의 불공정입학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은 로스쿨이 법조귀족들의 기득권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며 “특히 자녀가 로스쿨 입학 자기소개서에 아버지의 지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문제되고 있는 모 전직 대법관은 그동안 부적절한 처신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 로스쿨 입시부정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와 법학계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발전지향적 개선 요구를 하고 있다 / 사진은 한 로스쿨의 2009학년도 로스쿨 입시 면접장 입구(법률저널 자료사진)

그동안 여러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국민 다수(70% 이상)가 사법시험 존치를 찬성하고 19대 국회에서 6건의 사법시험 존치법안이 발의된 상황이지만 국회 법사위는 해당 법안에 대해서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해 12월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입장’을 밝히며 사법시험 존치 논란이 불거진 지 약 3달 만에 국회 법사위 산하 ‘법조인력양성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사시존치 협의체)’ 구성이 완료됐지만 국회 법사위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소집하지 않고 있다.

대법협은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그동안 노골적으로 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해 왔다”며 “자문위 구성이 사실은 19대 국회만료로 해당법안을 자동 폐기시키기 위한 시간끌기 전략은 아닌지 의혹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안 심의는 국회의원들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인데 뚜렷한 이유 없이 제대로 논의도 하지 않은 채 법안 처리를 마냥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배임(背任) 행위”라며 “장차 법조인이 되려고 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선 하루빨리 정리가 돼야 진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시험 존치 관련법안들이 장기간 국회에서 표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19대 국회는 5월 마지막 임시국회를 끝으로 종료되는 만큼 국회 법사위 이상민 위원장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조속히 사법시험 존치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회장 서완석) 또한 18일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를 향해 로스쿨 입시불공정 전수조사를 전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법과대교수회는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부모의 직업과 가정배경이 법조인 뿐만은 아닐 것”이라며 “실제로 전수조사를 통해 정치인, 고위 관료, 대기업임원, 대학교수 등 소위 금수저 집안이 면접과정에서 과시되고 영향을 끼친 사례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수회는 이어 “법조인은 물론 정치인 등 이 사회의 영향력 있는 직종의 가정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이를 드러내고 입학한 모든 사례를 가감 없이 국민 앞에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로스쿨은 변호사라는 단순한 하나의 전문 직종 종사자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로스쿨을 나와야만 판사와 검사가 되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 속에 로스쿨 교수들에 의한 학생 선발은 공직진출권을 어떤 합리적 근거도 없이 민간에 넘겨 준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것. 더구나 로스쿨 평가를 위한 위원회도 로스쿨 교수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아무도 본인이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초보적인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강변이다.

또 교육부는 후진적이고 퇴행적인 불공정성을 제도화해 놓고도 주무부처로서 로스쿨 출범 이후 지금까지 한 번의 감사조차 없이 로스쿨을 감싸고 돌았다고 꼬집었다.

교수회는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아무런 배경도, 연줄도 없이 대한민국은 그저 공정하리라 믿고 희망을 갖고 사는 국민과 청년들에게 석고대죄부터 하고 그 좌절감을 치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제도의 공정성, 양질의 법조인 양성의 효율성, 사회적 비용 등을 총체적으로 비교할 때 로스쿨보다 훨씬 더 우위에 있는 사법시험이 존치되는 길이 그 일차적 방안이라는 것.

교수회는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만이 남을 경우 지금의 병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교육부는 당장 맹목적인 사시폐지의 입장을 철회함으로써 로스쿨 개혁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외면하고 교육부가 로스쿨 폐지 요구 등 사회적 후폭풍을 우려해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적당한 사탕발림과 수사로 개혁 운운하며 미봉책을 써서 넘기려 한다면 로스쿨 폐지라는 더 거대한 민심의 분노 앞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는 △지금까지 교육부가 조사한 전수조사 내용을 전면 공개하고 △감사원 또는 제3의 기관으로 하여금 지난 3년간이 아니라 로스쿨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입시관련 자기소개서와 면접 자료를 전수 조사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 △각 로스쿨의 입시결과, 법학적성시험의 커트라인, 영어공인성적의 최저점 공개를 주문했다.

또 △각 로스쿨별로 자교 학부출신 응시인원과 타교 출신 응시인원, 해외대학 출신 응시인원 및 최종 합격자 분포 공개 △사법시험 존치 통한 법조인 양성과 사법공직 임용에 최소한의 공정성 담보 노력을 요구했다.

같은 날 로스쿨 출신 법조인 1,20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이하 한법협) 역시 성명을 내고 철저한 진실규명과 수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법협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상자의 신상을 명백하게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하고 동종사안 발생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며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감독의 책임을 지고 있는 당국으로서 명백한 사안 감독과 해결을 하고 나아가 투명하고 공정한 입시 가이드라인을 확립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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ㅆ ㅆ 2016-05-04 07:24:23
사필귀정 로스쿨도입은 처음부터 무리수였어
국민에게 허탈감만 주는구나

용을 부수자 2016-04-28 14:51:22
로수쿨에 진입한 대부분은 사시폐지된다는 정부정책을 믿고 로스쿨 선택을 한 금수저도 아니고 대출받거나 힘들게 부모에게 신세지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일반인입니다 로스쿨생들을 모두 금수저나 부정한 입학생으로 몰아가는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고졸출신 노무현대통령이 법조계의 폐단을 너무 잘 알았기에 그 폐단을 막자고 사시폐지하고 로스쿨 도입한것 아닙니까
로스쿨에 사회적 약자들과 독학사나 지방대출신들도 많이 진입합니다
로스쿨이 도입되어 이런사람들에게 기회가 더 확대된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선의의 로스쿨생들을 더이상 힘들게 하지 맙시다

므앙 2016-04-23 04:08:58
왜 국회의원 아들이 로스쿨갔다고 하면 의심을 받고 욕을먹는 반면 사시합격했다고하면 칭찬을 받을까요?ㅋㅋㅋㅋㅋ

므앙 2016-04-23 04:06:40
사시에서는 제가 아는한 누군가 부정하게 합격을 했다던가 부모님이 고위간부 정치인이여서 합격했다는 얘기는 들어본적도 없네요^^~ 근데 7년이나 된 로스쿨은 왜이렇게 아직도 잡음이 날까용??? 사시를 깎아내리기 전에 비리의혹에 대한 해명먼저가 아닌가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ㄱㅅ 2016-04-20 22:10:03
각 거점 로스쿨 다 조사해봐야합니다
빠르게 움직여야 지 시간주고 그냥있음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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