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로스쿨의 다양성 ‘겉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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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의 다양성 ‘겉과 속’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2.26 11:2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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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다양성(多樣性)이란 많은 양의 또는 여러 가지의 성질을 가리킨다. 반의어는 획일성((劃一性)으로 모두가 개성이 없이 한결같아서 다름이 없는 성질이나 성향을 의미한다. 그래서 문화 다양성은 언어나 의상, 전통, 사회를 형성하는 방법, 도덕과 종교에 대한 관념, 주변과의 상호작용 등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차이를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문화 획일성은 똑같은 언어, 옷, 사회적 가치와 관념 등에서 상호간의 차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로스쿨에서의 다양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2009년 출범해 현재 8기 입학생을 맞이하고 있는 로스쿨 제도는 흔히 인재의 ‘다양성’, 교육의 ‘전문성’, 활동의 ‘국제화’를 통해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높이고 국제화에 부응해 국민과 국가에 이롭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같은 뜻은 로스쿨법 제2조 교육이념에서 잘 드러나 있다. 

그래서 로스쿨 입학생 선발에서 비법학사, 타교 출신을 3분의 1이상 뽑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 경제·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전형(6%가량), 지역대학활성을 위한 지역대학출신할당제(10~20%)도 의무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영향으로 입학생들의 출신대학, 학부전공, 출신지역, 사회·경제·환경 등에서 다양한 이들이 로스쿨에 들어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적 다양성은 후천적 노력과 선천적 환경에 따른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할당제’에 따른 인위적인 영향이 큰 몫을 한다. 

매년 로스쿨 입시를 두고 면접 등 정성평가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볼멘소리가 높아지자 최근 교육부는 전국 로스쿨에 대한 입시결과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했고 정성평가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로스쿨 내부에서는 강제적 정성평가 반영비율 감축은 무리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 현재 4개의 할당제가 운영되고 있는데다 면접까지 규제를 받게 되면 로스쿨로서는 선발하고픈 인재(다양한 인재)를 뽑을 수 없다는 불만이다.

현 시스템 하에서는 로스쿨, 지원자, 양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지난달 기자가 로스쿨 입학생 14,538명(2009년~2015년)과 사법시험 합격생 10,611명(2002년~2015년)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최소 1명이상의 합격생을 배출한 대학이 전자는 160여개로 후자 80여개대학보다 2배가량 많았다. 로스쿨이 법조인 배출에서의 외형적 다양성 실현에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한 상당수 법학교수들은 의문을 품었다. 한 로스쿨 교수는 “과연 진정한 다양화일까. 25개 로스쿨인가대학 출신이 89%를 차지하고 나머지 100여개 이상 대학이 고작 10%를 나눠 가질 뿐”이라며 “이는 본연의 다양화가 아니다. 하나의 시험으로 다수를 합격시키는 사법시험과 달리 로스쿨은 25곳에서 선발한 결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카이스트, 항공대, 교육대 등과 같이 이공계나 특수전문지식을 배운 학생들이 스펙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민 법률수요에 부응하고 사회 일반의 법의식 구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될성부른 양질의)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풀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는 이유로 로스쿨의 면접 정성평가 비중을 낮추고 스펙 중심의 정량평가를 높인다면 우리사회에 만연한 고학력, 고스펙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꼴 밖에 안 된다. 법조인 양성권이 국가에서 대학으로 전환된 만큼, ‘대학자치’의 이념에 맞게 선발재량권은 로스쿨에 맡기는 것이 맞지 않을까. 

‘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가, 그래서 그동안 어떤 삶의 과정을 거쳐 왔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한, 정성평가에 대한 재량권을 많이 가져야, 내실의 다양한 법조인 양성 및 배출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기 앞서 로스쿨 교수들의 모든 행위는 믿을 만하다는, 로스쿨이 ‘양질의 법조인 양성 기관’이라는 신뢰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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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2016-02-29 11:35:22
수험생이 교수를 면접해야 합니다
그 작자들을 믿지마세요

.... 2016-02-29 03:49:17
아니 교수들이 면접에서 대학 학부 학벌보고 뽑아버리는데, 정성 재량권을 늘린다고 해결될 일이냐 ㅋㅋㅋ

안쏘 2016-02-27 21:06:49
로스쿨학부장한테 돈먹었냐??

그들만의정당화 2016-02-26 12:44:33
사시시절에도 타과출신 많았고.. 진정으로 다양성을 추구해야 했다면 사시선발인원 늘리고 법학과목이수제를 없애면 될 일 이었습니다. 사시합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는 교육을 할수도 있는거구요.. 다양성이란 구호는 그들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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