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외 10인 / 알에이치코리아 / 275면 / 15,000원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단 3년 만에 법조인이 될 수 있을까 라는 해묵은 물음에 “NO”라고 답하는 10명의 젊은 변호사, 그리고 1명의 시민운동가. 이들이 「그들이 말하지 않는 로스쿨의 진실」이란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무거운 화두를 던진다.
2009년 로스쿨 출범 이래 7년이 지났지만 제도적 문제점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2017년 폐지를 앞둔 사법시험을 계속 존치하자는 목소리는 한층 높아가고 있다.
저자들은 로스쿨 제도가 본래의 도입취지와는 다르게 다양한 사회적 부작을 낳으며 하행 운영을 거듭하고 있다 며 로스쿨 제도 도입과정, 운영, 법조인 배출, 활동 등에서의 문제점들을 각종 사례와 삽화 등을 통해 날카롭게 꼬집는다.
뉴스를 모으고 법조타운을 취재하며 인터뷰를 하고 삽화를 그리고 외국 제도를 분석하는 등 발로 뛰고 머리를 싸맨 흔적이 역력하다.
왜 노무현 대통령은 로스쿨을 도입했나, 사학법 개정안과 로스쿨의 은밀한 거래, 로스쿨을 유치하지 못하면 우리대학은 죽는다, 로스쿨 교수들도 고시 낭인인가?, 로스쿨에서 제2의 김 군이 나올 수 있나, 로스쿨 등록금은 매년 오른다, 로스쿨 vs 사법연수원 중 누가 세금 먹는 하마인가, 이렇게 몰라도 변호사가 될 수 있나,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자습, 재판도 안 해본 교수가 실무가를 양성한다, 운전면허 시험보다 높은 합격률, 내가 로스쿨 출신인 것을 세상에 말하지 말라, 로스쿨 출신 변호사한테 사건을 맡기면 이길 수 있을까, 점점 짙어지는 음서제의 그림자, 베일에 싸인 로스쿨 입학전형, 로스쿨 고관대작 명단이 우리 사회를 떠돈다, 전관예우에서 후관예우로, 로스쿨생 군대 가기 싫어요, 독일은 왜 로스쿨을 폐지했나 등등….
마치 결코 드러내서는 안 되는 로스쿨의 치부를 파헤치고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성역을 건드리는 듯하다.
중간중간 고졸 학력의 변호사와 로스쿨 재학생, 일본 변호사들과 인터뷰를 통해서는 사법시험과 로스쿨의 장단점을 간접적으로 걸러내고 있다.
저자들은 “왜 변호사가 되는 통로가 하나여야 하는가” 물은 뒤 “로스쿨과 사법시험이 함께 가자,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면서 사법시험 존치의 당위성을 이끌어 낸다.
조선시대 부패했던 과거제도의 단면을 빗대어 “홍경래의 난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은 로스쿨 제도 전반을 나름의 실증을 통해 문제점을 노정시킨 것이 돋보인다. 다만, 로스쿨의 장점은 애써 배제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로스쿨과 친하지 않는 청년변호사들의 눈을 통해, 로스쿨의 현상(現象)적 문제점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한편으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사법시험의 진실」출간이 은근히 기대되게 하는 끌림이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