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학교육의 현황과 과제] “로스쿨·법과대 상생하려면, 사법시험 존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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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학교육의 현황과 과제] “로스쿨·법과대 상생하려면, 사법시험 존치부터”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0.05 22: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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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학교수회 심포지엄(4)
 

[로스쿨·법과대, 상생 논의]
 

“로스쿨·법과대 상생하려면, 사법시험 존치부터”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국회에서 논의과정도 생략한 채 급작스럽게 로스쿨이 도입됐다. 변호사시험 과목 이외의 과목은 외면 받고 상대평가제에 이끌려 유리한 과목들만 수강하고 있다. 비싼 등록금은 사법시험 존치의 빌미가 되고 있다. 이것이 현 대한민국 로스쿨의 현실이다. 법학교육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잘못된 제도 개혁(로스쿨)에 설상가상으로 또 깊은 성찰 없이 제도변화(사법시험 존치)를 논의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로스쿨이 왜 도입됐는지를 각인하고 로스쿨을 정상화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 법과대의 존폐위기는 로스쿨 탓보다,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정부의 구조조정과 법조인만 필요하다는 그릇된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법과대는 법학부대로 생존하되 상호 협력해 법학교육 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자” / 로스쿨측 교수

“로스쿨에서는 현 법과대의 현실을 잘 못 인식하고 있다. 로스쿨을 가야만 법조인이 된다는 교육구조 탓에 우수 인재들이 법학부에 많이 지원하지 않고 있다. (물론 학령인구감소 탓에 정부가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법과대에서의 법학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자생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대학구성원들은 시간적으로 재정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법대 출신 일자리를 로스쿨 출신들이 대신하고 있다. 법학부가 살려면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 또 로스쿨의 대학원 과정을 폐지하고 법학인력들이 법과대로 오게 해야 한다. 상생할 것은 하겠다. / 법과대측 교수

2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한국 법학교육의 현황과 과제」라는 2015년 한국법학교수회 정기 심포지엄, 제4주제 ‘법학교육 상생방안’. 로스쿨측 교수들과 법과대 교수들이 상생을 모색하자며 모였지만 접점은 쉽지 않았다. 법학부 발전 필요성에는 입을 모았지만 묘책을 두고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 제4주제 '법학교육 상생방안'을 놓고 로스쿨, 법과대학 교수들이 발제와 토론을 펼치고 있다. / 이성진 기자

■ “로스쿨·법과대, 법학교육의 쌍두마차...법과대 힘내야”

박균성 교수(경희대 로스쿨)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 법학교육 시스템을 법조인(판사, 검사, 변호사) 양성의 로스쿨과 그 외 법률전문가(변리사 등 유사법조직역 및 공무원)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부법학부로 나눴다. 두 교육기관 모두 법학교육을 담당하는 쌍두마차로 정의한 후 나름의 교육 목표와 사회적 책무를 설명했다.

그러나 로스쿨은 로스쿨대로, 법학부는 법학부대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이다. 로스쿨은 기존 법학교육에 사법연수원 기능을 얹은 것을 목표로 하지만, 현실은 이론과 실무 교육의 통합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

또 현재 전국 60여개 법학부 또한 폐지 또는 축소 위기에 직면한 것을 우려했다. 원인 분석이 다양한 가운데, 박 교수는 로스쿨 출범에 따른 비로스쿨 법학부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것보다, 이젠 로스쿨이 법학교육을 전부 담당한다는 사회·국가적 잘못된 인식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정부의 대학정원 축소정책(대학구조조정)에 더 무게를 뒀다.

그는 “로스쿨이 배출하는 변호사만으로 우리사회의 모든 법률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여전히 법조인 이외의 법률전문가가 필요하고 그래서 법과대학(법학부)도 한층 발전해 나가야 한다”면서 로스쿨과 법학부의 상호발전을 희망했다.

상생을 위해서는 먼저, 두 교육기관의 자생이 필요한 법. 그는 로스쿨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실무와 이론의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공법, 형사법, 민사법간의 통합법학 내지 문제해결능력 강화를 앞으로의 과제로 꼽았다. 특히 외면 받고 있는 특성화과목(선택과목 포함)에 대해서는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하도록 강제할 것도 발전방향으로 제시했다.

▲ 박균성 경희대 로스쿨 교수

법학부의 발전을 위해서는 법학부 졸업자의 진로 특성화와 이에 맞춘 교육의 다양화 전략을 펼 것을 조언했다.

로스쿨이 학부 법학교육에 위기를 가져왔지만 사법시험을 위한 수험법학을 버리고 진정한 법학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는 만큼, 학생의 취업을 고려한 교과과정을 편성하고 진로지도를 통해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여야 법학부가 살아 날 수 있다는 것.

공무원, 기업법무, 입법, 법률관련 자격사 등 사회 각 분야로 진출 할 수 있도록 진로 내지 취업 교육 강화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교육 역시 이론과 실무의 통합 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또 민주법치시민 양성을 위한 타 전공자에 대한 교양법학교육 담당자로서의 역할도 주문했다.

■ “법과대 프로로스쿨 역할과 야간로스쿨은? 교수 상호 출강”

이처럼 로스쿨과 법학부이 각자 생존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법학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을 제안했다.

법학부에는 로스쿨 실무교수가, 로스쿨에는 법학부 이론교수가 3학점이내에서 상호 출강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야간로스쿨이 도입될 경우, 지역의 로스쿨과 법학부가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 등이다.

특히 우수한 법학사를 로스쿨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만큼 법학부의 프리로스쿨로서의 기능도 강조했고 (이론법학 및 학문후속 양성을 위한)법학부 대학원의 발전을 위해 로스쿨 인가 대학의 일반대학원의 법학과 석사과정 폐지도 제시했다.

다만 법학사에 대한 일정한 의무적 쿼터제는 비법학사 출신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고 법학사 출신에 대한 로스쿨 수업연한 1년 단축방안은 (법학부의 법학교육의 활성화 효과보다) 로스쿨이 재정적자 우려해 오히려 이들의 입학을 꺼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부정론을 폈다.

▲ 김유환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김유환 교수(이화여대 로스쿨)는 토론을 통해 박 교수의 주장에 뜻을 같이했다. 김 교수는 “법조인 양성만이 법학교육의 목적이 될 수 없다”며 “미국과 달리,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숫자가 극히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학부에서의 법학교육 위축은 법률전문가 양성을 극도로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해 국가적으로도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법학교육이 정치적 흥정거리가 되거나 이익집단의 힘겨루기의 장이 되는 것도 극히 우려했다.

그 역시 로스쿨의 발전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 봤다. 다만 법학부와 관련해서는 “법학부 법학교육의 장래는 ‘졸업생들의 진로를 어떻게 설정해 줘야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면서 “이들에게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것인가, 만약 이 때 로스쿨 시스템과의 연계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여운을 남겼다.

■ “자생 노력하지만 역부족...법대생도 법조인 될 수 있도록”

이같은 로스쿨측 교수들의 주장에, 안경봉 교수(국민대 법과대)는 상생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법학부의 존폐 위기 원인에 대해서는 극명한 이견을 보였다.

사법시험 폐지계획으로, ‘법과대학=법조인 배출’이라는 등식이 깨어지면서 우수한 인재가 입학하지 않을뿐더러(대다수 로스쿨 인가대학의 인기학과로 쏠림) 이젠 소수의 로스쿨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하다는 것.

그렇잖아도 대학 내의 구조조정에는 늘 법과대가 1순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정부마저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진로 내지 취업으로의 교육전환을 이뤄 생존을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에는 시간적 여유와 재원도 필요한 법. 하지만 대학구성원들의 인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로스쿨 출범 이후 법학부는 골목상권, 로스쿨은 전국상권화가 됐다”면서 “과거 법대출신이 진출하던 기업법무실 취업마저 로스쿨 출신이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로설정에 대한 현실적 애로를 토로했다.

▲ 안경봉 국민대 법과대 교수

법학부를 둘러싼 외부적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그는 “법학부 졸업자는 법조인이 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사법시험 존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주장했다.

이어 법학부 대학원의 발전을 위해 로스쿨 설치대학의 법학 석사, 박사(Ph.D) 과정뿐만 아니라 특수대학원의 폐지도 주문했다.

김 교수는 “법조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법학자 양성도 모두 로스쿨이 그 기능을 모두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법학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서 허심탄회하게 서로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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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2015-10-06 23:17:50
로스쿨이 너무 이기적이군. 혼자 다 해먹어서 죽어 나가는 애들 붙잡고 이대로 쭉 가면서 상생을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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