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음서제’ 로스쿨 옹호 이상민 의원 규탄
이상민 의원실 “사법시험 존치 반대한 적 없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이상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의 지역구 사무실이 위치한 대전시 유성구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고시생 등 2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집회는 이상민 위원장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이상민 위원장은 현대판 음서제인 로스쿨을 옹호하며 국민의 뜻인 사법시험 존치를 가로막고 있다”며 이 위원장을 규탄했다.
이어 유성온천역까지 가두행진을 한 후 다시 유성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며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조속한 심사 및 통과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전 시민들에게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알렸다.
집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등 관심을 나타냈고 로스쿨 제도와 사법시험에 관해 집회 참가자들에게 묻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큰 소리로 참가자들에게 호응하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7일 서울대 로스쿨 강연에서 “로스쿨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미 기득권을 쥔 법조인, 로스쿨 없는 법대 교수 그리고 신림동 고시촌 상인이 대부분”이라며 “저도 사법시험 출신이지만 사법시험은 자기들만의 울타리를 강조하는 폐쇄적인 분위기와 기수를 지나치게 따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법시험 존치 주장은 과거로의 퇴행”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사법시험 존치에 반대하는 뜻을 드러냄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반대하고 있는 이상민 위원장과 로스쿨 제도 도입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간사 등이 법안의 상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5건의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계류중이다. 지난해 3월 함진규 새누리당이 대표발의한 첫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기준으로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사법시험의 존치를 반대하는 이상민 위원장과 전해철 의원 등이 19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를 미뤄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사법시험이 예정대로라면 내년에 마지막 1차시험을 치른 후 2017년 완전폐지를 앞두고 있어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이하 고시생 모임)은 지난달 16일 이 위원장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1인 시위 및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이번 집회 개최 사실을 확인한 이상민 의원실에서는 집회를 자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생 모임 권민식 대표는 “‘이 위원장은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고 이달 말에서 내달 초에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므로 시위는 도움이 안된다’고 시위 자제를 요청하는 연락을 해 왔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서울대 로스쿨 강연에서 사시존치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다수 언론을 통해 이에 대한 보도가 이뤄졌던 것과 상반된 내용이다.
또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공동발의를 제안을 이 위원장이 거절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 측에서는 “법사위원장은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라는 애매한 표현은 이미 많이 들어 신뢰할 수 없고 국회의원이 개별적으로 법안을 발의하는 것과 법사위원장의 직책은 구분된다는 점에서 이 위원장 측의 해명은 부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집회를 강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시생 모임은 향후에도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1인 시위 및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실적으로 타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