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2015년 입법고시 정치학문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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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2015년 입법고시 정치학문제 해설
  • 신희섭
  • 승인 2015.09.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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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은 2015년도 입법고시 정치학문제에 대해 해설을 달도록 한다. 입법고시 문제는 선거제도, 민주주의, 국제정치경제로 구성되어있다. 1번 문제는 선거법 개정과 관련된 현안이 나왔다. 2번 문제는 민주주의의 문제로 포괄성이 높은 문제가 출제되었다. 현대 국가들에서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들을 묻고 있다. 그리고 3번 문제는 난이도가 제법 높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었는지 살펴보자.

제 1 문.다음은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적용되었던 전국구 혹은 비례대표 의석할당 방식을 요약한 것이다.

A. 제11대(1981), 제12대(1985): 지역구 선거 의석 기준 제1정당에 전국구 의원정수의 2/3를 배분하고 잔여의석을 여타 정당들이 의석비율로 배분

B. 제13대(1988): 정당의 지역구 선거 의석비율을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제1정당이 과반획득에 실패했을 경우 전국구 의석의 1/2을 배분하고 잔여의석을 여타정당들에 의석비율로 배분

C. 제14대(1992): 정당의 지역구선거 의석비율을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

D. 제15대(1996), 제16대(2000): 정당의 지역구선서 득표비율을 기준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

E. 제17대(2004), 제18대(2008), 제19대(2012):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선거를 구분하여 유권자가 표를 따로 행사하고(1인2표제), 각 정당이 비례대표선거에서 얻은 득표비율을 기준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

(총 40점)

1) C에 비해서 D가 더 나은 제도라고 가정할 때, 그렇게 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시오. (15점)

2) 한편, E가 D보다 더 나은 제도라고 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E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논하시오. (15점)

3) 위 1)과 2)의 논의를 바탕으로 한국 국회의 비례대표제를 분석․평가하고 이에 근거한 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시오. (10점)

1번 문제는 한국의 비례대표제도의 변천을 묻고 있다. 한국비례대표제도는 점차 비례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먼저 2004년 선거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한국은 1인 1표제를 운영했다. 1인 1표제는 지역선거에서 후보자 중심의 인물선거와 비례대표제도의 정당선거를 동시에 한다. 따라서 사람에게 갈 표가 정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된다. 여기에 이 제도의 단점이 있다. 의원개인을 선발하는 지역선거는 단순다수결로 운영된다. 단순다수결제도는 사표를 가져온다. 유권자에게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한다. 이때 유권자는 자신의 선호를 정확히 반영한 투표인 ‘진실한 투표’보다 ‘전략적 투표’로 사표방지 차원에서 자신의 이념과 가까운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특히 소수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경우는 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권자로 연결하기 어렵다.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인 1표 제도는 1인 2표 제도 보다 정당에 대한 지지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유권자와 대표간의 지지가 비례하지 않는다.

2004년 선거부터는 1인 2표제도로 제도가 바뀌었다. 1인 2표 제도는 지역선거와 비례선거에 각각의 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 개편은 유권자의 정당지지를 비례성있게 반영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재의 선거제도는 비례대표의석수가 너무나 적어서 정당의 지지가 의회의 의석비율로 반영되지 못한다. 실제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2.8%의 정당득표를 했고 의석은 300석 중에서 152석을 얻어 의석비율에서는 53%를 하였다. 반면에 통합진보당은 10.3%의 정당득표를 하였지만 의석은 13개로 4.3%의 의석점유를 하였다. 이 사례는 한국선거제도가 정당득표와 의석간 격차를 나타내는 bias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례의석수를 증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전체의석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있기 때문에 쉽게 합의는 못보고 있지만 비례비율을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개편이 있어야 한다. 2016년도 선거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2015년 말까지는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6년도 시험부터는 재편된 제도가 가져오는 효과에 대해서 질문하게 될 것이다.

제 2 문.현대국가들이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점들을 민주주의 관점에서 논술하시오.

(총 30점)

두 번째 문제는 최근 나온 문제 중에서 가장 짧은 문제이다. 이 문제의 힌트는 ‘현대’와 ‘민주주의관점’에 있다. 좁혀서 쓰려면 매주 좁혀서 쓸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포괄적으로 접근하려면 무한정 넓혀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풀 때는 ‘현대’ ‘민주주의’의 원리를 어떻게 볼 것인지 본인의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본인의 논리로 구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민주주의는 인민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인민이 참여하면서 대표를 구성하여야 한다. 따라서 인민의 참여와 함께 대표의 대표성확보가 중요하다.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형애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의 선택과 대표의 운영 간에는 끊임없는 의사소통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참여, 대표성, 소통으로 민주주의의 작동원리를 구성하면 이 3가지 조건이 실제 민주주의에서 어떻게 작동이 잘 안되는지를 설명하면서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때 한국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위의 문제는 보편적이기 때문에 한국 사례를 넣어 한국문제가 보편적인 문제인지를 설명해주면 된다.

제 3 문.198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진행되어 온 동아시아의 지역 통합은 다양한 특징과 관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총 30점)

1) 동아시아 지역 통합의 특징과 한계를 지역화(regionalization)와 지역주의(reg-ionalism)의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시오. (10점)

2) EU를 중심으로 협력을 심화․확대시켜 온 유럽과 달리, 1997년 이후 지역 통합을 진전시키기 위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노력은 하나의 제도로 수렴되지 못하고 다수의 지역 제도들이 중복 또는 경쟁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자유주의, 현실주의, 구성주의의 시각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설명하시오. (20점)

3번 문제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문제이다. 아시아는 유럽과 달리 분산된 지역통합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중심의 TPP와 중국이 주도하는 RCEP가 대표적으로 분산된 형태의 지역통합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을 가져오는 원인들을 힘의 경쟁이라는 현실주의의 요소와 제도에서 경로의존성과 같은 제도적인 특성 그리고 지역의 정체성이나 담론구성의 구성주의를 통해서 설명하고 어떤 논리가 가장 타당한지 아니면 복합적인 설명이 필요하지를 정해야 한다. 지역통합에서 유럽을 롤 모델로 하지만 실제 유럽은 지구상에서 특수한 곳이다. 그런 점에서 정책적으로 지역주의가 번성하고 있는 유럽과 현상으로서 지역화가 증대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비교를 통해서 각 지역에서 작동하는 동력자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구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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