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리포트]법원시보로 나선 변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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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리포트]법원시보로 나선 변론 활동
  • 법률저널
  • 승인 2004.02.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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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모 법원(아래에서 설명된 사건이 특정될까봐 법원을 밝히지 않겠습니다.)에서 시보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법원시보를 나가시면 민사부와 형사부 두 군데에 출근을 하게 됩니다. 민사부에서는 부장님께서 기록을 주시면서 판결문이나 조정서를 한 번 작성해 보라고 하시고, 형사부에서는 국선변호를 맡기시곤 합니다.

저는 며칠 전 제 생애에서 처음으로 법정에 서서 변호인으로 피고인의 지위를 옹호하는 역할을 해 보았습니다. 국선변호를 맡은 것이지요. 사건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신용카드빚에 시달리던 피고인이 빚독촉을 못 이겨 주택가에 침입하여 금품을 훔쳤는데 이러기를 십수 회. 그러다가 마지막 범행은 빈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피해자가 작은 방에 숨어 있었던 것이죠. 피해자는 몰래 경찰에 신고를 했고 피고인은 도주하다가 추격하던 경관을 들고 있던 둔기로 때려 상해를 가한 사건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이미 절도전과가 수 회 있었고 만 27세이지만 9년 가까운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낸 전과가 있었습니다. 부장님께서 주신 공소장과 수사기록을 보았을 때는 도무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가 있기나 한 것일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수사기록에 현출된 피고인은 범죄기계였고 상습적인 절도범으로 살아온 사람으로 밖에 인식이 되질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바로 구치소로 접견을 갔습니다. 수사기록에 찍힌 피고인은 험상궂은 얼굴이었는데 막상 구치소에서 만난 피고인은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접견 내내 공손한 태도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자백한다고 이야기하였고 피고인이 살아온 인생이야기도 듣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중학교 때 나름대로 야구를 잘 해서 야구선수로 활약하였으나 일선 감독들이 소위 돈 있는 학생들의 진학을 위하여 자신에게 시합에 출전할 기회조차 주지 아니하였고 그 이후 피고인은 방황하다가 폭력전과로 처음 쇠고랑을 찬 다음 그 다음부터 절도범행을 반복해 왔던 것이었습니다. 수사기록에 있던 피고인의 부모님 주소와 전화번호를 가지고 그 날 밤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상 강력범의 가정은 결손가정이거나 부모가 자식에게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놀랍게도 피고인의 가정은 피고인의 부모가 피고인에 대해 지극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었고, 피고인의 부모는 저에게 간절히 도움을 구해왔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김주완전문기자·제44회사시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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