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길의 ‘PSAT 상황판단’ 정복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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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길의 ‘PSAT 상황판단’ 정복하기 2
  • 강태길
  • 승인 2015.04.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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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길
베리타스법학원 상황판단 전임

어떻게 문제풀이 속도를 향상시킬 것인가?

수험생들을 상담하다보면, 많은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하면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을까?”라는 질문입니다. 강의시간에 기출문제를 풀이할 때도, 수험생들은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네, 교수님! 그렇게 풀이하면 된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런데 그런 식으로 풀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은데요. ㅜㅜ”

상황판단과 같은 PSAT 시험이나 추리논증과 같은 LEET 시험은 적성시험으로서, 수험생들의 소양과 적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쨌든 이것들이 시험인 이상, 주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를 다 풀어내야 하는 수험생들은 문제풀이 속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 과목들의 경우, 주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를 다 풀어내는 수험생들이 극소수인 점을 감안하면, 문제를 얼마나 빨리 푸느냐 하는 것이 시험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문제풀이 속도를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문제풀이 속도를 향상시킬 방법이 있기는 한 것일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 문제를 한번 풀어봅시다. 난이도를 고려했을 때, 상황판단에 출제되면 2분 30초 안에는 풀어야 하는 문제이니, 시간을 정확하게 2분 30초를 재고 풀어보도록 하시죠.

<문제> 다음 글로부터 바르게 판단한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Z국은 A, B, C 세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여 온 A인종이 사회의 주류 세력으로서 타 인종들에 대한 배타적인 정책을 실시해 왔다. 교육에서도 A인종만의 입학을 허용하는 교육기관, 그 외의 인종만의 입학을 허용하는 교육기관, 그리고 모든 인종의 입학이 허용되는 교육기관을 분리하여 설치․운영하였다. 이후 인종 간의 통합이 강조되면서 재학생 중 A인종의 비율이 60%를 초과하는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A인종의 비율이 6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러한 정책이 지나치게 일률적이라는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교육기관마다 선별적으로 정책을 집행하기로 하고, 그 정책 적용의 제한기준에 대하여 법률가 갑, 을, 병에게 자문을 구하였다. 이들은 각각 아래와 같은 원칙을 제시하였다.

갑: 이 정책은 특정 인종에 유리하도록 학생을 선발해 온 교육기관에 적용되어야 한다.

을: 이 정책은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각 인종 학생들 모두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하여야 한다.

병: 이 정책은 교육기관에 보다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다니는 결과를 낳아야 한다.

<보기>

ㄱ. 교육기관 P의 입학생 중 A인종의 비율이 매년 평균 78%로 유지되고 있었다. 교육기관 P가 A인종이 다른 인종에 비하여 언어능력시험성적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학생선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면, 갑의 원칙에 따를 때 교육기관 P에 위 정책이 적용된다.

ㄴ. 교육기관 Q에는 A인종만이 재학하고 있는데 B, C인종의 학생들이 전학해 올 경우 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이전 학교에서보다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을의 원칙에 따르면 교육기관 Q에 위 정책이 적용된다.

ㄷ. 교육기관 R은 B, C인종의 낙후된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설립되어 나름대로 훌륭한 교사진과 시설을 갖추고 인종을 기준으로 B, C인종의 학생들만 선발하여 왔다. 병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교육기관 R에는 위 정책이 적용되지 않는다.

① ㄱ  ② ㄴ  ③ ㄱ, ㄷ  ④ ㄴ, ㄷ  ⑤ ㄱ, ㄴ, ㄷ

자, 다 풀어보셨나요? 이 문제의 정답은 ③번입니다. 정답을 잘 맞히셨는지 모르겠네요. 이 문제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은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보기>를 판단할 때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들이 의외로 많은 문제입니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보통 보기 ㄴ과 ㄷ에 집중되는데요. 보기 ㄴ의 경우, <그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이전 학교에서보다 상당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에서 주어에 해당하는 “그 학생들”이 A인종을 제외한 B, C인종만을 지칭한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나 분석적으로나)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그 결과 이 내용은 “을”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판단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수험들은 “그 학생들”을 “A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로 잘못 읽고, 이로부터 잘못된 판단을 합니다. 보기 ㄷ의 경우, 교육기관 R에 대해서 “B, C인종의 학생들만 선발하여 왔다.”고 서술하고 있으므로, 제시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정책의 적용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재빨리 파악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런데 많은 수험생들은 이 부분을 놓치기 때문에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틀린 수험생들에게 이 부분을 설명해주면, 거의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자신이 놓친 부분을 이해하고, 올바른 정답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요?

저는 “잘못된 습관”이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위의 문제를 틀렸거나, 맞혔더라도 어느 정도 이상의 확신을 가지고 답을 선택하지 못한 수험생들의 경우, 문제를 풀 때, “대충대충 읽는 습관”이 몸에 베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제시문과 보기의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놓친 것이죠. 다시 말하면, 이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논리적 사고가 안 되거나 판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습관적으로 대충 풀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문제를 습관적으로 대충 푼 이유는 바로 “시간의 압박” 때문이죠. 이러한 “시간의 압박”이 수험생들로 하여금 평소에 공부할 때도 대충대충 푸는 습관을 형성하게 하고, 그 결과 시험장에 들어가서도 문제를 대충대충 푸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 다른 문제 하나를 더 풀어볼까요? 다음 문제는 논리퀴즈 문제인데, 난이도가 높은 문제로서 3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풀어보도록 하시죠.

<문제> 다음 글을 근거로 <점심식단>의 빈 칸을 채워 넣을 때 옳지 않은 것은?

○ 한 끼의 식사는 밥, 국, 김치, 기타 반찬, 후식 각 종류별로 하나의 음식을 포함하며, 요일마다 다양한 색의 음식으로 이번 주의 점심식단을 짜고자 한다.

○ 밥은 4가지, 국은 5가지, 김치는 2가지, 기타 반찬은 5가지, 후식은 4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흰색

붉은색

노란색

검은색

종류

 

백미밥

-

잡곡밥

흑미밥, 짜장덮밥

북엇국

김칫국, 육개장

된장국

미역국

김치

-

배추김치, 깍두기

-

-

기타 반찬

-

김치전

계란찜, 호박전, 잡채

돈육장조림

후식

숭늉, 식혜

수정과

단호박샐러드

-

○ 점심식단을 짜는 조건은 아래와 같다.

- 총 20가지의 음식은 이번 주 점심식단에 적어도 1번씩은 오른다.

- 붉은색과 흰색 음식은 각각 적어도 1가지씩 매일 식단에 오른다.

- 하루에 붉은색 음식이 3가지 이상 오를 시에는 흰색 음식 2가지가 함께 나온다.

- 목요일에만 검은색 음식이 없다.

- 금요일에는 노란색 음식이 2가지 나온다.

- 일주일 동안 2번 나오는 후식은 식혜뿐이다.

- 후식에서 같은 음식이 이틀 연속 나올 수 없다.

<점심 식단>

 

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종류

 

잡곡밥

백미밥

 

 

짜장덮밥

 

된장국

김칫국

육개장

 

김치

배추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기타 반찬

 

 

호박전

김치전

잡채

후식

 

수정과

 

 

 

① 월요일의 후식은 숭늉이다.

② 화요일의 기타 반찬은 돈육장조림이다.

③ 수요일의 밥은 흑미밥이다.

④ 목요일의 밥은 백미밥이다.

⑤ 금요일의 국은 북엇국이다.

잘 푸셨나요? 이 문제의 정답은 ①번인데, 맞히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3분 안에는 잘 안 풀릴 수도 있지만, 시간이 더 주어지면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이 문제는 푸느냐 못 푸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정도의 시간 안에 푸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빨리 푸는 사람은 두 부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태어날 때 이런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부류입니다. 축복받은 사람이죠. 그런데 만약 내가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유사한 문제들을 통해서 연습을 많이 한 결과, 이런 문제 유형에 익숙해진 사람입니다. 상황판단 문제, 특히 수리영역이나 논리퀴즈 영역 문제는 얼마나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유사한 유형의 문제들을 많이 연습했는지, 그래서 내 머리 속에서 그 유형이 익숙하게 느끼게 되었는지가 문제풀이 속도와 정확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제가 수험생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결론을 말씀드려야겠군요. 많은 수험생들이 문제풀이 속도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빨리 풀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문제풀이 속도는 ‘속도’에 대한 연습이 아니라 ‘내공쌓기’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속도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빨리 푸는 연습을 하다보면 문제를 피상적으로 보게 되고, 그 결과 문제는 많이 풀었으나 나의 적성능력을 키우는데 별 도움이 안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문제 한 문제 꼼꼼히 분석하고 음미하면 나도 모르게 시험 자체에 대한 내공이 쌓이고, 그러한 내공이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은 자명합니다. 이것은 마치 운동선수가 실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 연습을 끊임없이 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자세가 올바르면 실력은 나날이 향상되지만, 빨리 실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욕심에 자세 잡는 연습을 소홀히 하면, 결국 그 실력은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합니다.

둘째, 통계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상황판단 과목은 90분 동안 4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10분 정도는 OMR 카드 마킹도 해야 하고, 마무리 검토도 해야 하므로, 결국 실질적으로 주어진 시간은 80분 정도이고, 따라서 한 문항 당 2분 정도의 시간의 평균적으로 주어집니다. 이로부터 많은 수험생들은 모든 문제를 2분 안에 풀지 못하면 시험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거죠. 이러한 생각은 전형적인 통계의 오류입니다. 이러한 오류는 각 문항 당 ‘평균’ 2분이 걸린다는 말과 각 문항을 2분 안에 풀어야 한다는 말은 전혀 다른 말임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발생합니다. 사실 어떤 문제는 2분 넘게 걸려서 풀어도 상관없다. 심지어 3분이나 4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채 2분이 걸리지 않는 문제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험생들은 난이도가 낮은 문제에서 시간을 아낀 다음, 그 시간을 난이도가 높은 문제에 투자하면 됩니다. 그러니 어떤 문제의 풀이에 3-4분이 걸린다고 고민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결국, 문제를 빨리 푸는 것이 실제 시험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평소 학습을 할 때에는 속도에 대한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한 문제 한 문제 꼼꼼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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