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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검찰사무직 수석합격자]NOVEMBER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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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검찰사무직 수석합격자]NOVEMBER RAIN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3.12.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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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 우
행시 검찰사무직 수석합격

Ⅰ. 고시공부에 대한 제 생각

저는 직렬수석으로 합격하기에 내공도 쌓이지 않은 풋내기에 불과합니다. 장님이 뒷걸음 질 치다 문고리를 잡은 겪이지요. 하지만 떨어졌을 경우라도 고시를  공부하는 저희 학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수험공부를 하는 와중에서도 있었는데, 송구스럽지만 이렇게 지면을 빌려 제 푸념을 늘어놓을까 합니다.

제가 맨 처음 군대를 미루고 고시공부를 시작 하였을 때 가족 및 친구들과 31기 김유민, 35기 한강일 형님을 제외하고 주변에 있는 분들은 다들 말리셨습니다. 고시에 대한 어떠한 생각도 없이,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씩 하는 사람들도 떨어지는 시험을 네가 어떻게 하겠느냐 라는 충고 아닌 충고 말입니다. 고시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가치관은 별론으로 하고, 공부는 그냥 자신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커트라인이 몇 점이면 거기에 맞게 전략과목을 설정하면 되는 것이고, 경쟁률이 수십대 : 1이 되더라도 실질적 경쟁률은 2~3 : 1 이고, 주변에서 수험에 대해 어려워하는 것을 보면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지 곱씹으며 자신의 거울로 삼으면 되는 것이고, 저런 놈도 되는데 나도 충분히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난  꼭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의식을 가지면 주변의 산술적, 평균적 시선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고시를 향하시는 분들은 다들 소실 적에 한 가닥 하셨던 분들이라 공부방법론 등은 오십보백보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자신과의 싸움이죠.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내 자신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외부적, 내부적 “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였는가? 자신의 습관을 고치려면 수천 번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차라리 그 습관을 고치지 말고 적극 활용하시면 어떨까요? 의지가 약하시다면 이런 방법이 유용 할 꺼라 제 경험에 비추어 확신합니다.

그리고 보다 능동적으로 책을 “지배”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때론 책의 논리를 추종하면서, 때론 그것에 대해 객기를 부리면서, 논리는 자신이 만들어 가면 되는 거지요, 단지 그 표현방식은 널리 통용되는 것을 차용하면 그 뿐입니다. 채점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통용되는 언어를 통해 평가되는 된다는 사실은 애석하지만 현실이니까요. 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것보다 약간의 모험이지만 자신 나름대로의 “마인드”를 형성시키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Ⅱ. 수험과정

공부는 2000년, 2학년 4월에 선배형님과의 우연치 않은 술자리에서 결심했습니다. 평소에 미래에 대한 계획은 항상 있어왔지만 그 방법론을 두고 ROTC와 여타의 방법을 두고 고심하던 찰나에 그분의 충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쑥스럽지만 그때 행정고시가 공무원이 되기 위한 첨병임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때까지 고시에 대한 일반인들에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게 각인 된 상태라 저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 얘기인줄 알았거든요. 고시의 고 자를 추상적으로나마 알게 된 거지요.

처음 공부할 때 헌법의 경우, 고등학교 때 배운 “정치”교과서와 참고서를 먼저 보고 권영성 기본서를 보았습니다. 순수헌법이론을 제외하고는 기본권론, 통치 구조론은 친숙했습니다.

영어의 경우, 전형적인 수능세대라 문법이 많이 취약해서 처음부터 영어 문법에 있어서는 반타작전략을 세웠고 이에 단어와 독해에 집중했습니다. 물론  매일 영어는 공부했습니다.

한국사의 경우, 고등학교 교과서를 보고 그 틀을 먼저 파악했습니다. 어릴 적 꿈이 고고학자라 한국사는 정말 흥미진진하게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쑥스러운 얘기지만 책과 친숙하기 위해 제가 정말 좋아하던 “핑클”빵 스티커를 책에 덕지덕지 붙이고 다녔습니다.^^

수험에 대한 이해는 완만한 곡선보다는 변태의 과정을 겪는 것 같습니다. 이해 안 가던 것이 어느 순간에 이해 갈 때가 있는데, 그때 공부에 대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저희 직렬 과목은 학부수업과 겹쳐서 강의 진도에 맞게 공부했습니다. 처음부터 검찰사무 직렬에 응시하려고 했지만 형법을 공부하기에 리걸 마인드가 잡히지 않은 것 같았고, 학부수업에 범죄학개론 수업도 있고 해서, 9월부터 교정학과 형사소송법 공부를 시작하였고 직렬은 교정 직렬로 잡았습니다. 이 직렬과목과 병행하면서 10월 정도가 되어 헌법 등 집중강의 테이프를 들으면서 기본서와 문제집을 비교하면서 공부했습니다. 12월에 각 과목당 문제집 한권씩 끝내고 1월부터는 시중에 나와 있는 모의고사형태의 문제를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법과목이랑 한국사의 경우 단권화 보다는 오답노트를  활용했습니다. 공부를 학교에서 했기 때문에 정보 등 수집은 인터넷을 활용하였고 1달에 1번 정도 신림동에 책을 사러 가면서 학원시간표 등을 참고하여 진도를 맞추었습니다. 

1차보기 2주 정도는 집 앞 독서실로 자리를 옮겨 하루에 15시간 책상에 앉아있었습니다.

2001년 시험장 분위기 파악을 위해 처음으로 응시한 45회 행정고시 교정 직렬 1차에 합격하였습니다. 하지만 얼떨떨한 기분에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그해 8월부터 다시 검찰사무 직렬에 응시하기 위해 공부를 했습니다. 예전 교정 직렬에 응시할 때 정리해두었던 책이 있어서 형법공부를 제외하고 수월했습니다. 공부 형태는 교정직렬 응시 때와 동일하게 공부하였습니다. 운이 좋게 90점 가까운 점수로 2002년도 검찰사무직렬 1차에 합격했습니다.


2차 공부는 5월부터 시작했는데 1학기 때 복수전공하는 정치 외교학 토론, 발표수업들과 월드컵 때문에 기본적인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해 동차 2차보기 3일전까지 광화문가서 축구 응원하는 개념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저는 큰 위기의식을 들어 정말 집중하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2학기 때 휴학을 하고 학과 고시반 에서 약간의 외부적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9시간 정도 책상에 앉아있었습니다. 특히나 그 해 겨울은 독감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체력의 고갈을 느꼈고 그때부터는 운동시간을 늘려 2시간씩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3월까지는 필수적인 자료는 꼭 수집 했구요, 4월에 자료정리는 끝냈고 5월 중순 쯤 되서 단권화를 완성했습니다. 2차보기 3주전부터는 계속 반복학습만 했습니다. 저희 직렬의 경우 법학과목이 많은데, 수험서는 기본서, 사례집, 단문집 3권만 보고 통합하였습니다.

스터디를 한번도 안 해봐서 약간 불안했지만 60일정도 남겨두고 신림동으로 공부장소를 옮겨 학원 모의고사에 응시하였습니다. 제 실력을 가늠하였고 답안작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요령을 체득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난 역시나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충격을 느꼈고 나름대로의 자신감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때부터 떨어지면 군대갈 시나리오를 술에 취하면 항상 되새기면서 공부하였습니다. 군대”자체”는 뭐..학과 생활보다 훨씬 쉽다는 동기들의 말을 워낙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이것에 매달렸던 20대 초반의 “시간”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불안하면 불안할수록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수험공부를 하면서 “생각”이 수험패턴으로 굳어져간다는 나름대로의 불평은 사치에 불과했으며, 그때까지 어떻게 목차를 잡어 2시간 안에 답안지를 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떨어질 경우와 붙을  경우의 시나리오로 바뀌면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습니다.

GUNS N’ ROSE의 NOVEMBER RAIN, 제가 제일 좋아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항상 들었던 노래였는데, 그때 이후는 듣지 않았죠. 최종발표가 11월이니깐...떨어지면 눈물을 흘릴지 모르니깐..정말 내 인생에서 NOVEMBER RAIN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말이죠.

그래서 최종합격소식을 처음 접해듣고 엄마한테 전화하고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Ⅲ. 돌이켜보면 참으로 소중했던 시간들과 고마우신 분들

돌이켜보건대, 제 수험생활 중 제 자신 스스로는 몰라도 외적으로는 참으로 알차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20대 초반을 가슴 벅차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 나름대로의 마인드를 형성시켜 세상을 보기도 하였고, 기존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여타의 학부 수업과 학과 생활은 수험생활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습니다. 대학동기들과 같이 운동을 하면서, 같이 술을 마시면서, 고함을 힘차게 외치면서, 하버마스의 거대담론이나 미셸 푸코의 판옵티콘의 혀를 내두르면서, 선배님들의 정신적&육체적 격려를 체험하면서,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사랑을 느끼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사귀면서, 사춘기의 연속선상 같았던 가치관에 대한 혼란을 겪으면서, 미래에 대해 부푼 꿈을 꾸거나 불안해하면서..

그리고 전 참으로 운이 좋은 놈이라 생각합니다. 주변의 고마우신 분들이 너무 많으셨거든요. 부모님, 누나, 친구들, 대학동기들, 선후배님들, 특히 제 고시 사부님이셨던 정국, 유민, 강일이형, 저의 충실한 노가리 파트너 성운이 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Ⅳ. 마치며

정말 진부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대학 1학년 때 육체적&정신적으로 힘 들었 때 선배님들께서 주로 격려해주셨던 한마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다만 알차게 즐기세요. 근데 약간의 제약이 따르는 것 같네요. 애석하지만 즐기는 도구가 수험서이고 즐기는 과정 역시 다양하여 때론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거든요. 그리고 수험 과정은 여러분 자신이 택하신 것이고 다시는 여러분 인생에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입니다. 가만히 끌어 앉고 있어도 아쉬운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각 개인은 정말로 소중하신 분들입니다. 자신을 한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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