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5년 연속 연세대 누르며 2위 굳히기
성균관대·한양대 ‘선전’...4위 싸움 치열할 듯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해 행정고시(5급 공채-행정직) 2차시험에서 고려대가 영원한 맞수인 연세대와의 경쟁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고려대의 압승으로 라이벌전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또한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대결은 성균관대가 우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종합격자에서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법률저널이 지난 14일 발표된 2014년도 5급 공채 2차 합격자 3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본인의 출신대학을 밝힌 347명의 신원을 분석한 결과다.
2차 합격자 347명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대는 103명으로 약 30%를 차지하면서 올해도 절대적인 우위를 지켰다. 다만,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33.8%, 103명)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합격자 기준으로 과거 서울대는 40%를 웃돌았지만 2009년에 35.7%(87명)로 40%선이 무너졌고, 2010년 34.6%(92명), 2011년 33.1%(86명), 2012년 30.3%(81명)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돼 30%선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36.8%(100명)로 크게 반등하면서 절대강자의 위상을 뽐냈고 올해도 그 추세를 이어가 과거 40%선의 영광을 재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대 합격자를 주요 직렬별로 분석하면 선발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전국)은 총 158명 중 46명으로 29.1%를 차지했으며 지난해(29.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재경직에서는 92명 중 40명인 43.5%를 차지해 다른 직렬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
최근 고려대와 연세대는 백중세 속 고려대가 박빙으로 앞서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고려대가 69명(19.9%)으로 껑충 뛰면서 34명에 그친 연세대를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압도했다.
특히 고려대는 지난해(15.4%, 47명)에 비해 크게 증가하면서 5년 연속 연세대를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굳혔다. 만약 최종합격자에서도 이같은 차이가 유지된다면 연고전 라이벌 매치에서 역대 최대 격차로 기록될 전망이다.
고려대의 주요 직렬의 합격자를 보면 역시 일반행정(전국)이 3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24명)보다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재경직 13명, 국제통상 7명, 일반행정(지역) 8명 등의 순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올해 연세대는 34명인 9.8%로 ‘한 자릿수’에 그쳐 역대 최악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종합격자에서 2010년, 2012년에는 각각 한 명의 차이로 고려대에 뒤졌지만 올해의 경우 격차가 무려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의 주요 직렬별 합격자는 일반행정(전국)과 재경이 각각 15명으로 다수를 점했다. 이밖에 교육행정과 일반행정 지역에서도 합격자를 냈다.
이번 행시 2차에서 성균관대와 한양대, 이화여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해 최종합격자에서 한양대에 밀렸던 성균관대가 올해 설욕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각각 25명, 22명으로 성균관대가 3명 앞서고 있지만 행정고시의 경우 3차 면접에서 20%정도 탈락하기 때문에 최종합격자에서는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양 대학은 최종면접에서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운명이다.
성균관대는 이번 2차에서 25명(7.2%)이 합격하면서 전년도(4.3%, 13명)보다 3% 가까이 증가해 한양대를 밀어내고 4위 탈환에 성공했다. 주요 직렬에서는 일반행정(전국)이 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재경에서도 7명의 합격자를 내면서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두각을 나타내며 4위까지 올랐던 한양대는 올해도 22명(6.3%)으로 지난해(4.9%, 15명)보다 선전을 이어갔지만 성균관대에 밀리면서 4위 자리 수성에 실패했다. 한양대 역시 일반행정(전국)이 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반행정 지역에서도 8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재경은 2명에 그쳤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7명(2.3%)으로 부산대, 서울시립대, 중앙대와 함께 공동 7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5명(4.3%)으로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6위에 올랐다. 이화여대는 일반행정(전국)이 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반행정 지역도 4명에 달했다. 재경에서도 1명을 배출했다.
이 밖에 수도권에서는 건국대, 동국대, 서강대 등이 선전하면서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는 지난해 2명에 그쳐 ‘Top 10’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6명으로 늘면서 ‘Top 10’ 진입에 성공했다. 서강대 역시 지난해 6명으로 1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9명으로 뛰면서 단숨에 7위에 랭크됐다. 동국대 또한 지난해 4명으로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8명을 배출하면서 8위로 뛰어올랐다.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부산대가 6명으로 건국대, 서울시립대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7명)보다는 약간 감소하면서 순위는 2단계 내려앉았다. 카이스트도 지난해 3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5명으로 선전했다.
또한 계명대, 국민대, 대구교대, 동아대, 숭실대, 원광대, 인천대, 인하대, 제주대, 한동대 등의 대학들도 합격자 배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들 3개 대학의 합격자는 총 206명으로 전체의 59.4%를 차지하면서 이들 대학의 편중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KY 대학의 비율은 2011년 65.7%, 2012년 66.9%, 2013년 64.3%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여전히 60%대를 유지하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60%선이 무너지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