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눈치 작전 좀 하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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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치 작전 좀 하면 어때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10.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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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성 기자

로스쿨 입시 원서접수도 다 끝났고 전국 25개 로스쿨의 경쟁률도 공개됐다. 최종 경쟁률만을 공개한 로스쿨도 있지만 대부분의 로스쿨들이 일정 시간 단위로 실시간 경쟁률을 공개했기에 기자도 관심을 갖고 변동 추이를 지켜봤다.

올해도 눈치 작전은 여전했다. 특히 지방 소재 로스쿨의 경우 눈치 작전이 더욱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지방 로스쿨이 원서접수 기간을 절반 이상 넘기고도 1대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최종 경쟁률은 제도 도입 이래 최초로 서울 소재 로스쿨을 훌쩍 넘어서는 놀라운 결과를 나타냈다. 막판에 수험생들이 대거 몰렸다는 방증이다.

장래 법조인이 될 사람들을 선발하고 양성하는 로스쿨 입시에서 경쟁률에 목메면서 눈치 작전을 벌인다고 하면 고운 시선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사실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각 로스쿨 별로 특화된 교육을 통해 전문적 역량을 갖춘 법조인을 키워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신 지원이 당연해 보인다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눈치작전을 한다는 것이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일 일까?

이번 원서접수 현황을 지켜보며 기자가 겪었던 입시의 추억을 떠올려 봤다. 기자의 경우 대학 입시가 유일한 입시 경험이었기에 다소 오래된 당시의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에는 수시 모집은 없었고 특차와 정시를 통해 입시를 치렀다. 기자는 그 중 특차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수능 성적은 평소에 치르던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기에 별다른 감흥도 없이 점수대와 평소 지원을 생각했던 학과에 맞춰서 대학을 선택하고 원서를 접수했던 기억이 난다. 특차 전형의 경우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만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됐기에 면접시험이나 논술시험을 준비할 필요도 없었다. 때문에 입시의 추억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합격이 결정이 된 이후에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의 원서 작성을 도와주거나 면접시험장에 함께 가기도 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본격적인 입시를 겪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때를 돌이켜보면 다들 합격이 최우선이었기에 점수대에 맞춘 선택들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학과 정도는 소신껏 결정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꽤나 많은 친구들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학과 마저도 점수대에 맞춰서 조율했다. 그 결과 평소에 전혀 관심도 없었고 적성과도 맞지 않아 보이는 학과에 진학해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이 목격했다.

로스쿨은 대학입시의 학과결정에 비해서는 소신 지원의 중요성이 다소 약화되는 면이 있다. 로스쿨 입시의 경우 넓게 보면 법학을 공부하고 궁극적으로 법조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법이라는 분야의 방대함을 생각하면 역시 소신 지원이 제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법’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눈치 작전을 좀 벌인들 어떠랴. 게다가 현재의 로스쿨들이 특성화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신 지원의 의미가 더욱 퇴색되는 면도 눈치 작전의 정당성을 높여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로스쿨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도리에서 벗어난 행위까지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근거 없는 낭설을 퍼뜨리거나 부정적인 정보를 이용해 다른 수험생들에게 혼동을 주는 경우 등은 합격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눈치 작전을 벌였건 소신 지원을 했건 패는 이미 던져졌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면접시험에 임할 준비에 한창이다. 원서접수에서는 눈치를 볼 수 있었겠지만 이제부터는 정말 솔직히 자신을 드러내고 법조인이 되기에 충분한 역량을 ‘소신껏’ 보여야 할 때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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