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로스쿨 입시 눈치작전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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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 입시 눈치작전에 대한 단상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4.10.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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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전국 25개 로스쿨의 2015학년도 원서접수가 동시에 진행된다. 경쟁이 있는 곳엔 늘 치열한 승부수가 따른다.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편법까지 동원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현상이다. 로스쿨 입학 경쟁이라고 해서 예외일 순 없는 법. 또 그동안 각종 공무원 특별채용 과정에서의 비리가 파헤쳐 지면서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끝없이 추락했고 정부투자기관, 정부유관기관 등에서도 채용비위가 비일비재로 터지면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특히 정의와 형평성을 담보할 예비법조인을 선발하는 로스쿨 입학과정에서는 비위, 비리, 편법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렇다면 로스쿨 입시과정에서의 소위 눈치작전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매년 로스쿨 지원과정에서 눈치작전이 흥흥했고 이에 작전세력까지 등장한다는 소문이 수험가에 파다하고 실제 로스쿨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이같은 정황이 매년 있어 왔다.

사실 로스쿨 신입생 선발 첫해부터 사회 일반 지인들을 통해 법조인이 되려는 이들이 무슨 눈치작전이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면 늘 반복해 왔던 말이지만 기자로서는 오히려 이같은 비판 역시 궤변이라며 반박하곤 한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라고 해서 눈치작전까지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냐는 이유에서다.

분명 결론이 날 수 없는 주제다. 하지만 내심, 한 번 더 곱씹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출발 단계에서부터 소신지원을 통해 입학하고 졸업 후에는 법과 양심에 따른 소신으로 법을 판단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조인이 되라고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학부처럼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발상을 하기에는 로스쿨 제도의 가치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각 로스쿨마다 특성화라는 나름의 전략도 있고 또 인프라도 다르다. 이를 위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투자됐다. 또 대학입시가 아닌, 학문의 최고과정인 대학원 과정인 만큼 자기지향적인 판단과 철학,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건전한 인식을 담을 나이이기 때문에 소신지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일단 붙고 보겠다는 결단이, 반수 등의 이유로 매년 100명의 영구결원을 발생시키고 있고 이는 2,000명이라는 총입학정원을 운영하는 체제에서는 분명 큰 후유증을 낳고 있다. 비록 자구책으로 결원충원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시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자는 첫해부터 매년 접수현황을 지켜봐 왔고 올해 역시 눈여겨 볼 참이다. 원서접수 종료시간이 좁혀질수록 경쟁률이 점진적으로 급상승했다. 결국 나름의 소신을 갖고 그 로스쿨에 들어가고 싶어 한 일부 수험생들은 아까운 점수차로,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일부 합격자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로스쿨은 거의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제도적 장치도 잘 꾸려져 있다. 일반 고등교육법이 아닌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라는 단일법을 통해 규제되고 보호받고 있다. 그만큼 국가적, 국민적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치작전을 통해 입시를 치르기에는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셈이 난다. 여기에 덧붙여, 학생을 선발하는 로스쿨측에도 당부하고 싶다. 학업의 수월성만 보지 말고 특성화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 사법시험과 다를 바 없고 비용만 많이 든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기존 법조인력양성과는 분명한 차이를 가지는 로스쿨만의 특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지원자들도 부합해 주어야 로스쿨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눈치작전보다 소신지원자가 대폭 늘어나 접수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소신 지원 탓에 평온한 경쟁률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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