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리포트]인생의 경험을 되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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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리포트]인생의 경험을 되새기며…
  • 법률저널
  • 승인 2003.11.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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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가을인가 싶더니만 어느새 코끝이 시려오는 것을 보니 겨울의 문턱에 성큼 다가선 느낌입니다. 이맘때쯤이면 1차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벌써 가슴이 불어오는 찬바람보다 더 서늘해짐을 느끼곤 하지요.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2순환을 들어가면서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벅차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 힘들고, 또 발표를 기다리는 기득권자들은 정신없이 놀다가도 한없이 불안해져 방구석에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수험생이란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힘든 시기인 거 같습니다.

오늘은 두가지를 이야기할까 합니다. 첫째는 10월 20일에 사법연수원 신우회에서 작가 김성일씨의 특강. 처음에 소개를 받고 앞으로 나오실 때 40년생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정정하신 모습에 한번 놀랐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박학함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워지더군요. 사실 법학을 빼고는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까요.

김성일씨는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직업이 하나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대통령’이라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첫째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두 번째 이유는 사형집행에 있어 대통령이 최종결재권자인데 자기는 죽어도 결정을 못할 거 같다고...

그런데 연수원에 있는 우리는 이제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경험을 많이 할 수 없을 것이므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특강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0여년 가까이 책만 보아온 내가 정말 책에서만 보고 알아온 추상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할 수 있을 것인가...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일 작가의 말처럼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연습을 지금부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사법연수원의 수학여행 이야기입니다. 연수원에서 1학기에 가장 큰 행사를 꼽으라면 단연 체육대회이고 2학기에는 수학여행이 가장 큰 행사입니다.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연수생 전체가 한날 한시에 동시에 움직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워낙 그 수가 많아서 반별로 수학여행을 갑니다. 올해는 두개반이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나머지 반들은 모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고 하더군요.

사실 2학기가 되면서 1학기때와는 달리 사람들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분위가 많이 살벌(?)해졌는데, 수학여행을 계기로 한번 맘놓고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지요. 또 수학여행을 다녀오면 기말고사가 한달여 정도가 남기 때문에 그때부터 거의 시험체제로 돌입이 되어서 분위기가 엄청 싸늘해진다고들 하더군요.

2박 3일동안 그동안 소원했던 조, 반 사람들과 다시 맘 편히 웃고 즐기고 교수님들과도 소탈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고 좋은 구경 많이 하며 유익한 시간들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한달 뒤에 있을 시험을 준비하며 공부해야할 생각들을 하면 눈앞이 캄캄해지지만(2학기 시험은 점심시간도 따로 없이 하루에 6시간에서 8시간동안 치러지며 약 10일정도 치러진답니다.) 수험생때보다는 맘 편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많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수험기간동안 많이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이 글을 읽을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 또한 연수원에서 공부하는 게 많이 힘들다고 배부른 투정(?)을 부리실 날들이 꼭 오리라고 확신합니다. 추운 겨울이 있기 때문에 따뜻한 봄날이 더 따뜻하게 여겨지는 것이겠지요...

/정현숙전문기자·제44회사시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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