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통일이 대박인 걸 누가 모르나, 행동으로 나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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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통일이 대박인 걸 누가 모르나, 행동으로 나서야지
  • 오시영
  • 승인 2014.01.17 12:1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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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통일은 대박”이라고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신창민 교수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책을 2012년에 발간하였는데, 그 책을 읽고 차용한 것인지 아니면 읽지 않고 스스로 순간적으로 쏟아놓은 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도 통일은 분명히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대박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물론 준비 없이 이루어지면 쪽박을 상당기간 차게 되겠지만. 그런데 신창민 교수와 박근혜 대통령이 공통으로 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은 같은 문장이지만 막상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뉘앙스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신창민 교수는 위 저서에서 새누리당이 추구하고 있는 적대적 이념적 통일정책으로는 통일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통일의 길이 멀기 때문에 점진적인 평화통일을 위한 방안 마련에 최선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마스트 플랜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통일이 대박인 것은 장기적으로 남북 양쪽의 힘이 모여 엄청난 민족적,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맞다. 통일은 분명히 우리 민족에게 대박이다. 대박이라는 말은 주로 이익이 크게 발생하는 영역, 즉 장사꾼의 세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이다. 모 티브이에서 대박 나는 음식점주들로 하여금 쪽박 차는 음식점주들을 교육시켜 그들을 대박나게 만드는 코너를 통해 대박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 본 바로는 그 쪽박가게가 대박가게로 바뀌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 근본적 문제이기는 하였다. 이처럼 우리 민족에게 대박나는 장사(?)라면 남북 간의 통일을 조속히 이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대박이 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행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바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이 대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였음에 비추어, 박 대통령은 통일에 매진할 의무와 책임감이 동시에 절박해졌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같은 회견장에서 다짜고짜 “이번 설에 남북이산가족상봉”을 하자는 제안을 북한에 일방적으로 제시하였다. 설을 불과 25일 남겨 놓은 상태에서 대화 창구가 꽁꽁 얼어붙어 있는 북한 당국을 향해 “설날 이산가족상봉”을 긴급 제안하는 것이 필자에게는 아주 황당하였다. 이산가족상봉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생사확인 등 기술적으로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데, 마치 서울 사는 딸이 부산 친정 나들이라도 가듯 다짜고짜 북한에 대하여 이번 설날에 이산가족상봉을 실시하자고 한 제안이 얼마나 즉흥적이고 무모한 주장인지는 그냥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다 보이는, 속보이는 일이다. 제발 좀 이러지 말자. 상대방이 있는 일에 제발 좀 진지해지자.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닌가?

지난 1일 북한은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 동족끼리 비방하고, 반목ㆍ질시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3일 유길재 통일부장관은 “북한 신년사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북한 신년사를 평가절하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사흘 후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하여 설날이산가족상봉실시를 제안하면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힘주어 강조하였다. 불과 사흘 후의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미리 내부협의가 이루어졌다면 지난 3일 위와 같은 평가절하의 공식입장표명을 자제하는 것이 옳았다. 그렇지 않은 걸로 보아 통일부와 청와대 사이에 사전조율이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으로서는 사흘 전의 통일부장관과 사흘 후의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입장이 상호 뒤틀린 것에 대해 어리둥절해 하는 것은 자명하다. 더 나아가 유길재 통일부장관은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미국과 북한 정세를 논의하는 고위급 협의를 확대할 것”임과 “새로운 북한 상황에 비춰 이 같은 논의가 시급하다는 의견 일치가 있었으며 한미 양자는 물론 중국 등 다른 나라도 관여시켜 3자 또는 5자도 될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북한의 컨틴젼시플랜(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 줌으로써 또 다시 북한을 자극하였다. 그러니 북한은 이에 대응하여 지난 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우리측의 이산가족상봉제안을 거절하면서 “남측이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과 상반되게 새해 벽두부터 언론들과 전문가들, 당국자들까지 나서서 무엄한 언동을 하였다.”고 불쾌감을 표시하였다. 이처럼 상호 간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말교환, 남북 간에 참 잘하는 짓이다. 필자의 마음속으로 “그래 양쪽이 모두 그렇게 백년을 해봐라. 뭐가 되나”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남북의 통일은 가능할까? 우선 대내적 요인과 대외적 요인으로 나누어 보자. 우선 대내적 요인으로 남북통일을 원하는 쪽은 보수진영일까, 진보진영일까? 남북통일과 관련하여 우리 쪽 내부의 최대 화두는 “종북놀이 또는 종북주의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보수 진영은 안보논리를 기본으로 하여 북측에 유리한 주장을 하는 듯한 집단을 종북주의자로 매도하고 있다. 마치 1950년대의 미국 매카시즘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죽 하면 최근 논란거리가 될 수조차 없는 사소한 사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거리로 부상한 “소위 낭만식당 대 미디어워치 대표 변희재로 상징되는 보수대연합의 음식점 외상값사건”에서조차 “종북식당주인”이라는 황당한 종북몰이가 자행되고 있겠는가? “종북 주장을 통해 최대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집단”이 바로 보수 진영이고, 그 보수의 정강정책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 정권은 모든 실정에 대한 야당과 시민들의 반발을 “종북주의자”라는 한 단어로 봉쇄하려 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될 경우 사라질 첫 번째 단어가 “종북주의 또는 종북주의자”가 될 것이다. 여태의 정당 행태를 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종북이라는 단어를 통해 야당을 집중공격해 온 새누리당, 여당의 입장으로서는 마치 김 빠진 맥주처럼 공격의 대상이 사라져버리게 된다.

대한민국헌법이 추구하고 있는 남북통일의 대천명은 이처럼 정치현장에서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논리적 비약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민족에게 통일이 대박이 되는 순간 새누리당에게는 통일이 쪽박이 되는 무서운 재앙(?)이 될 수도 있는 형국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그래서 국민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이나 보수 진영은 입으로는 통일을 주장하면서도 내심으로는 통일을 바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얼마 전 국방부의 요청에 의해 노래방기계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국민애창곡이 금지곡으로 지정된 사례는 이러한 우려를 경험케 하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책무 중 하나로 남북통일임무를 부과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통일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경제적, 인적, 물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이라도 충실히 해주기를 바란다.

대외적 요인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상호 역학관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다들 말로는 남북평화체제의 유지를 통한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것처럼 호도하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결코 남북통일을 바라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또 다른 이면이 있다. 미국의 대외군사정책의 한 축, 태평양을 방어축으로 한 대 중국 또는 러시아 방위에 있어서 한국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의 전쟁도발에 대한 억지력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주둔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남북이 통일되어 버리면 직접적 적대국은 북한에서 중국 또는 러시아로 확대되게 되고, 이럴 경우 주한미군의 남한주둔명분이 사라져버리게 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 간의 적당한 긴장관계의 유지는 미국 최대산업 중의 하나인 방위산업의 무기수출의 한 근거로 이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미 간에 10조 원 규모의 공군비행기 구입을 둘러싸고 아직 생산되지도 않은 F35 도입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이유이다. 미국 무기를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수입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남북 간에 통일되어 버리면 전쟁위험감소로 인한 군비축소는 필연적 사항이 되고 미국의 방위산업에도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역시 남북 간의 긴장관계를 적당히 이용하여 자위대의 사실상 군사화를 도모하고 있고, 더 나아가 무기수출이나 적극적 방위개념의 도입으로 선제적 타격을 가할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특히 일본의 입장에서는 남북통일로 인한 한민족의 강대국화를 최고로 두려워하고 있는 것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변하지 않는 독재체제의 견고화이다. 이를 무너뜨리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대박이 될 것이지만, 이러한 대박을 우리에게 안기고 싶어 하지 않은 대내외적 요인들로 인해 그 앞길은 요원하다. 필자는 대기업들이 유보하고 있는 500조원의 유동성(현금화자산) 중 한 10% 정도를 북한에 투자하는 남북경제협력조약을 체결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50조 원이면 500억 달러나 되는 어마어마한 종잣돈이다. 대기업들로서도 그 돈을 북한에 투자하여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숨통을 트고, 북한은 그 돈으로 사회간접자본 및 각종 산업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 북한 주민의 경제적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게 되어 숨통이 트일 것이다. 먹고 살게 되면 구태여 전쟁준비에 광분할 필요가 없게 된다. 남한의 집중적 투자지원을 통해 북한사회가 변하게 되고, 전쟁포기, 핵포기 등은 저절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순진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 길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위와 같은 경제협력체제의 출발과 함께 북미, 북일 간의 국교정상화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 정부에 의한 북한체제의 전복이다. 위와 같이 국교정상화를 통해 자기들 체제의 유지가 보장된다면 얼마든지 정치적, 국제적 해결책도 모색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제협력체제 및 외교정상화정책은 동시다발적으로 단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 간에 특사들이 만나든, 남북통일정책협의체를 만들든 해서라도 남북 간의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집단지성을 이끌어내야 할 때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유일한 열쇠는 아주 단순해지면 아주 쉽게 풀린다. 남북 간의 문제는 가장 단순한 문제, 남북 간에 신뢰가 회복되면 된다. “우리가 당신네들을 믿을 테니, 당신들도 우리를 믿어라” 하고 말문을 트면 아주 쉽게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계속 상대방의 진정성을 물고 늘어질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해지면 되는 것이다. 진정성은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성을 가지면 되는 문제이다.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통 크게 “대한민국이 북조선인민공화국에 경제협력을 50조 원 하겠다, 북미, 북일 간의 국교정상화에 적극 협력하겠다, 우리가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할 테니 우리를 믿고 당신들도 진정성 있게 나서라”라는 제안을 할 수만 있다면 대한민국의 통일은 분명히 앞당겨질 것이고 대박이 될 것이다. 당장 이와 같은 꿈같은 일이 현실화된다면, 군사비에 지출되는 국가예산은 매년 적어도 10조 원 이상은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북한 투자에 따른 남한 전문인력의 북한파견으로 고용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고여 있는 유동성의 활로를 뚫어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남북긴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을까?

통일은 대박이다. 문제는 이의 실현을 위해 구체적 행동으로 나서는 것이다. 통일이 대박인지 누가 모르나, 다 알지. 북한에 남한 자본으로 초코파이공장을 짓고, 북한주민들이 그 초코파이의 단맛에 빠져 남북통일을 앞당기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초코파이, 괜히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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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2014-02-13 07:32:54
대박은 투전판에서 한건 하는것인데 비유가 좀 천박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 그러니 종박이나찿고
줄서니 쪽박차서 피박으로 대박 맞을런지 궁금해지내요!

콧웃음 2014-01-23 11:30:11
노무현,김대중대통령때 햇볕정책이 진정성을 가지지 않았나봅니다. 아직도 통일이 되지 않은것 보면...대박날수있도록 온국민이 노력해야겠죠. 서로 비난하지말고.. 콩가루집안이 사업해서 내박나는거 보셨습니까?

도봉산 2014-02-13 07:32:54
대박은 투전판에서 한건 하는것인데 비유가 좀 천박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 그러니 종박이나찿고
줄서니 쪽박차서 피박으로 대박 맞을런지 궁금해지내요!

콧웃음 2014-01-23 11:30:11
노무현,김대중대통령때 햇볕정책이 진정성을 가지지 않았나봅니다. 아직도 통일이 되지 않은것 보면...대박날수있도록 온국민이 노력해야겠죠. 서로 비난하지말고.. 콩가루집안이 사업해서 내박나는거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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