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면접은 공명정대, 불편부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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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면접은 공명정대, 불편부당해야 한다
  • 법률저널
  • 승인 2013.11.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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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바야흐로 면접의 계절이다. 농사꾼들이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추수에 있다면 수험생들 역시 마무리 수확의 계절이다. 7·9급 공무원시험은 필기시험을 끝내고, 5급공채, 사법시험은 1차, 2차 필기시험을 거쳐 마지막 관문이 3차 면접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해를 거듭할수록 공무원들의 비리, 법조인들의 비위 등이 심화·빈번해 지면서 수년전부터 잠재력과 인성을 깊이 파고들어 될성부른 떡잎인지 여부를 면밀히 검정해 올곧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취지에서 면접이 대폭 강화됐고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감마저 나오고 있다.


농사꾼들이 상품화를 위해, 또는 한 해의 양식을 위해, 쭉정이와 알곡을 골라 창고에 수북이 쌓곤 한다. 그러고 나면 비가 오고 눈이 오더라도 심적 풍족함이란 억만장자 부럽지 않을 것이다. 적재적소에서 국가적 소임에 충실히 임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대국민 법률서비스에 사명감으로 일할 유능한 인재를 뽑아야 할 국가기관 역시 농사꾼의 심정과 다를 바 없을 터.


농사에서는 될성부른 떡잎은 날 때부터 알아봐 지지만 시험을 통한 인재선발에서는 될성부른 떡잎은 결국 면접에서 알아봐 지는 셈이다. 2차시험 합격만으로도 업무능력은 모두가 검정된 만큼 내면의 떡잎(역량과 인성)은 면접을 통해서 보겠다는 것이며 필기시험과 무관한, 완전히 신상과 필기성적을 배제한 블라인드로 치러지면서 완전 별개의 시험으로 굳혀진지도 이미 수년이 지났다.


기자의 뇌리에, 공무원 공채시험, 사법시험에서의 면접은 ‘공명정대(公明正大)’ ‘불편부당(不偏不黨)’이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실제 면접장을 취재하면서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전 과정이 철두철미하다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탈락자들은 “운이 없었다”라는 아쉬움에서 그치고 만다. 누구나 면접과정에 대해 불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가끔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불만도 있는 법. 수년전 한 시험에서는 일부 수험생들이 “그 면접관을 수험생들이 면접해야 한다”며 불만들이 쏟아졌고 결국 적지 않은 탈락자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 이 역시 지난 십수년 동안 정말 간헐적으로, 매우 극히 일부 사례에 해당할 뿐이었던 것 같다.


최근 수험가를 취재하던 중 일부 로스쿨들의 입학생들의 특정 대학 쏠림과 관련해 로스쿨, 사법시험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 논란이 뜨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법시험을 수년간 준비해 오는 김모씨는 지난해 서울 소재 모 로스쿨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그는 올해 사법시험 2차에 합격하고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로스쿨 선발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고 저로서는 그 투명성도 인정할 수 없다”며 억울해 했다. 로스쿨 입학전형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지표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역시 지난해 한 로스쿨에 도전했지만 탈락한 행정고시 준비생 이모씨 역시 비슷한 말을 전했다. 그는 다행히 올해 2차시험에 합격해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한결같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지, 명확한 기준제시가 필요하다”는 불만이었다.


다행인 것은 로스쿨 입학전형 후 이같은 불만들이 조금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마다 수년간 시행착오 등을 거쳐 보다 온전한 방법과 요령이 생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공명정대, 불편부당의 고삐를 늦춰서도, 특히 수험생들이 더욱 똑똑해 지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 안 된다. 아울러 5급공채 등 공직면접, 사법시험 면접 등에 임하는 책임기관과 참여면접관들도 다시는 “면접관을 면접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짙어가는 단풍처럼, 가슴깊이 되새겨 주길 당부한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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