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명관의 Law Biz-경쟁력 있는 변호사가 되기 위한 제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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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명관의 Law Biz-경쟁력 있는 변호사가 되기 위한 제언(5)
  • 법률저널
  • 승인 2012.11.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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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을 하라, 역사 속의 서희 장군처럼! -

 

서기 938년 요나라로 이름을 바꾼 거란은 중원을 장악할 야망을 가지고 송나라를 압박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 후미가 되는 고려를 위협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는 송과 거란의 대치 상태에서 송과 국교를 맺고 고구려의 옛 땅을 차지한 거란의 친선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종의 국제 정치를 대하는 경직성이 빚어낸 결과였다.     


 마침내 993년(성종 12년) 거란은 고려를 침입해왔다. 그 수장은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소손녕이었다. 그는 거만스럽게도 조정에 공문을 날렸다. “80만의 군사가 도착했으니 고려의 국왕과 신하들은 빨리 강변까지 나와서 우리 군영 앞에서 항복하라! 만일 항복하지 않으면 섬멸할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일단 80만 이라는 숫자는 고려군 전체 병력을 압도하고도 남을 숫자였다. 이미 거란의 대군은 압록강을 넘어 고려군의 방어 거점인 봉산군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들은 북방의 초원에서 바람처럼 나타나 중국 대륙을 침략했던 실력자 중에 실력자였다. 싸움은 불을 보듯 뻔했다. 고려 내부는 들끓었다.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항복을 청하든지, 서경 이북의 땅을 바치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었다.
 

이 때 중국 사령관으로 전선에 참여했던 서희가 제동을 걸었다. 그의 지론은 적의 협박은 한낮 허풍으로 오랑캐에게 항복하는 것은 하늘의 뜻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홀로 협상장으로 향했다. 거란족의 태도는 생각한대로 오만방자에 위협적이었다. 협상이랄 것도 없었다. 소손녕이 말했다.
 

“먼저 대국의 귀인에게 절을 올리고 예를 갖춰라!” 협상에서의 기선제압은 승패를 의미한다. 서희가 말했다. “무슨 말인가, 신하가 임금을 대할 때 뜰에서 절하는 것은 예법에 있는 일이나 양국의 대신이 대면하는 좌석에서는 절하는 이가 없다.” 그의 용기는 하늘을 찔렀다.
 

이 말을 남기고 그는 숙소로 돌아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협상이란 상대방의 생각을 나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과정이라 보면 그의 단호한 거절은 빛이 나고도 남음이 있다. 소손녕이 물었다. “너희 나라는 신라의 땅에서 일어났고 고구려의 옛 땅은 우리 거란의 것이다.” 그러자 서희가 답했다. 협상에서 상대방의 논리를 연장선상에서 반박하는 것은 설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렇지 않소. 우리 고려는 바로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요. 그래서 나라 이름을 고려라 부르고 서경을 국도로 정한 것이요. 땅의 경계를 가지고 말하자면 오히려 귀국의 동경이 우리 영토 안에 들어와야 하거늘 어떻게 우리가 침범했다는 말을 하시오?” 명분이었다. 명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실리를 얻을 수 있음을 알게 하는 대회이다.

명분싸움에서 밀린 소손녕이 또 다른 이유를 내세운다. “고려는 거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바다 건너 송나라와만 교류하는가?” 거란의 속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들의 목적은 송나라와 전면전을 일으켰을 시 고려의 군사적, 외교적 원조를 막을 속셈이었다. 서희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고려와 거란 왕국의 국교가 통하지 못하는 것은 여진이 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요. 압록강의 안팎은 우리 영토인데 지금 여진이 그 곳을 강점하여 길을 막고 있어 바다를 건너는 것 보다 더 어렵게 된 것이오.”
 

여진이 누구인가? 고구려와 발해의 옛 땅을 차지하고 고려의 북진정책에 걸림돌이 된 전재였다. 실제로 여진족의 척결은 고려 전부의 최대 국가적 현안이었다. 더불어 서희는 거란에게도 명분 싸움에서 이길 여지를 남겨주기 위해 지략을 보인 것이다. 협상은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라는 것을 그는 극명하게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소손녕과의 협상은 서희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소손녕은 고려 사신을 위해 7일간의 성대한 연회를 베풀고 게다가 선물까지 예물로 주었다.
 

결론짓자면 서희의 협상 목표는 전쟁방지와 영토유실이었다. 이 목표를 위해 협상하던 중 그는 실제 침략의도를 파악하고 상대방의 논리를 역이용하거나 제시하는 전술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우리는 종종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흑백논리를 주장하거나 혹은 타협을 죄악시하는 오류를 범해왔다. 이런 측면에서 서희의 협상에피소드와 원칙은 두고두고 현장에서 금과옥조로 빛을 발하게 하는 구심점이 될 것 같다. 가라사대 협상에 능한 법조인이 되라!!

맹명관 (마케팅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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