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로스쿨, 지난해 221과목 폐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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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로스쿨, 지난해 221과목 폐강
  • 법률저널
  • 승인 2012.02.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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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 높을수록 폐강 늘어…다양성 상실 우려
학사 엄정화 탓? vs 구조적 문제 탓?

#. 수도권의 A 로스쿨은 2008년 로스쿨 인가신청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또 학문적 다양성과 전문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로스쿨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도록 다양한 교과목 개설을 기획했다.


또 정원을 1백명 이상을 감안해 전체 교과목을 약 150과목(약 300학점), 전공 선택과목은 법정요건인 230학점을 초과하는 약 130과목(약 270학점)을 개설하는 것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A로스쿨은 50명의 정원만 인가받았다.


지난해 초 3학기 24~27과목(약 26~30강좌), 5학기 40과목(40강좌)을 개설했다. 6학기에는 전공필수 1과목, 전공선택 35과목을 개설했다. 하지만 최종 수강신청을 거치면서 약 15~18과목을 폐강해야만 했다.


비슷한 규모의 B 로스쿨 역시 상황이 유사했고 결과 또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6학기 전공필수 2과목, 전공선택을 약 40과목을 개설지만 11~15과목을 폐강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 25개 로스쿨이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야심차게 마련한 교과목들이 줄줄이 폐강되고 있어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주광덕 의원이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로스쿨 폐강 교과목 현황’에 따르면 2011학년도 한 해 동안 1, 2, 3학년 전 학년에서 400과목이 폐강된 것으로 나타났다.


1학기에는 총 25개 로스쿨 중 강원대와 건국대를 제외한 23개 대학에서 179과목이 폐강되었고 2학기는 강원대, 충남대를 제외한 23개 대학에서 총 221과목이 폐강됐다.


학년별로는 1학년이 7개 대학에서 총 15과목, 2학년이 23개 대학에서 총 164과목, 3학년이 23개 대학 총 221과목에서 폐강이 이뤄졌다.


전공필수과목이 많은 1학년에 비해 전공선택이 많은 고학년일수록 폐강비율이 많았고 특히 3학년의 폐강비율은 전체의 약 55.3%를 차지했다.


1학기 5개 대학 7과목, 2학기 4개 대학 8과목, 3학기 19개 대학 62과목, 4학기19개 대학 102과목, 5학기 20개 대학 110과목, 6학기에는 21개 대학 111과목이 폐강됐다. 학년이 높을수록 폐강수가 두드러지게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고학년일수록 변호사시험 준비로 다양한 선택과목의 기회를 포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학사관리가 강화되기 이전과 이후의 폐강률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1학년의 경우, 학사관리 강화이전인 2010년엔 7개 대학 16과목이 폐강됐고 강화이후인 2011년엔 7개 대학 15과목이 폐강됐다.


전공필수과목이 집중적으로 편성된 1학년의 경우 학사관리 강화와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2학년의 경우, 학사관리 강화 이전과 이후의 폐강수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2010년 23개 대학 96과목이 폐강됐지만 학사관리 강화 이후의 2011년에는 23개 대학에서 163과목이 폐강됐다.


로스쿨별 폐강수를 보면 서울시립대가 58과목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국외대 32과목, 연세대 31과목, 영남대 29과목, 부산대 24과목, 경희대 23과목, 고려대 21과목, 전북대, 한양대 각 20과목 순이었다.


이어 원광대 18과목, 인하대 15과목, 서강대 14과목, 이화여대, 중앙대 각 13과목, 경북대, 충남대 각 11과목, 충북대 10과목이었다.


또 건국대, 제주대 각 9과목, 동아대 7과목, 아주대 5과목, 성균관대 3과목, 서울대, 전남대 각 2과목이 폐강됐다. 강원대 로스쿨은 한 과목의 폐강도 없었다.


한편 이같은 폐강의 원인에 대해 높은 학점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의 ‘꼼수’ 영향, 인가과정 등에서 지나친 욕심이 불러온 자충수 등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마이너 로스쿨 관계자는 “한 학년 학생 정원 대비 과목수가 비슷할 정도로 다양한 커리큘럼을 개설했지만 결국은 빗좋은 개살구인 셈”이라며 “인가신청 과정에서 지나친 욕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학사관리의 엄격화로 학생들간의 눈치작전이 치열한 결과로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부터 학사관리가 엄정해지면서 수강신청과정에서 다수가 수강하는, 또 학점이 후할 수 있는 경우를 따지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다양화, 특성화 등과 같은 로스쿨 본연의 취지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방의 모 메이저 로스쿨 관계자는 “학교의 규모와 정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실효적인 커리큘럼 설정과 이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 여부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거시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4~5명이 수강신청을 했지만 이중에 실력파가 있다는 정보를 접하는 순간 타 과목으로 이동하는 경우들이 부지기수”라며 “구조적, 거시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학사관리강화에 대한 재검토와 학생들의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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